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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안상수 자연산 발언 논란…말폭탄 벌써 4번째…식물대표로 전락하나

최서준 기자 기자  2010.12.23 15:5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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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보온병 포탄’으로 주춤했던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가 ‘룸살롱 자연산’ 발언으로 정치적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트위터 등에는 현재 ‘안상수 매뉴얼’이 화제다.

내용인 즉, 룸에서 자연산 언니야를 찾다가 전쟁이 나면 군에 입대해 보온병(포탄) 두 개를 들고 적진으로 뛰어들어 적의 식량을 밥통에 채워 넣고 곧장 행방불명된다는 내용이다.

‘병역 기피 의혹’을 비롯해 안 대표의 잇따른 ‘설화(舌禍)’를 뒤죽박죽 섞어 만든 풍자인 셈이다.

온라인 게시판 등에는 ‘오늘의 궁금증’이라면서 “안상수의 주둥이는 자연산일까?”라는 질문이 봇물을 이루며 ‘화제의 질문’으로 급부상했다.

인터넷에서 조롱의 대상이 되고 있는 안 대표의 ‘황당’ 발언에 대해 한나라당 안팎에선 23일 내내 걱정과 한숨, 한탄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감지됐다.

“극히 사적인 자리에서, 성형의 문제점을 떠도는 풍문을 인용해 말한 것”이라는 한나라당의 공식 해명에도 불구하고 내부에선 ‘적절치 못한 발언’이라는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는 것.

전대에서 안 대표를 밀었던 친이계 내부에서도 큰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때문에 내부적으로는 안 대표의 권위가 실추됐다는 걱정과 함께, 외부적으로는 민심을 단단히 자극했다며 이래저래 격앙된 분위기다.

내년 예산안 단독처리 후폭풍에서 채 벗어나지도 못한 상태에 안 대표가 ‘보온병 포탄’에 이어 ‘여성 비하 발언’까지 터뜨리자, “작금의 상태로는 2012년 대선을 치르기 어렵다”는 말도 공공연히 나돌고 있다.

안 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저는 오늘 별로 드릴 말씀이 없다”고 입을 굳게 다물고 침묵행보를 유지했다.

무거운 분위기로 시작된 당 최고위원회의에서는 ‘당초 예상대로’ 안 대표의 발언에 대한 지적의 목소리를 제기되지 않았지만, 수도권을 중심으로 상당수 의원들은 현 지도부의 리더십 붕괴를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상당수 당 소속 의원들이 안 대표의 리더십을 인정하는데 인색하다’면서 안 대표가 식물대표로 전락한 것 아니냐는 조심스런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 같은 분석은 안 대표의 입이 올해만 들어서 벌써 4번째 논란의 대상이 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동 성폭력 범죄가 좌파교육 때문이라고 해 뭇매를 맞았고, 불교계 개입 발언으로 종교갈등을 유발했다.

수첩에 ‘말조심’이라고 기록했지만, 연평도 남북 교전 때는 보온병을 들고 “이게 포탄입니다, 포탄”이라고 말해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조롱의 대상이 됐으며, 이번에 최대 정치적 고비를 맞는 ‘자연산’ 발언을 내뱉었다.

   
 
당장 야권은 안 대표의 즉각 사퇴를 촉구하고 있지만, 그간의 행보를 봤을 때 한나라당이 야권이 이런 한 목소리에 귀를 열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실제 안 대표 측은 “다른 의도는 전혀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오해의 소지를 불러일으킨데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면서 분노한 민심이 빨리 조용해지길 바라는 모습이다.

내부적으로도 사퇴가 현실화될 경우 발생한 당내 혼란 때문에 ‘반대’의 목소리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 지도부가 출범한 지 불과 5개월여밖에 안됐다는 점도 그렇지만, 안 대표 ‘이후’의 누군가가 없다는 여권의 현실도 한 몫하고 있는 셈이다.

안상수 대표 체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여론과 함께 확산될 가능성은 높지만, 그렇다고 안 대표 체제를 당장 대신할 그 무언가가 없다는 것이다.

만약 현 지도부 체제가 이번 ‘안상수발 말폭탄’으로 조기에 무너진다면 당이 당권경쟁의 소용돌이에 빠지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당내 일부 의원들의 또 다른 걱정거리다.

그러나 당 일각에서는 안 대표의 ‘룸살롱’ 발언은 ‘보온병’과 수준이 다르다는 점, 그래서 식물대표로는 내년 재보선을 치를 수 없다고 강조하며 ‘교체론’을 주장하고 있어, 당이 비판 여론에 끝내 무릎을 꿇게 될 경우 당이 다시 한번 후폭풍에 시달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사진=안상수 공식홈페이지 및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