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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선심성과 불요불급의 차이

화순군의회 예산삭감...군민입장에서 고려를

장철호 기자 기자  2010.12.16 16: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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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장철호 기자] 화순군의회의 내년도 예산안 심의에서 민생.복지예산을 삭감한 것과 관련, 말들이 많다.

화순군의회는 16일 정례회를 갖고, 내년도 예산 3820억원을 확정했다. 화순군의회가 삭감한 예산은 이렇다. 주택 인근 텃밭을 가꿔 생산활동과 자활기회 제공을 위해 마련한 소규모 원예작물 지원사업 예산이 당초 17억원에서 11억원으로 조정됐다.

또 고령인구가 많은 점을 고려해 편성한 노인일자리 창출 사업 예산 5억원을 비롯해 간병 서비스 인건비와 보육시설 및 출산가정도우미 예산 1억4400만원이 각각 삭감됐다.

경로당 부식지원 사업은 당초 15억2000만원에서 절반으로 줄어, 7억6000여만원으로 편성했다. 그나마 올해는 반찬으로 지원되던 것이 내년부턴 어르신들이 직접 장을 보고 음식을 해야하는 번거로움이 더해졌다. 화순군의회가 현금지급을 단서조항으로 조건부 예산승인을 했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화순군은 호남 최대 규모의 하니움 체육관에서 치르려던 전국규모 대회를 거의 치르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 화순군의회가 무등기 전국 어린이.어머니.교직원 배구대회 예산 4000만원, 제52회 춘계 전국 중.고교 검도대회 7000만원 등 7대 전국대회 4억8000만원을 모두 삭감했기 때문이다. 화순군의회는 행사관련 브로커들이 많아 대회를 축소하게 됐다고 밝혔다.

결국 전국 대회 규모의 대회를 꾸준히 유치해 특수를 누렸던 요식.숙박.관광업계에 벌써부터 검은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화순군 관계자는 “불요불급한 민생예산(먹고사는 예산)과 복지예산에 초점을 두고 예산안을 편성했는데, 내년 사업을 어떻게 해야할이지 벌써부터 걱정이다”고 말했다.

화순군의회 문 모 총무위원장은 “순수 군비로 지원되는 민생.복지분야 예산이 상당부분 선심성으로 집행돼 이를 바로잡고자 관련 예산을 삭감했다”고 밝혔다.

의회의 선심성 예산 주장과 집행부의 불요불급한 예산의 차이는 어감상 매우 커 보인다.

의회의 주장처럼 노약자나 중증질환자, 그리고 출산주부들에 대책이 얼마든지 표를 의식한 선심성예산 편성으로 비춰질 수 있다.

그럼, 올해 노인일자리 사업으로 혜택을 본 노인들과 간병도우미 서비스나 출산가정도우미로부터 도움을 받았던 군민들의 체감온도는 어떨까 생각해 볼 문제다.

구덕이 무서워서 장 못 담근다는 말처럼 브로커들 때문에 호남최대로 지어진 하니움 체육관을 그냥 놀리면서 운영비만 쏟아야 한단 말인가.

화순군의회가 이번 예산안 심의에서 보여준 행태는 지역민들을 대표해 감시자로서의 역할을 일정 부분 충실히 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굼벵이 한 마리를 잡기위해 초가삼간을 모두 태우는 우를 범하고 있지는 않은지 되묻고 싶다.

지역 정가에선 화순군의회가 집행부에 대한 불만의 표시로 내년 민생.복지예산을 대폭 삭감했다는 말들이 나돌고 있다. 의회가 감정적인 대응이 아닌 넓은 마음과 장기 비전을 가지고 지역민들에게 봉사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