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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신한카드 ‘마재윤 마케팅’ 이해 안돼

전남주 기자 기자  2010.12.24 16:3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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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신한카드는 지난 2008년 2월부터 인기 게임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들의 사진이 담긴 ‘스타매니아 체크카드’를 한정 판매 시작했다.

신한카드에서 판매하고 있는 ‘스타매니아 체크카드’는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인 이윤열, 박정석, 마재윤, 최연성 등 총 4명의 사진을 카드에 담아 낸 상품이다. 이 체크카드는 프로게이머 별로 1만매 한정 판매 중이다.

당시 이 카드는 e-스포츠에 열광하는 10·20대 고객들을 위해 다양한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차원에서 개발됐다. 하지만 이 카드에 모델로 나오는 마재윤은 지난해 스타크래프트 승부조작에 가담한 핵심인물이다. 그는 상대방 선수보다 실력이 월등했음에도 경기에서 일부러 졌고, 그에 대한 대가로 게임당 수백만원을 받았다. 이를 통해 브로커와 배팅자들은 여러 개 불법 베팅사이트에 해당 경기에 대한 베팅을 한 뒤 거액의 배당금을 챙겼다.

마재윤의 전 소속구단은 올해 5월경 승부조작 사건에 연루된 그를 가담 정도와 상관없이 계약 사항 위반으로 간주하고 방출 조치했다. 또한 한국e스포츠협회도 그를 임의탈퇴 공시했다. 한국e스포츠협회 관계자는 “마재윤 선수를 검찰조사에 의뢰한 뒤 승부조작 사실 확인 후 영구제명 처리했다”고 말했다.

지난 10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우진)는 마재윤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120시간을 선고했다.

보통 해당회사의 상품과 관련된 모델의 경우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을 때 광고 중지와 함께 상품판매를 중단하는 것이 기본이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는 스캔들로 인해 그의 이름이 들어간 상품이 사라진 바 있다. 국내의 경우에도 방송인 C씨와 P씨가 각각 개인사생활과 방송에서의 구설수로 인해 광고 중단을 당한 바 있다.

하지만 신한카드는 승부조작사건과 재판부의 징역선고가 있었던 마재윤 선수의 사진이 담긴 카드를 은행창구와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여전히 판매하고 있다. 또한 홈페이지에는 해당 상품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있다.

신한카드 측은 “현재 신한은행 영업점 혹은 신한카드 홈페이지를 통해 스타매니아 체크카드의 발급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회사 차원에서 카드발급을 중지하지 않은 것도 문제지만 협회 차원에서 영구제명을 당한 선수의 초상권이 담긴 사진을 아직도 판매하고 있다는 것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

한 기업 법률전문가는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고 지탄받을 일을 했다면 회사 이미지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기 때문에 회사 측에서는 당연히 계약해지와 함께 배상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내부회의를 거쳐 그의 이름이나 초상권이 들어간 상품은 판매를 중단한다”고 설명했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징역형까지 선고 받은 사람에 대한 상품 판매를 중단하지 않고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는 신한카드의 모습은 좋게 보이지 않는다. 업계 1위를 유지하면서 각종 단체와 협회로부터 대상을 차지한 기업의 위상에 결코 걸맞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마케팅은 업종을 초월해 갈수록 세심해지고 있고, 건전한 사회를 지향하며 발전하고 있다. 신한카드의 이번 ‘마재윤 마케팅’은 전혀 세심하지도, 건전하지도 않은 것 같아 씁쓸하다.

전남주 기자 / 프라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