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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이순신 장군 귀환…“기개 넘치는 모습으로 돌아왔다”

최서준 기자 기자  2010.12.23 16:5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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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보수를 위해 40일 동안 광화문광장을 비웠던 이순신 장군 동상이 23일 기개 넘치는 영웅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서울시는 이날 새벽 이순신 장군 동상 제자리 설치를 진행, 새로운 역사가 시작되는 의미를 갖기 위해 해 뜨는 시간에 맞춰 더욱 늠름해지고 기상 넘치는 이순신 장군 동상 모습을 시민들에게 공개했다.

이와 함께 이순신 장군 쾌유를 고대하던 시민들의 염원을 담은 ‘성공적인 복귀 환영 축하행사’도 개최했다.

경기도 이천시에 소재한 보수공장으로 옮겨진 이순신 장군 동상은 지난 40일 동안 샌딩, 결함부위 재주물, 균열부위 용접, 내부 구조체 보강, 세공, 색상입히기 및 코팅 등의 작업을 진행했다.

지난 달 14일 공장에 도착한 이순신 장군 동상은 15일부터 본격적인 보수작업을 시작, 먼저 고압으로 모래를 쏘는 샌딩작업을 통해 외부의 칠을 벗겨냈다.

동상은 주물 원래의 밝은 황동색을 드러났으며, 균열 및 구멍발생 등 보수가 필요한 부분들을 상세히 확인했다.

68년 제작당시 구리·주석 등 금속 주재료가 부족한 탓에 주물의 합금 비율이 일정치 않아 각 부위별로 색깔과 성분이 다르게 나타났다.

주물합금 비율이 다르다 보니 일반 용접봉으로는 완벽한 보수가 어려워 각 주물성분에 맞춰 용접봉을 별도로 제작하는 등 4가지용접봉을 사용해 최대한 원형 성분에 가깝도록 보수코자 노력했다.

지난 달 17일 현장자문회의를 통해 주물상태가 안 좋고 균열 및 구멍이 큰 결함부위를 확인해 동상 16개소, 좌우측북 5개소, 거북선 1개소 등 총 22개소를 재주물 제작하여 새롭게 접합했다.

내부에는 원래 있던 녹슬고 약한 철심 대신 외부충격에도 흔들리지 않고 굳건히 서 있을 수 있는 스테인레스 재질의 보강재를 설치했다.

보강재는 평균 풍속 30m/s의 태풍에도 견딜 수 있는 강도로 북과 거북선 내부도 마찬가지로 보강했다.

특히 균열이 많고 상태가 심했던 북과 거북선은 주물 두께가 얇고 이물질이 많은 등 주물상태가 동상보다 훨씬 안 좋아 균열부 주변에 덧판을 붙이고 5회 이상 용접을 시행하는 등 어려운 보수과정을 거쳤다.

균열 보수를 마치고 외부 표면을 매끄럽게 다듬는 마무리 세공작업을 완료한 후 지난 16일, 보수 현장에서 보수·보강 작업에 대한 최종점검을 위한 자문회의를 개최했다.

자문회의에선 보수·보강이 기술적·과학적 측면에서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훌륭하게 이루어졌다는 자문위원들의 의견과 함께 마지막으로 동상 색상에 입혀야 하는 색상을 결정하는 의견이 논의됐다.

보수를 한 만큼 밝은 색상으로 바꿔야 한다는 의견과 40여년이 지난 역사의 흔적과 시민들에게 친숙하게 인식돼 온 철거 당시의 색상을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오갔다.

최종적으로 제작당시 작가가 의도한 색상인 짙은 암녹색과 40여년 의 세월이 지남에 따라 자연적으로 변해 시민들에게 각인돼 온 색상으로 입히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결정, 갈색바탕에 짙은 암녹색을 칠해 갈색이 은은하게 배어나오도록 하는 기법을 사용해 전체적으로 얼룩덜룩했던 동상이 화사하게 탈바꿈했다.

청동상의 색상은 제작 초기에는 세종대왕 동상보다 더 밝은 황동색을 띠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청동의 자연 부식에 의해 점점 암녹색으로 변하게 된다.

세종대왕 동상도 마찬가지로 인위적으로 색상 보존 작업을 시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시간이 흐르면 이순신장군 동상처럼 암녹색으로 변하게 된다.

보수를 마친 동상은 지난 달 14일 광화문광장을 떠날 때와 같은 모습으로 발포지와 보호필름으로 싸고 보호틀에 넣은 후 저진동 트레일러에 실려 22일 밤10시 40일간 보수를 위해 머물렀던 경기도 이천시 설성면 공장을 출발했다.

이순신장군 동상은 물론 북 및 거북선 등이 제자리에 정확히 설치될 수 있도록 철거 전에 원위치 측량을 시행한 바 있으며, 기존 측량 성과를 바탕으로 정확하게 본래 위치에 설치됐다.

서울시는 본격적인 재설치 작업과 관련, 23일 새벽1시~오전7시까지 약 6시간 동안 세종문화회관 앞 광화문에서 시청 방향 3차선 도로의 교통을 통제했다.

이는 동상을 10.5m 높이의 기단 상부로 인양하기 위한 200톤 짜리대규모 크레인과 스카이차 등이 동원되기 때문이었다.

23일 12시부터 진행된 행사에서는 이순신 장군의 쾌유를 고대하던 시민들의 염원을 담은 ‘성공적인 복귀 환영 축하행사’를 개최했다.

행사는 최근 연평도사건 등 사회 분위기를 감안, 형식적인 의전 행사를 지양하고 시민들이 자연스럽게 참여해 이순신 장군의 불굴의 호국정신을 기릴 수 있는 열린 행사로 진행됐다.

행사는 행사 시작을 알리는 승전고 타고와 장군 환영시 낭송, 해군 의장대·군악대 공연, 강강술래 공연 순으로 펼쳐졌다.

‘승전고 타고’는 이순신 장군의 23회 해전 승리를 기념하기 위한 것으로 동상 전면에 북 1개를 설치하고 동상보수 관계자 및 일반시민이 함께 23회의 타고를 펼치며, 뒤이어 ‘이순신 장군 쾌유’를 환영하는 일반 시민의 시가 낭송됐다.

또 이순신 장군의 후예인 해군의장대 및 군악대의 연주로 장군 복귀의 기쁨을 시민과 함께 나누는 ‘해군 의장대 군악대 공연’이 펼쳐졌다.

마지막으로, 이순신 장군이 전술에 활용한데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진 ‘강강술래’가 시민 참여형 행사로 진행됐으며 ‘강강술래’를 놀이문화로 만들어가는 대학생 모임인 ‘강강예술래’의 주도로 진행됐다.

한편, 동상 재설치 및 시민축하 행사가 열리는 23일은 12척의 배와 23번의 해전승을 나타내는 12·23과 우연한 일치를 나타내는 날이다.

또 노량해전에서 전사한 날인 12월 24일(음력 11월 19일) 전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