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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개미만 아는’ 가치주 찾기

“이머징시장 한국랭킹 실망…자동차․조선․반도체 등은 경합 높아”

류현중 기자 기자  2010.12.23 16: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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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내년 국내 주식시장은 가치주에 따라 승부가 갈릴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가치주 투자는 1930년대 벤자민 그레이엄이 시작해 초기 주가순자산비율(PBR)을 기준으로 평가됐다. 이후 가치주는 △주가수익비율(PER) △배당수익률 △이익성장률 등 기준이 확대되면서 구분법 또한 배타적인 이분법 분류에서 회색지대(gray zone)까지 이르렀다. 증시 전문가들이 꼽은 2011년 예상 가치주를 살펴봤다.

2011년 한국 주식시장은 주주가치 재평가가 이뤄질 전망이다. 최근 미국 주식시장의 상승현상에 근거해 국내 주식시장 또한 내년께 기업 주주가치의 재평가를 받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의 견해다.

미국 시장이 활기를 되찾건 올해 들어 기업들의 이익 정상화와 정부지분이 빠진 탓이다. 정부가 주주인 시장은 주주가치의 보장을 받기 어렵다.

IBK투자증권 박승영 연구원은 “저금리와 약달러 현상의 장기화라는 매크로 변수의 안정을 우선 꼽을 수 있다”며 “정부가 금융위기 당시 투입한 구제금융 자금을 거둬들이기 시작해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기대가 커진 결과”라고 진단했다.

지난 2002년 하반기 기준, 한국 정부 및 유관기관의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6.56%에서 2009년 1.71%까지 하락했다.

반면 정부의 입김이 닿지 않는 투자 대상은 늘었다. 특히 주주가치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외국인 투자자들 또한 국내 기업들의 배당 여력이 나아짐에 따라 순매수에 나서기 시작했다.

2010년 거래소에서 외국인 투자가들은 주식을 사들인 금액은 무려 14조6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박 연구원은 “순매수 배경은 저가 메리트와 환차익 등으로도 설명되지만 내년깨 더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는 잉여현금으로도 풀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이어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기업들이 좋은 평가를 받고 높은 수익률을 기록할 것이다”며 “기아차, KCC, 한솔제지, 이오닉스가 내년엔 현금 유보가 많아지고 레버리지가 충분히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10년간 기대 부응한, 저평가 기업

미국시장의 경우 1974년 이후의 장기적 성과에서 가치주 인덱스가 성장주 인덱스를 하회하고 있으나 한국시장은 여전히 벤자민의 가치주의 성과가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투자증권 노근환 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10년 간 한국 주식시장은 저주가순자산비율(저PBR)과 저주가수익비율(저PER) 스타일이 가장 우수한 성과를 보인 포트폴리오로 지난 1년 간 각각 42%, 60%의 수익률로 벤치마크를 12.6%포인트와 30.5%포인트 상회했다.

노 연구원은 이 두 가지 포트폴리오를 근거로 2011년 가치주를 다음과 같이 꼽았다.

국내 저PBR 기업으로 △한국전력공사(015760) △롯데칠성음료(00530△동국제강(001230) △우리금융지주(053000) △롯데제과(004990) △하나금융지주(086790) △KCC(002380) △한진중공업(097230) △농심(004370) △CJ제일제당(097950) △롯데쇼핑(023530) △한진해운(117930) 등이다.

저 PER기업으로는 △아시아나항공(020560) △GS홈쇼핑(028150) △대한항공(003490) △효성(004800) △기아차(000270) △KT(030200)가 후보에 올랐다.

노 연구원 “투자자들에게 아직도 성장주에 대한 비이성적 편애가 남아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일지도 모른다”면서 “만일 그렇다면 성장주보다는 가치주에 기회가 더 남아 있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한편, 유로존 리스크로 달러 단기 반등압력이 높은 반면 금리동결 속 달러는 상당기간 약세권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그로 인한 이머징 주식에 대한 지속적인 자금 유입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미래에셋증권 이재훈 연구원은 ‘국내주식전략 투자포럼’을 개최해 다음과 같이 발표한 뒤 “이머징시장 내 한국의 시가총액 랭킹이 중국과 브라질에 뒤쳐진 점은 실망스럽다”면서도 “종목별 경쟁력으로만 보면 자동차, 조선, 철강, 통신, 반도체의 경합이 높다”고 말했다.

따라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네셔널(MSCI) 선진지수로 편입될 시 △현대차 △현대모비스 △LG전자 △하이닉스 △삼성전자 △대한항공 △NHN 등이 선진종목간 경합도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이 밖에도 이머징 주식 버블논란과 관련해 “과거 버블과 대비해 낮은 밸류에이션과 금은비율(SGR) 하락여력 높은 점을 감안해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고 조언했다. 

   
잉여 현금 늘고 외인 지분 높아진 종목 15선. 자료는 IBK투자증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