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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급식 광고 패러디 확산…“신문사 광고할 돈 무상급식 보태라” 오세훈 맹비난

최서준 기자 기자  2010.12.22 00: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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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서울시가 주요 일간지에 무상급식 반대 광고를 게재해 비판의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비판의 목소리는 패러디로 승화되는 형국이다. 야권도 비판의 목소리에 동참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21일 모 일간지에 무상급식을 비난하는 광고를 내 누리꾼들의 질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가운데, 광고를 패러디한 ‘또 다른 광고’가 온라인에 빠르게 확산되면서 누리꾼들의 박수를 받고 있다.

오 시장은 이날 주요 일간지에 ‘무상급식을 반대하는’ 내용의 광고를 실었다. 광고는 ‘인상을 쓰고 있는’ 한 어린 아이가 이유 없이 벌거벗고 있으며, 식판으로 중요한 부위를 가리고 있는 사진으로 눈길을 일단 끌고 있다.

   
온라인에 떠돌고 있는 오세훈 시장의 광고
그러면서 아이의 옆에 전면무상급식 때문에 영어전용교실, 좋은학교만들기 지원, 과학실험실 현대화 등 8개 분야의 예산이 전액 혹은 부분 삭감됐다는 오 시장의 ‘일방적’ 주장을 실었다.

그리고 “128만 학생이 안전한 학교를 누릴 기회를 빼앗아서야 되겠습니까?”라고 질문했다. 무상급식 때문에 학생들이 ‘안전한 학교를 못다니게 됐다’는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발상의 광고다.

이에 누리꾼들이 단단히 뿔났다.

광고가 신문에 나오자마자 하루도 안돼 누리꾼들은 이를 조목조목 패러디한 광고가 만들었고 온라인에 ‘공짜로’ 확산시켰다. 굳이 엄청난 비용의 광고비를 요구하는 일간신문을 사용하지 않고도, 패러디 광고는 빠른 속도로 확산됐고 호응을 얻고 있다.

패러디 광고는 서울시 광고에 등장하는 어린이에게 토건제일이라고 쓰인 안전모를 머리에 올렸다. 그렇게 오 시장의 ‘토건 시정’을 노골적으로 비판했다.

그리고 ‘전면 무상급식 때문에…’라는 문구는 ‘오세훈 서울시장 때문에…’라는 내용으로 탈바꿈 시켰다.

그러면서 반포인공분수 설치예산 690억 원, 서해뱃길사업 2250억 원, 한강예술섬 조성공사 6735억 원, 서울시장 해외홍보비 400억 등 오 시장이 추진하면서 사회적 논란과 반발을 일으킨 분야의 예산 규모를 공개했다.

광고는 그렇게 ‘128만 학생이 눈치 안 보고 밥 먹을 기회를 빼앗겨서야 되겠습니까?’라고 오 시장을 향해 묻고, 무상급식을 망국적 포퓰리즘으로 비난한 오 시장의 발언을 비꼬며 ‘오세훈 시장의 망국적 개발포퓰리즘에 반대합니다’라고 마무리됐다.

누리꾼들은 온라인 게시판에 "모 신문사에 광고할 어마어마한 돈으로 무상급식 하는데 보태라" "오세훈 시장, 지방선거에서 한명숙 후보한테 가까스로 이긴 것을 제발 명심하고 살아라" "선거에 겨우 이긴 뒤, 서울시민의 목소리를 듣는 것처럼 반성하더니 대놓고 귀를 닫고 사는군" 등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야권도 강력 반발하고 있다.

민주당은 서울시의 이번 광고 논란과 관련, “전면 무상급식을 실시하지도 않으면서 마치 전면무상급식 때문에 학생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는 식의 이러한 거짓 광고를 내고 있는 서울시는 정신을 차려라”고 경고했다.

민주당 이규의 수석부대변인은 21일 오후 5시20분 국회 정론관에서 현안브리핑을 갖고 “이러한 광고를 게재하고 헛된 홍보에 낭비되는 막대한 비용으로 아이들 급식과 학교 안전에 한 푼의 돈이라도 사용하는 것이 서울시가 해야 할 일”이라면서 “서울 시장이 제돈 아까운 줄만 알고 서울 시민이 낸 세금 무서운 줄 모르고 있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전현희 원내대변인도 앞서 오전 브리핑을 통해 “무상급식이 오세훈 시장과 시의회가 전면전을 벌여야 할 사안인지 궁금하다”면서 “이미 다른 시·도들은 교육청과 협의 하에 무상급식에 동참하고 있다. 충북은 초·중학교, 인천·광주·경기·충남·전북은 초등학교에 대한 사실상의 전면 무상급식을 시행, 다른 지자체들도 부분 무상급식에 참여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특히 그 동안 무상급식 충돌로 갈등이 깊었던 경기도의 경우에도 무상급식 예산을 증액해 무상급식으로 인한 갈등을 해소했다”면서 “최근 일본은 상속세 최소세율을 인상해 아동수당을 확대해 일괄적인 아동수당을 증액하는 등 보편적 복지는 세계적 추세이다. 전면적인 아동수당 확대는 못할망정 아이들에게 친환경 무상급식을 하자는 것을 망국적 복지라 한다면 수많은 유럽 국가들과 일본은 벌써 망한 국가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그는 그러면서 “전시행정에는 수천억을 낭비하면서 700억 예산이면 충분히 시작할 수 있는 무상급식에는 예산 타령하는 오세훈 시장은 반성하라”며 “서울시 전시행정 예산과 쓸데없는 홍보예산만 삭감해도 얼마든지 우리 아이들의 급식비를 확보할 수 있는데 오세훈 시장은 지금이라도 무상급식을 당장 실시하기 바란다”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