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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투자 적고, 주식보다 펀드시장 강세”

[현지인터뷰] 일본삼성증권 민경세 동경지점장

류현중 기자 기자  2010.12.22 08:5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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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셀러리맨들을 지칭하는 소위 ‘화이트칼라(white-collar)’들의 영역인 일본 도쿄 롯폰기 중심에 삼성증권이 자리 잡고 있었다. 국내 1등 기업답게 ‘삼성’이라는 큰 간판을 내세운 ‘티큐브빌딩’ 16층엔 ‘민 상’으로 불리는 삼성증권 민경세 지점장(사진)을 비롯한 다섯명의 직원이 분주했다. 지난 2004년 ‘동경진출 실패’라는 뼈아픈 기억이 있다. 당시 동경사무소의 서류 한 장까지 정리한 장본인이 바로 민 지점장이다. 때문에 이번 재개소에 대한 민 지점장의 마음은 각별하다. 다음은 민 지점장과의 일문일답.

   
삼성증권 동경지점 민경세 지점장
-삼성증권은 법인설립인가. 사무소와 지점의 차이에 대해 알려 달라.
▲지난해까지 사무소였으나 올해 4월부터 지점으로 바뀌었다. 사무소는 영업을 할 수 없는 반면 지점과 법인은 영업이 가능하다. 영업 측면만 보자면 법인과 지점에 차이가 없어 지점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처음부터 법인이나 지점으로 하지 않는 이유는.
▲통상 국내기업들이 처음부터 법인설립을 하지 않는 이유는 현지 현황 파악을 위해서다.

-일본에서 삼성증권 동경지점의 주된 업무는 뭔가.
▲다른 한국 증권사와 마찬가지로 일본 기관투자자에게 한국 대형주을 중계한다. 즉 한국 회사 동향이나 현황을 전달해주면서 매수ㆍ매도를 중계한다.

-일본에서 개인투자자들 상대로 영업하지 않는 이유가 있나.
▲현재 일본 주식시장 상황도 그렇고, 재미교포나 일반인을 상대로 영업하면 시스템 구축 등 손이 많이 간다. 하지만 기관투자자들은 시스템은 물론 해외 주식에 대해 많이 알고 있다. 영업하기 훨씬 수월하다.

-일본에서 한국주식은 매력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네셔널(MSCI)지수 때문이다. 일본의 경우 경제규모 자체가 크지 않아 해외투자를 많이 하는 편이다. 그 중 MSCI 지수를 많이 반영하는데 우리나라는 이 지수 중 이머징시장에만 들어가 있고 선진시장엔 아직 편입되지 못했다.

-재개소 당시 MSCI 편입에 확신을 했는데 편입에 실패했다. 영업에 문제가 될 수 있나.
▲(MSCI에) 들어갈 수 있다는 생각을 했지만 예전보다 일본투자가의 해외투자금액이 늘었다. 물론 한국투자에 대한 투자 금액규모도 커진 상태다. 때문에 MSCI에 꼭 들어가지 않더라도 현재 규모로 따졌을 때 시장을 잡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올해 국내 주식시장은 IT업종이 강세였다. 일본 주식시장도 특별히 인기종목이 있나.
▲일본시장은 한국과 달리 직접적인 투자를 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 일본은 펀드시장이 주식에 비해 강세다. 일본은 오랫동안 저금리와 고령화를 겪고 있어 어느 정도 금리가 확보되는 상품에 많이 투자한다.

-한국 펀드 시장과 다른 점이 있다면.
▲일본은 고령화 현상이 심각하다. 때문에 퇴직자들이 많아 매월 일정금액의 수익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이 인기다. 또 오랫동안 저금리 나라였기 때문에 해외투자로는 채권형펀드나 금리가 높은 나라에 투자하는 상품을 선호한다. 최근 한국도 고령화 문제가 대두되면서 일본의 영향을 받아 분배형 상품에 눈길을 돌리는 추세다.

-지금 일본경제는 어떠한가.
▲버블 붕괴로 경기침체 이후 회복과 축소를 반복해왔지 않나. 하지만 특별히 (경기가) 좋아질만한 조짐은 없다. 몇몇 일본 경제전문가들은 내년 6월쯤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긴 하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딱히 경제를 예상해주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주로 일본 기관투자에 중점을 둔다고 했는데 주요 타깃이 있나.
   

▲일본의 모건 등 대형 운용회사가 우리의 주요 고객이다.

-삼성·대우증권 등 세 개 증권사가 동경에 진출 했다. 경쟁이 심할 것 같다.
▲일본의 경쟁이 치열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한국계 회사가 경쟁사는 아니다. 가끔 세 명이 모이기도 한다. 대우증권 오세정 지점장의 경우 일본에 오래 있었다. 서로 조언하는 사이다.
 

-앞으로 삼성증권 동경지점을 운영 계획이 있다면.
▲삼성증권은 일본진출에 한번 실패한 경험이 있다. 그 때도 내가 직접 문을 닫았다. 예방접종을 맞은 셈이다. 지금처럼 일본 삼성증권과 이웃돕기도 함께 해가며 업무로서는 동북아 네트워크의 거점으로 육성할 것이다.

 

[용어해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세계 주가지수로 전 세계를 대상으로 투자하는 대형 펀드 특히 미국계 펀드 운용에 주요 기준으로 사용되고 있다. 한국은 현재 신흥시장지수에는 편입됐으나 선진시장 편입은 올해도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