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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KT 나란히 ‘아이폰 속앓이’ 왜?

정만원 사장 “고객 원한다면 우리도 아이폰 들여올 수 있다”

나원재 기자 기자  2010.12.16 09:3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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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지난해말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 혜성처럼 등장해 시장의 급속한 성장을 이끌어낸 아이폰. 이랬던 아이폰이 최근 SK텔레콤과 KT에 애물단지가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SK텔레콤의 경우, 정만원 사장이 아이폰 도입 여부를 지속적으로 이슈화 하고 있어 아이폰에 대한 여전한 부담을 우회적으로 표현하는 게 아니냐는 시선이며, KT도 최근 벌어진 무료 통화 애플리케이션 ‘바이버(Viber)’ 제한 논란이 대고객 충성도를 갉아먹고 있다는 지적이다. 내용을 따라가 봤다.

아이폰은 국내 이동통신사들의 스마트폰 시장 선점에 있어 치열한 경쟁의 시발점이자 촉매제가 됐다는 평가가 있을 만큼 영향력은 지대하다. 때문에 아이폰에는 이슈가 항상 따라다닌다. 같은 맥락으로 최근 아이폰은 SK텔레콤 정만원 사장과 KT를 화제의 중심에 오르게 했다.

   
최근 아이폰은 SK텔레콤 정만원 사장과 KT를 화제의 중심에 오르게 했다. 사진은 KT가 최근 출시한 아이폰4.
SK텔레콤 정만원 사장의 ‘상황 따라 아이폰 도입은 가능하다’는 발언에 위기감을 상쇄하기 위한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으며, KT도 무료 통화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고객 제재조치로 소비자들로부터 불만을 고조시키고 있다.

◆경쟁사 웃음 속 출시 발언만 지속

SK텔레콤 정만원 사장의 아이폰 도입 여부에 세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정 사장의 아이폰 도입 가능성 발언이 지속돼 온데다 아이폰 도입 결정에 따른 스마트폰 시장 우위도 지켜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방증하듯 정 사장의 아이폰 출시 발언은 예전부터 이어져왔다. 정 사장은 지난 6월 “SK텔레콤은 갤럭시S, KT는 아이폰4를 판매한다는 관점으로만 보지 말아달라”며 “고객들이 원한다면 아이폰을 들여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 사장은 한 달 후 “애플의 AS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도입하기 어렵다”고 밝히기도 했다.

게다가 최근 정 사장은 “경쟁사가 아이폰을 들여올 때 우리도 들여와야 하는지를 심각하게 고민했다”며 “애플의 AS 부문 고객 불만이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다면 연말이라도 출시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 사장의 이러한 발언은 KT가 아이폰을 국내에 공급하면서 시장을 선점한 데 따른 위기감을 상쇄하기 위한 우회 전략이라는 해석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 KT는 지난해 아이폰을 국내 시장에 출시하며, 스마트폰 시장의 선점과 기업 이미지 개선, 그리고 가입자당 평균 매출(ARPU)이 증대되는 결과를 얻었다.

지난달 도입 1년을 맞은 아이폰은 출시 4개월 만에 가입자 50만명을 돌파했고, 9개월 만에 가입자 100만명을 넘어섰으며, 올 11월 기준 162만명이 가입했다. 이는 출시 이후 하루 평균 4000명 이상이 가입한 셈이다.

관련 업계서도 정 사장의 발언에 대해 “AS 등이 문제라지만 KT는 아이폰을 들여와 이미 재미를 보고 있다”며 “삼성전자와의 관계 등 문제는 따로 있는 게 아닐지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KT도 아이폰으로 골머리

국내 스마트폰 시장의 이슈메이커인 아이폰을 출시한 KT도 최근 아이폰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아이폰끼리 무제한 무료통화를 할 수 있는 앱 ‘바이버(Viber)’에 대해 KT가 제한을 하고 나서자 유저들의 원망이 거세지고 있다.

KT는 바이버에 대해 자사 3G망을 통한 주요 인터넷 전화서비스를 제한, 월정액 4만5000원 이하 요금제를 사용하는 가입자들은 3G망을 통한 인터넷 전화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게 했다. 반면, 5만5000원 이상 정액제 가입자들은 제한적으로 3G 인터넷 전화 통화를 개방했다.

통신사업자가 막대한 설비투자로 네트워크에 외부업체들이 사실상 무임승차를 하는 것을 방치할 수 없다는 게 이유다.

하지만 이 같은 조치에 소비자들이 공식 대응을 펼치는 등 반응이 거세다.

인터넷 포털에서 스마트 기기 사용자 커뮤니티 모임을 운영 중인 정 모씨(30, 남)는 “사용자가 어떠한 동의도 한 적이 없으며, 정책을 따라야 할 의무도 없다고 생각한다”며 “통신사에서 약관이 변경 되고 정책이 변경 되면 그것을 당연히 해당 사용자가 따라야 하는 것으로 잘못 인식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도 KT 바이버 차단 항의 서명운동도 전개되는 등 소비자 불만은 점차 확산되고 있다.

때문에 KT의 바이버 제한은 망중립성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기도 하다. 망중립성이란 네트워크 사업자들은 모든 서비스와 콘텐츠에 대해 중립적인 위치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KT 관계자는 “3G라는 한정된 주파수로는 한계가 있다”며 “망중립성 논란과는 별개의 문제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보통신정책연구원 김희수 선임연구위원은 “KT는 망의 혼잡이 높아질수록 관리 행위가 점점 정당화 되는 측면이 있다”며 “중립적으로 처리해도 망의 퀄리티가 유지되기 때문에 굳이 차단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연구위원은 “망중립성 문제는 초기이기 때문에 서로를 지켜보는 국면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