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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순군의회 내년 예산 무차별 삭감

특화사업.복지예산 등..."낭비요인 바로잡아"vs"군민께 죄송"

장철호 기자 기자  2010.12.15 14: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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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순군의회 홈페이지.

[프라임경제 장철호 기자] 화순군의 특화사업과 복지사업들이 군의회의 발목잡기로 진퇴양난의 고비를 맞고 있다.

특히 화순군의회는 민생.복지, 체육관련 예산을 무차별 삭감, 군민들의 민의를 반영하지 못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화순군의회 예산결산소위원회(위원장 정중구)는 15일 오전 2011년 일반 및 특별회계 세입.세출예산안에 대한 계수조정을 마치고, 3,820억여원의 새해 예산안을 확정했다.

당초 해당 상임위(총무위원회, 산업건설위원회)는 내년 예산 가운데 167억원을 삭감키로 했으나, 이날 예결위 계수조정을 거쳐 143억원을 삭감키로 하는데 합의했다.

- 발목잡힌 특화사업

산양삼의 발원지로 인정받고 있는 화순군은 10여개의 한약재 특화작목을 지정, 군민들에게 약초재배를 권장하고 있다.

화순군은 한약재 재배 농민들의 소득증대를 위해 내년 우수 한약재 유통법인을 설립키로 하고, 군 출자금 3억5천여만원을 내년 예산안에 편성했다가 삭감 당했다.

또 화순군은 호남 최대의 하니움 체육관을 건립해, 전국규모 대회를 유치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왔다.

하지만 내년도 예산에선 무등기 전국 어린이.어머니.교직원 배구대회 예산 4천만원, 제52회 춘계 전국 중.고교 검도대회 7천만원, 하계전국남녀중고연맹유도대회 1억5천만원, 문화체육관광부장관배 국민생활체육전국보디빌딩대회 5천만원, 문화체육관광부장관배전국학생검도대회 1억원, 제9회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국민생활체육전국시도대항검도대회 4천만원, 제2회화순군수배전국생활체육배구대회 3천만원 등이 삭감됐다.

전국 규모 체육행사의 경우 행사 유치금과 지원금을 지출하는 대신, 지역 숙박.요식.관광업계가 특수를 누린다는 점 때문에 지자체들이 앞다퉈 행사유치에 나서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결국 화순군은 타 지자체의 부러움을 사고 있는 호남 최대 ‘하니움체육관’을 지어 놓고, 기본 운영비만 지출할 뿐 아무런 이윤 창출을 못하는 꼴이 됐다.

게다가 올 수해로 인해 붕괴되거나 정비가 요구되는 배수로와 소규모 농수로 정비 사업 12건을 모두 삭감했다.

또한 국비(50%)와 도비(25%)가 지원된 화순현대노인요양원기능보강사업(2억원)과 모니카노인요양원기능보강사업(2억원) 예산 전액(4억원)이 삭감됐다. 테라피화순을 지향하는 화순의 특색사업들의 상당수 제자리 걸음을 할 위기에 처했다.

- 노인일자리사업 없애는 등 복지사업 줄줄이 삭감...주민 반발 예상

이번 예산안에선 노인과 중병환자, 그리고 보육시설과 출산 주부 관련 예산이 거의 삭감됐다.

고령의 농촌 인구가 많은 점을 고려해 만들어진 노인일자리 사업 예산 5억원이 삭감됐고, 간병서비스 인건비 1억4천4백만원과 보육시설 및 출산가정도우미 1억4천4백만원도 전액 삭감됐다.

무엇보다 논란이 됐던 경로당 부식지원 사업은 절반의 성공에 그쳤지만, 그나마 이해할 수 없는 조건를 명시해 논란이 되고 있다.

화순군은 당초 15억2천만원의 예산을 책정했으나, 예산심의 과정에서 7억6천여만원으로 50% 삭감됐다.

화순군의회 총무위원회는 이 예산에 대해선 마을단위 현급지급을 원칙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올해의 경우 경로당 부식은 관련 예산을 집행해, 현금이 아닌 음식으로 배달하는 형태였으나, 내년 예산은 현금으로 지급토록하면서 향후 어르신들의 일거리가 늘게 됐다.

이와 함께 지역민들의 생산활동과 자활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시행하고 있는 '소규모 원예작물 지원사업' 예산 17억원 가운데 6억원이 삭감됐다.

화순군 이 모씨는 “어르신들의 반찬값까지 깎는 의회가 너무 실망스럽다”면서 “진정 군민을 위하고, 어른들을 위한다면 삭감 예산을 하루속히 되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문행주 화순군의회 총무위원장은 “순수 군비로 지원되는 복지예산의 상당부분이 선심성으로 집행되고 있어 이를 삭감했으며, 국.도비가 지원되는 요양원의 경우 운영자의 도덕적인 부분을 관가할 수 없어 이차에 이를 바로잡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화순군 관계자는 “시의성과 실현성, 지속성, 효율성 등을 따져 불요불급한 부분에 예산을 우선배정 했었다”면서 “이번 예산을 지켜내지 못해 군민들께 송구스럽고, 죄송스럽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상당수 군민들은 이번 예산안 삭감에 대해, 의회와 집행부간 갈등에서 비롯된 보복성 조치로 인식하고 있다"면서 "집행부 발목잡기식 의회 운영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