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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최고 문턱까지 ‘파죽지세’…당찬 도전이 낳은 수확

[심층분석] 현대기아차 7가지 ‘2010 핫이슈’

신승영 기자 기자  2010.12.17 15:5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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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올 한해 현대·기아자동차는 파죽지세로 거침없이 달렸다. 디자인, 품질, 안전성 등을 인정받은 신차들과 함께 글로벌 생산기지의 본격적인 가동으로 판매 및 생산에서 막대한 시너지효과를 이뤄냈다. 물론 이외에도 노사상생 및 대중소협력, 첨단기술경영, 품질최우선주의 등 다양한 요소들도 뒷받침 됐다.

이런 성과에 대해 ‘정몽구 회장이 강조해온 품질·현장 중심의 글로벌경영이 결실을 맺었다’, ‘본격적으로 그룹을 대표하는 인물로 자리매김한 정의선 부회장의 스마트한 경영이 자신만의 색깔을 드러내고 있다’ 등 다양한 분석이 쏟아졌다. 국내 무대에선 현대기아차그룹의 경쟁상대가 사실상 없는 지금, ‘글로벌 탑 오토메이커’라는 표현이 어느새 익숙해졌다. 글로벌 브랜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현대‧기아차의 2010년 한 해를 이슈 별로 되짚었다.

   
made in U.S.A 시대를 개막하게된 기아차 조지아공장 준공식.

[1] ‘made in 현대·기아’ 시대 개막

올해 현대·기아차는 각각 세계자동차시장의 최대 격전지인 미국과 잠재력이 풍부한 러시아에서 새로운 글로벌 생산기지 가동에 들어갔다.

지난 2월 기아차는 미국 조지아주에서 연 30만대 생산능력을 갖춘 현지공장 준공식을 가졌다. 이를 통해 기아차는 중국공장(연 43만대)과 슬로바키아공장(연 30만대)까지 연 100만대 이상의 해외생산능력을 갖추게 됐다. 현재 조지아공장은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과 함께 쌍두마차를 형성하며 미국시장공략을 위해 질주하고 있다.

이어 현대차는 지난 9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연 15만대 생산 공장을 완공했다. 현대차 러시아공장은 외국계 완성차 업체 중 최초로 전 공정을 갖춘 완성차 공장이다. 특히, 설비투자 중 70%를 한국에서 공급해 국내 산업 활성화에도 기여했다. 현대차는 체코·터키·러시아에 현지공장을 구축함으로써 서유럽과 동유럽을 잇는 생산체제를 완성했다.

이 같은 글로벌 생산기지 운영을 통해 현대기아차는 현지시장에서 기업 및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소비자 신뢰도 향상 등 지속가능한 성장의 틀을 마련하고 있다.

   
국내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기아차 K5.

[2] 신차 출시 ‘백발백중’

현대‧기아차는 올 한해 다양한 신차를 선보이며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출시된 신차들마다 호평을 받았으며 이는 판매 실적으로 이어졌다.

올해 첫 시작을 끊은 것은 스포티지R이다. 리얼 CUV를 표방하고 있는 스포티지R은 뛰어난 세련미와 진보적인 스타일로 호평을 받았다. 지난 3월23일 국내에 첫 선을 보인 후 11월까지 총 3만4767대가 판매됐다. 월평균 4000여대의 성적은 스포티지 명성을 이어받을 만 했다.

4월, K시리즈의 두 번째 역작 K5가 공개됐다. K5는 국내시장에서 삽시간에 태풍의 핵으로 부상했다. 강인하고 역동적이면서도 세련된 스타일과 다양한 첨단 편의사양으로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K5는 사전계약 실시 1개월 만에 계약대수 1만1000대 돌파했다. 거기다 뛰어난 주행성능과 높은 연비로 현재 대기기간만 2~3개월에 달하는 ‘없어서 못 파는’ 모델이다.

상반기에 기아차의 신차들이 활약했다면, 하반기에는 현대차 신형 아반떼와 엑센트가 돌풍을 일으켰다. 파워풀한 GDI 엔진과 6단자동변속기, 동급 최고인 16.5km/ℓ 연비를 갖춘 신형 아반떼는 주차조향보조시스템·타이어공기압경보시스템(TPMS)·급제동경보시스템(ESS) 등 최첨단 사양까지 갖춘 팔방미인으로 평가받았다. 지난 11월 한 달간 국내에서만 1만6225대를 판매하며 베스트셀링카 ‘아반떼’ 그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

11년 만에 부활한 엑센트도 소형차라고 보기 힘든 상품성으로 20~30대 소비자층을 공략하고 있다. 울산 1공장 불법점거로 인해 수급에 문제가 있었지만, 엑센트를 기반으로 한 중국형 베르나와 러시아 쏠라리스 등 현지전략형 모델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활약하고 있다.

내년에도 그랜저HG, 쏘나타 하이브리드, 모닝(프로젝트명: TA), 프라이드(UB), 벨로스터(FS), 싼타페(DM) 등이 출시를 기다리고 있어 신차 효과가 지속될 전망이다.

   
iF 디자인상과 굿디자인상을 받은 기아차 스포티지R.

[3] 국내외 ‘무더기 호평’

현대기아차는 올해 언론 및 평가기관으로부터 디자인·품질·안전성·친환경 등 전 부문에 걸쳐 수상 및 호평을 받았다.

디자인에서는 피터 슈라이어 디자인 총괄 부사장이 있는 기아차가 활약했다. K5와 스포티지R이 ‘2011 iF 디자인상’ 수송디자인 부문과 ‘2010 굿디자인상’의 대상 및 우수상을 수상했다. 또 유럽전략모델인 벤가는 ‘2010 레드닷 디자인상’을 획득하며 세계 3대 디자인상 중 2개를 휩쓸었다.

최근 국토해양부 신차안전도평가(NACP)에서 1위부터 6위까지 현대기아차가 석권하며 안전성도 증명했다. 특히 ‘올해 안전한 차’에는 K7이 1위로 뽑혔다.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의 2010 최고안전차량(Top Safety Pick)에는 스포티지R과 투싼ix, 쏘렌토R 등을 추천됐고, 유로엔캡(Euro NCAP)의 신차 안전 평가에서도 투싼ix가 별 다섯 개를 획득했다.

또 컨슈머리포트 10월 특집호에 신규평가대상 추천결과 쏘나타, 투싼ix, 제네시스 쿠페, 쏘렌토R, 쏘울, 포르테 등 현대기아차 평가대상 전차종이 모두 추천차로 선정됐다. 호주에서는 i20, i30, 그랜드 스타렉스, 쏘렌토R 등이 ‘올해 호주 최고의 차’로 뽑혔으며 미국 오토퍼시픽 ‘고객만족도조사(VSA)’에서는 쏘나타가 오토퍼시픽 특별상 수상했다.

이 외에도 △‘오토모티브 리스 가이드’의 잔존가치평가 아반떼 최우수상 수상·스포티지R 동급 최고 잔존가치율 기록 △영국 ‘왓카(WhatCar)’의 ‘2010년 올해의 중고차 조사’ 씨드 소형차 부문 ‘올해의 차’ 선정 △중국질량협회 ‘2010 고객품질만족도 조사’ 아반떼XD·투싼ix·쎄라토·포르테·스포티지 등 부문별 1위 △J.D.파워 ‘2010년 신차품질조사’ 차급별 평가 베르나(현지명: 액센트) 1위 △타우엔진 미국 워즈오토 ‘2011년 10대 최고 엔진’ 3년 연속 선정 △타우엔진 대한민국 신기술 대통령상 수상 등을 달성했다.

이러한 제품 성과는 ‘브랜드키즈’ 자동차 부문 고객충성도 조사 1위, 독일 아우토빌트 ‘2010년 품질 만족도 조사’ 1위 등 브랜드 성과로 이어졌다.

   
현대차 2010년 임금협상 조인식.

[4] 노사상생…‘시작이 반’

노사대립이 끊이지 않던 현대기아차가 화합 및 상생의 길에 한걸음을 내딛었다. 올해 현대차는 첫 2년 연속 무분규 임금협상을 이뤄냈으며, 기아차는 20년 만에 무파업으로 임단협을 타결했다.

현대기아차 노사가 합의안을 도출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다양한 요인이 있다. 현재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은 생존경쟁으로 치열하다. 빅3로 불리던 GM과 크라이슬러가 파산을 경험했고, 승승장구하던 도요타도 대규모 리콜로 위기를 겪었다. 경쟁력을 위해 기업 간 합종연횡이 빈번해진 상태에서 불안정한 노사관계는 한계를 직면할 수밖에 없었다. 고용안정을 위해 회사의 경쟁력 확보가 필수적이란 공감대가 형성됐다.

거기다 조합원들은 과거와 달리 실익 없는 투쟁에 동조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며 노조집행부도 정치적 사안보다 조합원의 권익을 우선시하게 된 점도 한몫했다. 특히 기아차의 경우 타임오프제와 관련해 교섭과정에서 진통을 겪었지만, 노조가 조합비 인상을 통해 무급전임자에 대한 문제해결에 나서는 모습도 보였다. 일각에서 올해 노사화합에 대해 현대‧기아차가 얻은 최고의 성장동력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1·2차협력사 협약선포식.

[5] 제로섬 아닌 ‘윈윈’ 성장

올 하반기 재계의 화두는 단연 상생협력이다. 특히 자동차산업은 그 중요성이 더욱 절실하다. 자동차 1대에 들어가는 부품 수는 약 2만5000여개, 그 중 한두개만 불량이 발생해도 완성도는 확연히 떨어진다. 모든 부품을 완성차업체가 관리할 수도 없기 때문에 협력사와의 관계는 글로벌 경쟁력과 직결된다.

현대‧기아차만 해도 8개 계열사와 2691개 1·2차 협력사 등 총 2700개 업체들과 직·간접적 관계를 맺고 있다. 3차 이상 협력사를 합친다면 그 수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

올해 현대‧기아차는 1차 협력사에 비해 경영기반이 취약한 2·3차 협력사들과 상생협력을 강화함으로써 자동차산업의 근간이 되는 기초산업에 속한 중소기업의 경쟁력 제고에 나섰다. 현대기아차그룹은 공정거래, 자금 및 기술 지원, 원자재 수급 등 다양한 지원프로그램을 운영하며 2·3차 협력사로 상생경영 확산 시스템의 기틀을 마련했다. 또 재무건전화, 품질 및 기술개발 촉진, 교육훈련 및 경영활동 지원 등을 통해 중소 협력사들이 혁신 자립형 기업으로 성장하는데 필요한 육성책도 도입했다.

   
고속전기차 현대차 블루온.

[6] 미래 핵심성장 키워드를 찾다

전세계 자동차업계는 친환경 자동차 개발에 여념이 없다. 현대‧기아차도 올해 블루온(BlueOn), 일렉시티(Elec-City) 등 차세대 시장 선점을 위한 노력들이 하나씩 성과를 보이고 있다.

지난 9월 현대차는 청와대에서 국내 최초 고속전기차 블루온을 공개했다. 유럽전략형모델은 i10을 기반으로 제작된 블루온은 최고속도 130km/h, 제로백 13.1초, 1회 충전시 140km를 주행할 수 있으며, 380V 급속 충전시 25분 이내로 80%가 충전이 가능하다. 지식경제부, 환경부 등 정부기관 및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시범 운행 중인 블루온은 G20 정상회의 행사차량에도 이용되는 등 완성도 높은 모습을 보였다.

특히 중소기업들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개발된 블루온은 향후 친환경 그린카 사업에서 지속적이고 실질적인 상생협력체제를 구축하는 데 기초가 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 순수 독자 기술로 개발한 전기버스 일렉시티는 현재 시범운행에 들어간 상태. 최고 100km/h 속도에 1최 충전으로 120km 고속주행이 가능한 일렉시티는 등판능력도 일반 CNG저상버스와 동일하며 기사포함 51명이 탑승할 수 있다.

이외에도 현대기아차는 국내 최초 CNG 하이브리드 버스 ‘블루시티’를 선보이는 등 친환경 자동차 개발에 앞장 서도 있다.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과 한국을 방문한 미국 딜러 대표단.

[7] 사상 최대 실적

2010년 현대기아차는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최고의 한해를 보내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11월까지 전년대비 17.5% 증가한 330만2895대를 판매했으며, 기아차는 전년대비 47.6% 늘어난 191만7014대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미국시장에서는 현대차는 최초로 연 판매 50만대를 돌파했다. 미국·EU 등 선진시장은 물론 중국을 필두로 중남미, 중동 등 신흥시장에서도 큰 폭의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판매실적으로 매출만 높아진 것이 아니다. 미국·EU 등 각 국의 안전 및 제품 평가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며 소비자 인지도도 함께 상승했다. 이에 맞춰 마케팅 비용과 할인 프로모션 비중을 축소시켜도 판매가 상승되면서 판매 수익성도 높아 졌다.

최고의 해를 보낸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올 한해 불확실한 경영환경을 극복하고 글로벌 경영을 통해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는 한해가 됐다”며 “2011년 글로벌 선두 업체로서 위치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