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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경매시장 결산해보니…

[심층분석] 수도권아파트 낙찰률 평균79.2% 지난 6년새 최저

김관식 기자 기자  2010.12.22 15:3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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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2010년 경매시장 흐름은 ‘전강→중약→후강’ 으로 이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부터 시행된 금융권 규제 강화로 인해 급속도로 하락하기 시작한 경매시장은 올초 일반시장에서 나타난 개발 호재 등으로 다시 살아나는 분위기를 보였다. 그러나 상승세는 오래 가지 못했다. 지난 3월부터 은마아파트를 비롯한 재건축 시장 위축, 보금자리주택 공급 등의 여파로 빗어진 관망세는 경매시장을 포함한 부동산 시장 전체를 침체의 늪으로 몰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 1월부터 11월까지 수도권 아파트 낙찰가율은 7개월 동안 70%대를 기록했다.  수도권 아파트 낙찰가율은 80%선이 붕괴되면서 지난 2008년 금융위기와 2004년 단 몇 개월을 제외하곤 찾아볼 수 없는 침체 현상을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 같이 장기간 동안 침체기를 걷던 경매시장은 올 하반기서부터 반등하기 시작했다. 총부채상환비율(DTI)완화를 골자로 하는 8·29부동산 대책이 발표되면서 추락하던 낙찰가는 물론, 경매주요지표가 회복세로 접어들었다.
   
올 초부터 급속도로 침체되기 시작한 경매시장이 다시 회복세로 접어들었다. 지난 8·29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경매 낙찰가율을 비롯, 주요 지표들이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매정보업체 디지털태인 이정민 팀장은 “현재 수도권 경매시장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바닥을 치고 올라가기 때문에 내년에도 긍정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내년 3월 한시적으로 시행했던 금융규제 완화가 다시 부활하면 지금처럼 좋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고질적으로 이어졌던 부동산 시장 침체 속에서 유난히 굴곡이 심했던 2010년 경매시장을 되짚어 봤다.

◆지역별 양극화…낙찰가율 6년만에 최저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2010년 수도권 아파트 낙찰가율은 평균 79.2%를 나타내 지난 6년 사이 낙찰가율 중 가장 저조했다. 아파트에 대한 가격 상승에 부정적인 시각으로 인해 응찰자가 대폭 감소한 것이다. 입찰은 여러 번 유찰된 저렴한 물건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보수적인 낙찰가로 입찰에 임했기 때문이다.

특히 일부 지방은 아파트 매매가가 상승하면서 지역별 양극화 현상도 나타났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시장 대 지방 시장을 비교하면 낙찰률, 낙찰가율, 평균응찰자수 경매시장의 3대 지표 모두 오히려 지방이 더 높게 조사됐다.

부산은 1월부터 10월까지 11개월간 평균 62.2%를 낙찰률을 기록했다. 10건의 물건 중 6건 이상이 낙찰된 것이다. 대전, 광주, 대구 지역도 50% 전후로 집계돼 평균적으로 경매진행물건의 절반가량은 낙찰됐다. 반면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은 30%대에 머물러 저조한 낙찰률을 보였다. 이는 일반 시장에서 거래가 부진했던 것과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낙찰가율도 부산과 대전은 2010년 평균적으로 90%를 상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부산의 경우 올해 월평균 아파트 낙찰가율이 100%를 상회하는 경우가 3개월이나 됐다. 평균응찰자수에서도 지방에는 7대 1이 넘는 치열한 경쟁 끝에 낙찰이 된 반면 서울과 경기도는 5대 1에 불과했다.

지지옥션 강은 팀장은 “올해는 낙찰가가 형편없이 낮았는데, 헐값에 낙찰됐다는 말을 뒤집으면 좋은 값에 매수가 가능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며 “올해 낙찰 받은 사람에게는 향후 수익률이 높았던 해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매로 아파트 마련, 3억2000만원 필요

올해(1월1일~12월14일까지) 수도권아파트 건당 평균 낙찰가액은 3억1907만원으로 지난해 1년간 건당 평균낙찰가액인 3억6608만원 보다 4700만원(-12.84%)가량 감소했다. 경매를 통해 내집마련 하려면 약 3억2000만원가량이 필요한 셈이다.

경매정보업체 디지털태인에 따르면, 수도권아파트 건당 평균 낙찰가액은 2001년 1억356만원에서 2003년 1억4990만원으로 45%가량 급등했다. 하지만 2004년 들어 2003년 발표한 10·29부동산대책 여파로 건당 평균낙찰가액이 전년 대비 14.23% 감소한 1억2857만원까지 하락했다.

이후 부동산시장이 회복하면서 2007년에 2억원 돌파, 지난해 연간단위로는 가장 높은 3억6608만원까지 급등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시행된 제2 금융권 대출규제 강화 영향과 함께 부동산 시장 침체까지 겹치면서 올해는 지난해 보다 12.84% 감소한 3억1907만원을 기록한 것이다.

이 같은 수도권아파트 건당 평균낙찰가액이 감소한 것은 지난 2003년 10·29대책 발표로 인해 부동산 시장이 침체됐던 2004년 이후 6년만이다.

◆2010년 최고 감정가 물건은?

경매정보업체들에 따르면 올 한해 경매 된 물건 가운데 감정가가 가장 높은 물건은 육영재단 소유의 서울 광진구 능동에 위치한 1만3289㎡규모의 어린이회관 부지로 감정평가금액이 1196억100만원에 달한다. 회관과 관람장 부지, 잔디구장으로 이용 중인 이 토지는 육영재단의 각종소송과 운영권의 다툼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채권자 9명이 4억4400만원을 청구하기 위해 지난 1월 경매 진행했다가 3월 기각됐다.

아파트 중 감정가가 가장 큰 물건은 송파구 잠실동 갤러리아팰리스 A동 4301호(면적 243.9㎡)로 감정가가 55억이다. 비싼 감정가에 비해 3번 유찰된 후 감정가의 57.4%인 31억5509만원에 낙찰됐다. 가장 높은 입찰경쟁률을 기록한 아파트는 경기도 부천 중동 무지개마을LG아파트(전용 84.9㎡)로 기록됐다. 이 아파트는 올해(12월 20일까지) 낙찰된 전국아파트 2만1345건의 입찰경쟁률을 조사한 결과 70대 1의 경쟁률로 가장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