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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죽했으면 연구원 출신을 CEO에…

제약기업 미래는 ‘신약 경쟁력’, R&D투자로 돌파구 공감대

조민경 기자 기자  2010.12.24 16:5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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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지난 2000년 의약분업 시행으로 약에 대한 선택권이 의사의 손에 쥐어지면서 일반의약품(OTC) 시장이 위축된 반면 처방약(ETC, 전문의약품) 시장이 커졌다. 이에 따라 이전 일반의약품에 치중하던 제약사들이 전문의약품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 11월28일부터 쌍벌제 시행은 제약사 영업환경을 악화시킴에 따라 제약사의 신약 개발, 즉 R&D 강화를 촉발시킨 계기가 됐다. 이에 제약업체들은 개량신약 등 신약 개발을 위해 R&D투자를 확대하고 연구원 출신 CEO를 선임하는 등 제약업계에 새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동아제약은 지난 2005년 연구원 출신인 김원배 대표이사 사장이 취임해 연구개발 분야를 이끌어왔다. 지난 11월에는 동아제약 강신호 회장 4남인 강정석 대표이사 부사장이 운영총괄에서 운영총괄 및 연구개발 총괄로 역할이 확대됐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현재 쌍벌제 등 전체적인 환경이 좋지 않다”며 “향후 제약사들이 신약개발을 돌파구로 보고 개발과 해외 수출에 중점을 두고 R&D에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동아제약도 향후 신약 개발에 대한 투자를 더 강화해 나갈 것이다”고 덧붙였다. 앞서 동아제약은 ‘박카스’뿐 아니라 R&D(연구개발)에 투자해온 결과 국산 신약 ‘자이데나’와 천연물 신약 ‘스티렌’으로 국내 1위 제약업체로 자리 잡아왔다.

   

동아제약 강정석 대표이사 부사장, 한미약품 이관순 대표이사 사장, 한독약품 김철준 대표이사 사장(좌측부터).

한미약품은 약사 출신이 세운 제약사라는 이력을 가진 회사다. ‘제네릭(복제약)과 개량신약’ 집중 전략으로 성장해 왔으나 쌍벌제라는 벽에 부딪히게 됐다. 실적 부진이 이어지자 임선민 총괄사장은 이에 책임지고 사퇴했다.

이후 지난 11월30일 한미약품은 연구원 출신 이관순 대표이사 사장을 선임했다. 이관순 신임 사장은 한미약품 연구원으로 입사, 연구소장직을 거쳐 지난 1월 R&D본부 사장으로 승진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선임을 두고 영업환경 악화 등으로 제네릭 집중 전략만으로 살아남기 힘들어지자 R&D 부분 강화를 위한 적절한 조치라고 언급했다.

한독약품도 지난 11월말 박사출신인 김철준 대표이사 사장을 선임하면서 R&D를 강화하는 제약사 대열에 합류했다. 또한 중앙연구소 장우익 전무를 부사장으로, 메디컬사업본부 김현익 상무를 전무로 선임했다.

◆R&D투자, 실적부진 돌파구 될까?

여러 제약사들이 실적부진 이유로 쌍벌제, 시장형실거래가(저가구매인센티브) 제도를 꼽고 있다. 이에 대해 약속이나 한 듯 R&D 투자 강화, 해외 수출로 글로벌 시장 공략을 해결책으로 내놨다. 제약업계에서도 앞으로 신약, 즉 오리지널약을 많이 가진 제약사가 살아남을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제약사들이 R&D 투자 강화를 주장하는데 비해 구체적인 계획은 세워지지 않고 있다. 거창한 목표는 있으나 계획과 실행 부분에 있어서 부족하다.

동아제약은 신약 R&D 역량이 회사의 존립을 결정짓는다며 우수 의약품과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해나간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동아제약 관계자는 “R&D 부분에 투자는 하고 있으나  구체인 내용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한독약품도 아직까지 R&D 투자 강화에 대한 계획을 발표하고 있지 않다. 한독약품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그 부분에 관련해 답하기 곤란하다”면서 “내년정도에 구체적인 계획이 잡힐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지난 상반기 매출액의 15%를 R&D에 투자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 전략을 펼치고 있다. 한미는 2020년까지 신약 20개 창출, 글로벌 20위권에 진입한다는 비전2020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신임 사장 선임 등 변화를 시도한 만큼 목표달성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가는 대목이다. 

업계 관계자는 “제약업계 전체가 R&D 투자를 강화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투자를 강화하는 것에 반해 구체적인 계획이 나온 곳은 많지 않다”며 “내년 상반기 사업계획 등이 발표되면 전체적인 분위기와 진행상황을 알 수 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