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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패밀리레스토랑 이젠 ‘콜벨’이라도 달아야

조민경 기자 기자  2010.12.22 08:5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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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맞아 가족모임, 송년회 등 잦은 모임에 외식업체를 찾는 경우가 많다. 이 시기에 외식업체 매장은 만석인 테이블에 기다리는 손님들까지 발 디딜 틈이 없다. 점원들은 주문받고 음식을 나르며 동분서주하지만 테이블 손님들은 주문하거나 필요한 것이 있을 경우 점원들이 테이블 가까이 올 때까지 목이 빠지게 기다리기 일쑤다.

이 상황은 비단 연말이나 기념일에 그치지 않는다. 티지아이 프라이데이스(T.G.I. Fridays), 아웃백, 피자헛 등 인기 매장의 경우 평일 점심시간이나 저녁시간, 피크 시간이 지난 경우에도 손님이 제대로 대접을 못 받긴 마찬가지다.

음식을 주문하거나 음료 리필, 냅킨이 필요한 경우, 계산서를 받고 싶어도 직원이 테이블 근처에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한두 번 정도는 ‘바쁜가 보다’하고 넘어갈 수 있다. 그러나 요청할 것이 많거나 시간이 촉박한 경우에는 짜증이 치민다.   

대부분 외식업체나 패밀리 레스토랑의 경우 직원 수가 천차만별이다. 

티지아이 프라이데이스의 경우 보통 3~4개 테이블 당 한 명의 직원이 있다. 티지아이 프라이데이스 관계자는 고객들이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져 항의하는 데 대해 “바쁜 시간대 직원이 주방에 잠시 들어가 있어 고객들이 찾을 때 없는 경우가 있다”면서 “이런 경우는 많지 않다”고 말했다.  

티지아이 프라이데이스 매장을 방문한 고객의 말은 조금 달랐다. 한 20대 여성 고객은 “식사하는 동안 직원들을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고, 필요한 것이 있을 때는 직원들이 우리 쪽 테이블을 지나갈 때까지 기다렸다가 요청을 할 수밖에 없었다”며 불편을 털어놓았다. 이 고객은 이어 “이 매장을 종종 찾는 편이지만 고객 서비스가 부족하다는 점을 늘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웃백은 ‘고객이 찾기 전에 먼저 찾아가는 서비스’를 모토로 하고 있다. 즉, 손님들이 필요한 것을 요청하기 전에 먼저 가서 확인하고 응대하겠다는 것. 아웃백은 섹션을 구분해 한 섹션당 2명의 서버를 배치하고 담당 서버가 구역 내 테이블을 맡아 응대한다.

그러나 이 같은 모토가 무색하리만큼 고객들이 직원들이 나타나길 기다렸다 맞이하는 경우가 꽤 있다. 물론 테이블을 전담한 직원이 주방에 들어갈 경우도 있다. 그러나 손님이 이리 둘러보고 저리 둘러봐도 직원이 보이지 않으면 직원들이 나타날 때까지 기다리고 있어야 한다.

피자헛 등 다른 외식업체나 패밀리 레스토랑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피자헛 일부 점포에서는 고객 편의를 도모하기 위해 콜벨(고객이 직원을 부를 수 있도록 테이블에 붙여놓은 벨)을 설치해 응대하고 있다.

티지아이 프라이데이스와 아웃백 관계자는 “콜벨 설치 계획은 없으며 바쁜 시간대에 유기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피자헛 관계자는 “일부 점포에서 콜벨을 설치하고 있으나 전 매장에 설치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이를 보며 업체들이 신메뉴 출시, 각종 프로모션 광고와 홍보로 매장방문 손님들을 불러 모으기에만 급급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많은 고객을 받아놓고 제대로 관리를 하지 못한다면 매장, 브랜드 이미지에 먹칠을 하는 게 아닐까. 실제 외식업체는 방문고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많이 알려진다. 알게 모르게 매장 홍
   
보 역할을 하고 있는 손님을 왕이 아니더라도 손님답게 모셔야 하지 않을까.

‘바쁠 때는 유기적으로 운영한다’는 답보다 구체적인 대안이 필요하다. 매장 규모 당 일정 직원 수를 정해놓거나 테이블 수 당 직원을 배치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또 고객이 필요할 때 직원을 부를 수 있도록 콜벨을 설치하는 것은 어떨까. 손님이 아닌 직원이 왕이 되지 않기 위해 업체들이 대안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언제까지 ‘일부 매장에서 바쁜 시간 때’라는 변명을 할 수는 없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