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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캐쉬백 ‘개인정보유출 주범’ 논란

보험사 제휴해 개인정보 공유…‘가만히 앉아 돈 버는’ 마케팅

이욱희 기자 기자  2010.12.21 14: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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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SK그룹의 포인트적립식 마케팅서비스인 OK캐쉬백이 고객 개인정보를 제휴사에게 무단배포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규제 당국인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달부터 조사에 착수해 OK캐쉬백의 고객 개인정보 이용 문제에 대해 파헤치는 중이다. OK캐쉬백 가입시 포괄적인 동의 내용과 보험사 등 제3자에게 개인정보 제공하는 취급위탁부분 문제가 핵심이다. OK캐쉬백의 단기간 급격한 성장이 제휴사를 통한 암묵적 개인정보 유출을 통해 이뤄졌다는 지적도 의혹을 더욱 부풀리고 있다.

OK캐쉬백의 고객 개인정보의 마구잡이식 활용에 소비자의 불만이 고조, 결국 관계 당국이  조사를 벌이겠다고 나선 가운데 ‘포괄적인 동의서에 대한 활용 수위’가 핵심이 될 전망이다.

앞서 지난 2008년 오픈마켓 기업인 A사가 고객정보 유출로 한 바탕 홍역을 치룬바 있다. 중국 해커의 소행으로 판명 났지만 일각에선 ‘A사가 사건을 은폐하려 술수를 부렸다’는 등 의구심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이런 판국에 OK캐쉬백이 자체적으로 정보유출을 하고 있다는 의혹은 충격적이다. 

OK캐쉬백을 관리하는 SK마케팅앤컴퍼니 측은 “법에 위반 되는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방송통신위원회의 판결 이후 거센 후폭풍이 예상된다. 

   
규제 당국인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달부터 조사에 착수해 OK캐쉬백의 고객 개인정보 이용 문제에 대해 파헤치는 중이다.
◆얄팍한 동의, 배 째라 식?

OK캐쉬백이 방통위 조사에 당당한 태도를 보이는 이유는 ‘포괄적 동의서’를 쥐고 있기 때문이다.

SK마케팅앤컴퍼니에 따르면 정보통신망법은 개인정보를 수집․이용할 경우 그 목적과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항목과 보유 및 이용기간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고 동의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고 잘 지켜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2004년도 동의서를 살펴보면, 노골적으로 ‘카드회사, 보험회사 등 본인에 대한 일체의 마케팅 활동 등의 업무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에 동의’라는 내용이 담겨있다. 그 당시 인터넷 등을 통해 소비자의 거센 반발이 쏟아졌고, 동의서는 변경됐다. 하지만 말만 바뀌었을 뿐이다.

현재 인터넷을 통한 OK캐쉬백 가입 동의서는 ‘OK캐쉬백 제휴서비스 제공…리서치, 공동마케팅 수행, 고객정보 분석 등 동의’라고 쓰여 있다. 폭넓게 내용을 재구성해 소비자가 가입 시 대수롭지 않게 여기게 만들었다.

방통위 고석봉 사무관은 “개인정보 부분에 관해 폭넓게 조사하고 있다. 국내 모든 소비재에 OK캐쉬백이 연관돼 조사 기간이 오래 걸린다”고 말했다. 이어 고 사무관은 “현재 정보통신망법에 따라 OK캐쉬백이 고객의 동의를 받고 신상을 이용한다. 하지만 법적인 문제가 없다고는 볼 수 없다”며 조사 진위에 대해 설명했다.

◆귀찮은 보험 텔레마케팅…OK캐쉬백이 ‘범인’

OK캐쉬백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가장 많이 제기되는 부분은 보험회사와 제휴한 마케팅이다. OK캐쉬백은 현재 라이나생명, 신한생명, 악사다이렉트, kdb생명, 동부화재 등 여러 개의 보험사와 제휴하고 있다. 동부화재는 올해 OK캐쉬백과 제휴해 보험료 10%을 OK캐쉬백 포인트를 주는 등 여러 가지 혜택을 고객에게 주고 있다.

하지만 제휴 보험사 중에서 신한생명과 라이나생명은 OK캐쉬백 포인트를 주는 단순한 제휴가 아니라 마케팅 제휴로 판명 났다. 지난 2004년부터 계속되는 OK캐쉬백 인터넷 제보를 확인한 결과 많은 소비자가 OK캐쉬백과 보험회사의 제휴에 대해 불만을 토로 했다.

SK라는 대기업을 등에 업고 보험을 판매하는 것이다. 이를 두고 광고전문가들은 OK캐쉬백이라는 생활 밀접한 주제로 소비자들에게 쉽게 접근하기에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일례를 들면, 이렇다. OK캐쉬백 직원이라며 소개한 뒤, 고객님은 OK캐쉬백포인트가 많이 적립돼 보험을 싸게 제공한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전화를 보험회사 직원으로 연결해 텔레마케팅을 진행했다. 이런 상술에 넘어가 보험을 가입했다는 소비자들의 이야기가 인터넷 곳곳에 적혀있다.  

방통위 고 사무관은 “OK캐쉬백 직원이 전화해서 보험회사로 연결하는 것은 제3자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취급위탁부분으로 법위반 소지가 다분하다”며 “이 부분에 대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

◆회사 성장의 일등공신은 ‘고객 정보’?

OK캐쉬백은 최태원 회장의 지시로 1996년에 만들어진 서비스다. 초기엔 그룹의 부채 비율을 높이는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천덕꾸러기로 전락 하는가 했지만, 해마다 두배 이상씩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고객정보 유출의 ‘주범’이란 불명예를 안고 있다.

OK캐쉬백은 SK계열사, 보험사, 금융사 등 4만5000개 이상 기업과 제휴를 맺고 있다. OK캐쉬백의 회원은 3200만명으로 우리나라 국민 3명 당 2명이다. 이런 거대한 회원 기반을 둔 마케팅은 하루가 다르게 OK캐쉬백에게 큰 이익을 가져다줬다. 매출은 해마다 연1000억원 이상을 달성했다.

또, 지난 2008년부터 시작한 제휴마케팅사업은 기업과 고객 양자에게 서로 혜택을 주는 윈윈 전략이면서, 더불어 OK캐쉬백도 이익을 내는 ‘앉아서 돈 버는 마케팅’이라 불렸다.

하지만, 포괄적인 동의를 통해 합법적인 것처럼 꾸며 교묘하게 고객을 우롱하고 있다는 의혹이 수년 전부터 제기됐다. 이런 가운데 정보통신망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OK캐쉬백에 대해 특별히 제재가 없었고 사업은 점점 확대됐다.

SK컴퍼니앤마케팅 관계자는 “OK캐쉬백포인트 적립 등 단순한 제휴도 있지만 기업간의 1대1 사업 제휴도 한다고 한다”고 밝혔다. 이는 앞서 말했던 OK캐쉬백 측이 보험사와 연계한 마케팅이라는 지적만 되풀이하고 있어 방통위의 보다 명확한 조사는 더욱 절실히 요구되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