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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銀 노조원 M&A선전전, 오프라인 넘어 SNS 급속 확산

활용 유무에 따라 '기업 이미지' 득실 명확히 갈려

임혜현 기자 기자  2010.12.21 17:5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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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최근 스마트폰 보급이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금융기관들도 트위터, 페이스북 같은 사회관계망(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활용에 나서고 있다.

기존 블로그와 홈페이지 등에 비해 정보가 퍼져나가는 시간이 비약적으로 빨라 포기하기 어려운 홍보 수단으로 각광받는 것.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기관 중에는 하나은행(행장 김정태)과 기업은행(행장 윤용로 퇴임 공석), 현대카드(대표 정태영) 등이 트위터 계정과 페이스북 계정을 열고 고객과의 쌍방향 소통에 활발히 앞서나가고 있다.

다만 이같은 관리는 CEO 1인의 활동보다는 드라이한 운영이 이뤄지는 경우도 없지 않다. 개인 트위터 등보다는 아무래도 여러 사람이 당번제로 돌아가면서 하는 경우도 있는 등 관리에 애로가 없지 않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자칫 잘못 활용하면 기업 이미지에 먹칠을 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하나은행과 기업은행의 그것은 최근 좀 다른 색깔을 띠며 트위터리안들에게 다가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IBK 공식 트위터 드라이해도 호평…‘윤용로 트윗 @yryyun’ 스타일 배워

기업은행의 경우는 상당히 일찍부터 트위터 세상에 발을 들여놓은 경우. 일각에서는 기업은행이 아직 정부투자기관 냄새를 다 지우지 못해 드라이한 운영을 하는 것 같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사실 기업은행 공식 트위터라고 해서 여러 혜택을 소개 내지 처리해 주거나 기업은행 고객들 내지 잠재적 고객들에게 살가운 척, 장난스러운 ‘멘션 날리기’ 등을 전혀 하지 않는 것은 아니라는 말을 하는 트위터리안도 없지 않다. 다만 아무래도 점잖다는 평이 상대적으로 강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실제로도 이같은 운영 방식을 보이면서도 기업은행 트위터 운영에 대해서는 감동했다는 평이 적지 않다. 은행원다운 차분한 운영 방식을 보이는 데서 오는 기대 그 이상의 솔루션을 제시하려는 데서 오는 감동이라는 평가다.

   
기업은행 공식 트위터 페이지.
부연하자면, 이같은 기업은행 공식 트위터 운영법은 이제는 물러난 윤용로 전 행장의 정신을 행원들이 보고 배운 데서 연원하는 바가 많다는 풀이다.

윤 전 행장은 공직 생활 끝에 기업은행에 부임했는데, 관료적 장점은 버리지 않으면서도 항상 깨어있는 행장이 되고자 노력하고 소통을 중시했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즉, 말단직원들과도 온라인 소통을 잘 했고 이로 인해 어느새 ‘담백하면서도 정이 깔려 있는 멘션’을 주고받는 법이 행내에 퍼졌다는 설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트윗을 접한 공식 트위터 담당들이 어떤 행보를 보였을지는 불문가지다. 참고로 매조짐이
   
"감동입니다"라는 기업은행 트위터 관련 글들이 검색에 걸린 사례.
확실한 윤용로식 트윗 운영법도 기업은행 공식 트위터에서는 벤치마킹한 것으로 보인다.

윤 전 행장은 공식적으로 퇴임사를 발표한 외에도, 자기 트위터를 통해 20일 밤 11시 30분경 “정들고 사랑했던 IBK여서 심리적으로 좀 힘들었습니다 직원 모두의 노력으로 일할 수 있었으며 (중략) 정말 감사드립니다”라고 글을 올렸다.

그만 두는 데 대한 서운함을 표하면서도 행원다운 점잖은 품격을 잃지 않았다는 풀이가 나오고 있다. 또 공식적 언급 외에도 트위터리안들을 위해 이렇게 매조짐을 따로 하는 것에 감탄했다는 평도 없지 않다. 이처럼 일단 맡은 일(들어온 민원성 멘션)에 드라이하지만 확고히 매듭을 지어주는 기업은행식 트위터가 호평을 얻고 있다.

◆ 외환은행 행원들  온라인 선전전, 하나銀 트위터 '휘청'

한편 하나은행의 공식 트위터도 많은 팔로어를 거느리면서 트위터리안들 사이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하나은행 공식 트위터는 여러 명이 돌아가면서 번을 서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하나은행 공식 트위터는 각종 은행 관련 정보 외에도 할인 정보나 여러 혜택을 제공하는 채널로도 기능하고 있다. 많은 유입을 보이는 현상도 이같은 운영 비법으로 사람들 시선을 사로잡는 데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하지만 하나금융그룹이 또 한 번 욱일승천을 기약하는 상황에서 하나은행 공식 트위터에 의외의 복병이 나타난 것.

하나금융그룹은 론스타로부터 외환은행을 사들일 계획을 발표했다. 그런데 외환은행 노조와 외환은행 직원들이 여기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것. 이들은 인수 자금 조달 능력을 의심하는 등에 하나금융 김승유 회장이 한 번 더 회장직을 연임키 위한 업적 쌓기로 무리수를 둔다고까지 의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외환은행 유관 트위터리안들(노조원 및 그 가족 등)이 대거 온라인 선전전으로 불릴 만한 공세적 태도를 취하고 있다. 동영상을 만들어 리트윗으로 공유를 하거나, 입소문을 통해 반발한다고 한 마디로 평가하기는 어려울 정도로 관련 지식을 꿰뚫고 트윗 행보에 나서는 등 논리적으로나 감상적 측면에서도 공격적인 능력을 과시하고 있는 것.

하지만 이같은 상황에서 하나은행 공식 트위터는 태평한 상황을 유지하고 있다. ‘근무 중 이상무’ 분위기다. 애써 외환은행 인수 문제와 관련한 잡음을 모른 척 하는 것일 수도 있으니, 비장한 분위기를 풍기지 않는 것 그 자체만으로는 어떤 가치 평가 판단을 하기는 어렵다.
   
신변잡기장 수준을 넘어서서 아예 직원간 싸움을 저질 드라마 방식에 가깝게 중계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는 하나은행 공식 트위터. 12월 14일경이면 피인수 대상 외환은행 직원 등은 하나은행을 강하게 비판하는 온라인 선전전에 매진하고 있는 시기인데, 이들은 머리카락을 넣은 제웅 만들기 궁리를 하고 있다.

하지만, 먹히는 쪽인 외환은행 직원들이 발버둥을 치는 온라인 선전전 상황에서 공식 트위터를 말장난 등으로 채우고 있는 점은 문제라는 지적은 설득력이 전혀 없지 않다.

지난 14일을 전후해 하나은행 공식 트위터에는 머리카락을 넣어 만든 지푸라기 제웅(저주용 인형)을 만들어 상관을 괴롭히고 싶어하는 심리를 암시하거나, 결재판으로 하관을 폭행하는 등의 이야기가 직원과 비직원 사이에 오가 눈길을 끌었다.

애초 이전부터 잡기적 성격의 트윗이 많았으나, 상당히 심각한 금융지형 재편 와중에 ‘승자의 오만’으로까지 읽힌다는 비판과 함께 과장과 대리 정도면 그래도 어느 정도 ‘금도’는 알 만한 이들이 선을 넘어서서 ‘까부는 듯한 공식채널 운영’을 해서야 되겠느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같은 운영 방식은, 하나은행이 기업은행에 따라잡힌다는 소리가 나온 바 있는 상황들을 되짚게 하거니와, 외환은행을 삼키는 등의 이벤트 방식이 아니면 정말 이런 과거 기사들이 기우가 아닐 수도 있을 뻔 했다는 ‘정신력 차이’를 드러낸다는 점에서 하나의 이야깃거리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