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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결국 현대차 품에 안기나

“매각 유찰은 현실적으로 리스크 부담 커”

신승영 기자 기자  2010.12.20 13:5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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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현대건설 매각이 현대차그룹 컨소시엄 쪽으로 무게추가 기울고 있다. 현대건설 채권단은 현대그룹 컨소시엄이 두 차례에 걸쳐 제출한 프랑스 나티시스은행 자금 소명자료가 불충분하다고 판단, 오는 22일까지 MOU 해지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현대건설 외에도 대형 M&A가 산재해 있는 채권단은 연내 매각문제를 조속히 매듭짓기 위해 예비협상대상자인 현대차그룹과 협상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 사옥 전경.
현대건설 매각은 지난 11월16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수많은 의혹을 불러일으키며 난항을 겪었다. 결국 지난 17일 채권단은 ‘현대그룹과 MOU 해지’ 및 ‘현대차그룹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부여’ 등을 포함한 4개 안건을 주주협의회에 부의했다. 관계자 및 전문가들은 채권단이 현대그룹과의 MOU해지 이후, 현대차그룹과 M&A를 빠른 시일 내 체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의 반응도 호의적이다. 현대건설은 채권단과 현대그룹의 MOU가 진행됨에 따라 주가가 급락했었다. 그러나 매각해지가 전망됨에 따라 그간 제기된 ‘현대건설 자산 유출’과 같은 기업가치 훼손의 우려가 해소되고, 현대차그룹의 인수가능성이 높아지며 주가도 상승하고 있다. 또 채권단이 현대그룹과 동일한 절차를 거쳐 현대차그룹의 자격심사를 실시한다고 밝혔지만, 내부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현대차그룹은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채권단이 현대그룹의 거센 반발을 우려해 매각절차 자체를 취소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지만 기우에 불과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채권단이 매각 자체를 유찰할 경우 떠안게 될 부담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채권단은 이미 현대그룹에게 수차례에 걸쳐 자료제출을 요구하며 MOU 해지에 따른 법적부담을 최소화했다. 반면, 현대차그룹의 예비협상대상자 지위 박탈에 대한 법적 근거는 미약하기 때문에 소송에 대한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

더군다나 유찰시, 근시일 내 현대건설 매각이 재개되는 것은 불가능하다. 현재 현대건설의 매각이 지연되면서 대우건설, 대우조선해양, 하이닉스, 쌍용건설 등 대형 M&A 일정 자체가 차질을 빚고 있다. 대형 M&A는 물론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민영화도 어려운 상황이다. 심지어 이번 현대건설 매각이 무산될 경우 무기한 연기될 수도 있다는 위험도 있다.

외환은행, 정책금융공사, 우리은행 등 3곳으로 이뤄진 채권단운영위원회도 시간이 촉박하다.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인수에 본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으며, 공공기관인 정책금융공사도 빠른 자금회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공적자금의 투자와 회수의 흐름이 이어져야 하는 정책금융공사 입장에서 재원 확보에 문제가 발생한다면 본연의 역할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