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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용로 기업은행장 퇴임…‘개인금융 강화 이끌었다’

전남주 기자 기자  2010.12.20 10:3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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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사랑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 집 지붕위에 있는 까마귀까지도 좋아한다는 옥오지애(屋烏之愛)의 심정으로 IBK기업은행의 모든 것을 사랑했고, 사랑하겠습니다.”

   

윤용로 기업은행장(사진)은 20일 서울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이임식을 통해 임직원들에게 이같이 밝히며 지난 3년간의 임기를 마무리했다.

윤 행장은 메가뱅크에 대한 금융권의 논쟁으로 직원들이 잠시 혼란을 겪을 당시 중요한 것은 ‘은행의 크기’가 아니라 ‘고객을 향한 경쟁력’이라는 신념을 설파했다. 이에 주고객인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듣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타운미팅 등 다양한 방법으로 고객에게 다가가려는 노력을 기울였다.

그는 중소기업대출에 편중된 자산구조로는 위기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개인금융 강화에 출사표를 던졌다. 지난 2008년 소액예금을 우대하는 역발상 상품인 ‘서민섬김통장’으로 시장의 주목을 받았고, 2009년 주택청약저축 열풍 당시 ‘기업은행은 개인금융도 잘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을 직원들에게 심어줬다. 또한 ‘My APT 카드’, ‘IBK 핸드폰 결제통장’, ‘U-보금자리론’ 등의 연타석 홈런으로 다른 시중은행들이 겁 낼 정도로 개인금융이 탄탄해졌다.

지난 2007년 11월30일 57세의 나이로 타계한 고 강권석 전 행장의 후임 행장으로 취임한 그는 기업은행에서 1096일을 보내는 동안 이뤄낸 의미있는 성과로 ‘경영자율권 확대 시범기관 선정’을 꼽았다.

윤 행장은 “기업은행이 자율기관으로 선정됨으로써 740명의 직원들이 은행을 떠나지 않게 되었을 뿐 아니라, 지속적인 신입행원 채용과 정규직 전환 그리고 전문계약직 채용 등을 통해 인력구조의 왜곡을 미연에 막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비록 은행을 떠나지만 조직을 위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윤 행장은 “이젠 은행산업도 예전과 같은 성장이 불가능하다”며 “새로운 영역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경쟁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조직의 유연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일에 세심한 노력을 기울여 경쟁 은행들이 기업은행을 따라오게 해 달라고 당부했다.

윤 행장은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데 성적으로 말했다.

기업은행은 2007년말 총자산은 124조3000억원으로 은행권 5위였지만 지난해 하나은행을 제치고 은행권 4강으로 도약했다. 올해 9월말 기준 총자산은 171조3000억원으로 3년전보다 37.8% 증가했다.

또한 지난 3분기까지 누적 순익은 1조482억원으로 은행권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다른 시중은행에 비해 중소기업 지원이 큰 폭으로 늘었지만 체계적이고 선제적인 관리로 건전성 지표에 안정성을 유지했다. 중소기업 상시점검 시스템인 ‘워치리스트’를 도입해 부실징후기업에 대해서는 지점별로 별도 관리하며 경영 개선작업 추진했다.

소통에 무게를 둔 그는 올해 지역 영업점 현장을 209회나 방문했고, 틈이 나는 대로 직원과의 격이 없는 대화를 통해 조직을 부드럽게 만들었다. 또한 트위터를 통해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도 경청했다.

후임 행장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후보로는 외부인사로 권혁세 금융위원회 부위원장과 김용환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이 내부인사로는 조준희 전무(수석부행장)가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