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기자수첩] ‘할인분양 피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김관식 기자 기자  2010.12.17 17:32:43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최근 유통업계는 조용한 날이 없다. 일반 치킨집보다 절반 이상 저렴한 가격으로 파는 ‘통큰치킨’ 때문이다. 결국 프랜차이즈 치킨업체들의 반발로 출시 5일 만에 ‘통큰치킨’ 판매는 중단됐다. 하지만 프랜차이즈 치킨 값의 거품 논란 등은 또 다른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이 같이 가격을 두고 마찰이 불거지는 것은 건설업계에서도 비일비재하게 나타나고 있다. 바로 할인 분양이다. 미분양 주택에 일정 수준 할인 혜택을 부여하는 것으로 수요자가 집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고 회사 역시 적체된 미분양을 해소할 수 있다.

그러나 할인 분양을 두고 끊임없이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기 계약자와의 분양가 문제다. 회사 재무에 악영향을 미치는 미분양을 해소키 위해 할인된 가격에 미분양을 팔고 있지만 기존 분양가에 계약을 했던 입주자들의 경우, 순식간에 수천만원 가량이 사라지기 때문에 반발이 거셀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할인분양을 실시한 건설사들도 미칠 노릇이다. 물론 입주자가 많지 않으면 기존·신규 계약자 모두에게 할인혜택을 줄 수는 있다. 하지만 절반 이상의 입주민이 똑같은 할인혜택을 요구하면 회사로서도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특히 기 계약자와 건설사간에 합의점을 찾지 못하게 되면 기 계약자들의 아파트는 결국 사기분양, 부실공사 등의 문제점투성이로 얼룩지게 된다. 기 계약자들이 미분양에 적용된 할인율을 받지 못하자 부실시공 등의 꼬투리를 계속해서 잡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기 계약자에 대한 할인 분양은 법적으로 건설사가 이긴 판례가 있다”며 “ 어떻게 해서든지 할인을 받으려는 기 계약자들로 인해 지어놓은 아파트의 부실시공 등의 꼬투리를 입주 전문 브로커들을 통해 시위까지 벌이는 사례가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현상은 분양시장을 포함해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지 않는 한 계속해서 나올 거라고 생각한다. 특히 이런 상황을 연출해도 가장 큰 손실은 회사는 물론 기 계약자에게 돌아간다. 서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꼬투리만 잡아내려고 하는 것은 결국 회사 이미지와 아파트의 품질만 떨어뜨리는 것과 다를 게 없다는 얘기다.

기 계약자나 건설사 모두 손해 보기 싫은 건 마찬가지 일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이 회사와 아파트 브랜드 이미지를 깎을 정도의 줄다리기 싸움을 고집하는 것은 앞으로 나타날 손실 자체는 더욱 클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