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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감상실 기대상실’ 국내토목 한치앞 안보여

[심층분석] 해외수주 전년대비 36%↑ 700억달러 목표치 연내 달성

김관식 기자 기자  2010.12.23 11: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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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해외건설 사업에 대한 관심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침체된 국내 주택시장 사업에 대한 비중을 줄이는 대신 해외 물량을 늘리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올 한해 주택시장은 신규분양시장 침체를 비롯해 매매 수요 실종, 관망수요 증가 등 극심한 침체 현상을 겪었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건설사들은 국내 주택에서 해외건설 시장으로 발길을 돌리고 해외시장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우리나라 건설사들이 올해 해외 사업을 통해 수주한 금액이 700억달러를 무난히 달성할 전망이다. 사진은 GS건설이 수주한 오만 살랄라 메탄올 플랜트 공사.
올해 국내 건설사들이 해외시장에서 수주한 계약금액은 당초 목표액을 훌쩍 넘긴 700억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올 한 해 유난히 침체기가 짙었던 건설시장에서 역대 최고 성적을 기록한 해외건설시장의 행보를 정리했다.

◆연내 700억달러 달성 눈 앞

현재 국내 건설사들이 해외에서 수주한 건설 계약금액은 약 661억달러를 기록 중이다. 이는 전년동기(약486억달러) 대비 36%증가한 금액으로 올 초 정부가 2012년까지 700억달러를 수주한다는 목표를 연내 달성할 전망이다.

실제 해외건설 수주는 지난 9월 이미 1965년 이후 45년만에 누계 4000억달러를 돌파했다. 특히 지난 1981년 중동 붐 당시 해외건설 수주액은 137억달러에 불과했지만 지난 2006년에는 연내 최고 수주액인 165억달러를 기록한데 이어 5년 연속 사상최고치 기록을 갱신하고 있다.

이 같은 해외건설 시장 상승세로 인해 정부는 오는 2014년 우리나라 해외건설 1000억달러 수주 전략을 발표했다. 국토해양부는 지난 9일 ‘해외건설 5대강국 진입을 위한 과제’를 발표하고 1000억달러 수주을 위해 △물관리 △도시개발 △교통인프라 △그린에너지 등 4대 분야를 집중 육성키로 했다. 특히 해외시장의 경우 국내 건설사가 진출한 곳보다 개척해야 할 곳이 많은 만큼 내년에도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해외건설협회 김태엽 팀장은 “올해 해외시장 수주액 700억달러를 연내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내년에도 각 업체들의 수주 목표를 취합해 내년도 해외수주 목표를 설정할 예정인데 금액은 불확실 하지만 수주 증가 추세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현대건설 해외시장서 우뚝

국내 대부분의 건설사들이 해외시장에 진출했거나 준비가 한창인 가운데 현대건설은 국내 건설업계 최초로 연 110억달러(한화 약 12조8000억원)의 해외공사를 수주했다. 이는 올해 들어 11개월 만에 달성한 기록으로 11월 말 현재 국내 건설업체 전체 해외 수주액 659억달러의 17% 규모다.

해외건설협회에 신고된 올해 해외건설 업체별 계약현황에 따르면 두산중공업, 대림산업, 포스코건설, 삼성물산 등은 전년동기 대비 해외수주 물량이 증가하면서 해외서도 왕성한 활동을 보였다.

12월 현재 두산중공업은 약 64억달러의 수주액을 기록하며 전년동기대비(약12억달러)크게 증가했다. 또 대림산업은 지난해 약 26억달러에서 약 31억달러로 증가했으며, 포스코건설도 지난해 약 9억달러에서 약 21억달러로 늘어났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수주액이 약 3억달러였지만 올해 약 18억달러로 증가했다.

그러나 지난해 해외서 약 69억달러를 수주한 GS건설은 올해 약 48억달러를 수주하면서 주춤했다. 대우건설도 약 27억달러에서 25억달러로 떨어졌다. 한화건설은 올해 약 2억달러를 수주하는 데 그치면서 지난해(약 9억달러)보다 감소했다.

중견 건설사에서는 남광토건이 올해 약 4억달러를 기록하면서 지난해(약 2억달러)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공종에 편중된 사업 해결해야

한편, 우리나라 건설사가 올해 해외시장서 연간 수주액을 역대 최고로 기록했지만 중동지역에 편중된 플랜트 사업 등과 같은 문제점은 앞으로 해결해야할 숙제로 나타났다.

해외건설협회가 조사한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건설사들의 지역별 공사현황은 올해도 마찬가지로 중동시장에서 가장 많은 사업을 수주했다. 올해 중동은 약 466억달러의 계약금액을 기록하면서 전년동기(354억달러)보다 크게 증가했다. 이어 아시아(약 151억달러)가 뒤를 이었으며 중남미(18억달러), 태평양, 북미(13억달러), 아프리카(8억9000만달러), 유럽(3억6000만달러)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플랜트 사업에 편중된 공종별 수주 현황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올해 공종별 사업 현황을 보면 플랜트 사업분야에만 543억달러를 수주했다. 반면 토목분야(57억달러), 건축분야(62억달러), 전기, 통신 등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주액을 기록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올해 해외사업이 중동지역에만 70%정도가 편중됐지만 아시아도 매년 100억달러 이상 수주하고 있다”며 “우리나라 업체들의 플랜트 사업 경쟁력이 최고 수준이다 보니 플랜트 사업이 많은 중동에서 수주가 많이 돼 아시아 지역이나 다른 지역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중동을 비롯해 아시아도 꾸준히 늘고 있으며 아프리카와 중남미지역에 대한 수주 영역도 넓혀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내? 이젠 안 된다…‘해외로’

이처럼 해외시장 분위기는 살아나고 있지만 국내 건설경기는 한치 앞도 내다 볼 수 없을 만큼 시장 상황은 좋지 않다. 물론 연말이 가까워지면서 주택시장 분위기가 살아나고 있지만 지금까지 침체된 시장 상황으로 볼 때 내년은 물론 향후 국내 건설시장 분위기를 쉽게 판단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내년 3월이면 8·29부동산 대책이 끝나지만 현재 주택 거래 활성화를 위한 대책은 다 내놓은 상태”라며 “뚜렷한 회복은 내년 초 시장 분위기를 직접 겪어봐야 알 수 있을 듯하다”고 말했다.

또 한 시장 전문가는 “현재 부동산시장이 꺾인 지는 꽤 된 것은 물론 국내서 토목사업도 할 게 없다”며 “국내 시장이 워낙 좋지 않기 때문에 국내시장은 물론 해외시장까지 개척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가 왔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최근 들어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 해외영업팀을 꾸리는 등 본격적인 해외 사업 준비를 하는 건설사도 나타나고 있다. 동부건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해외영업팀을 설립하고 내부는 물론 외부에서 인력을 충원해 본격적인 해외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현재로선 해외시장 진출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나온 상태는 아니다”며 “일단 조직을 만들었고 (해외)시장 진출이 쉽지 않은 만큼 해외수주 정보나 시장 분위기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