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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서울시 국장승진 인사들 면면을 보니…

임혜현 기자 기자  2010.12.24 18: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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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서울특별시가 내년 1월1일 정기인사시 과장급(4급) 총 9명을 국장급(3급)으로 승진 조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승진이 내정된 인사들 중 상당수는 능력이 출중하다는 평을 듣는 이들이며, 국제적으로도 서울의 수준 높은 시정(市政) 역량을 인정받은 공복들도 있다.

일례로, 김용복 여성정책담당관은 ‘여성이 행복한 도시 프로젝트(女幸 프로젝트)’를 추진해 2010년 여행프로젝트가 UN에서 수여하는 세계 최고 권위의 공공행정상 대상을 수상하는 성과를 거뒀다. 황치영 복지정책과장은 희망플러스통장 사업을 추진했으며 유엔 공공행정상을 수상, 서울시 공무원의 실력을 국제적으로도 알렸다.

다만, 상당히 주옥같은 인사안이 될 뻔 했지만, 결국 옥의 티로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는 점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이제원 도시계획과장이 말 많은 ‘한강 르네상스 기본계획’ 등 서울시 핵심사업의 마스터플랜을 마련하는 데 기여한 인사라는 점은 문제라고 본다. ‘공무원도 조직 구성원이니, 정치인 출신 오세훈 시장으로부터 떨어진 일을 그저 열심히 했을 뿐’이다 싶기도 하지만, 결국 오 시장의 ‘돌격부대’에 인사를 통한 보답이 주어진 것이 아니냐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정유승 도시개발과장의 영전 건도 문제가 있는 것 같다. 정 과장은 균형발전본부 도심재정비1담당관 재직 시절인 2009년 1월 용산사고 발생을 주무부처 관계자로서 겪었다. 물론 주야간 휴일에 관계없이 사태 해결을 위해 노력했다는 평이 없지 않은 점은 알지만, 결론적으로 서울시와 유가족 간 협상이 해를 넘길 뻔한 장기전으로 갔던 상황을 회상해 보면, 잘 했다고 결론짓기는 어렵다고 본다.

이건기 건축기획과장은 주거일변도로 사유화된 한강수변지역의 공간구조 재편으로 한강의 공공성을 강화해 도시경쟁력 제고 및 경제성장틀 마련에 기여한 성과를 인정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한강변 아파트 재개발 관련 문제들에 대한 불만이 많이 들려온다. ‘한강수가 혈수(血水) 돼도 내 집 사수’ 같은 살벌한 표어를 내건 아파트 현수막을 본 독자들도 꽤 있을 것이다.

이런 원망에 가장 마음 아프게 느껴야 하는 공복 중 하나가 이 과장 아닌지 생각해봤다. 가장 큰 문제는 ‘오세훈 스타일 한강’과 관련한 각종 정책 돌격부대에 대한 보은 인사라는 부분일 것이다.

결론적으로 오 시장이 여러 가시적 성과를 의도하는 정책들을 펴는 데 ‘공로를 쌓은 건축’ 관련 전문 행정가들이 큰 덕을 본 인사가 아닌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