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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기경 4대강 발언 파장…천주교 사제단 “부끄럽고 비통하다”

최서준 기자 기자  2010.12.14 14: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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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현 정부가 사실상 ‘올인’하고 있는 4대강 사업에 대한 ‘찬성’ 입장을 드러낸 정진석 추기경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아우구스티누스 신국론에서는 사회, 경제, 정치문제에 대해서 관심 갖고 표명하고 책임지는 것을 사회적 사랑이라고 했는데, 정 추기경의 ‘정치적’ 발언에 대해 천주교 젊은 사제들에 이어 원로 사제들까지 ‘정치적으로’ 분노하고 있다.

이들은 현재 이구동성으로 정 추기경이 겸임하고 있는 서울대교구장 사퇴를 촉구 중이다. 한국 천주교 역사상 사제들이 교구장을 공개 비판함과 동시에 용퇴를 압박한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함세웅, 김병상 몬시뇰, 문정현 신부 등 천주교 원로 사제 25명은 지난 13일 오전 서울 정동 프란체스코 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 추기경의 말씀에 부끄럽고 비통한 심정을 금할 길이 없다”면서 정 추기경의 서울대교구장직 사퇴와 4대강 사업 중단을 촉구했다.

정 추기경은 지난 8일 “(천주교가) 4대강 사업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정 추기경이 주교회의의 구체적 결론에 위배되는 해석으로 사회적 혼란과 교회 분열을 일으킨 것은 분명히 책임져야 할 문제”라면서 “추기경은 용퇴의 결단으로 그 진정을 보여 주기 바란다”고 거듭 사퇴를 촉구했다.

함세웅 신부는 기자회견을 통해 “추기경직은 자의적으로 물러날 수가 없는 자리이기 때문에 서울대교구장 직에서 용퇴하라는 것”이라며 “이미 정 추기경은 은퇴 연령이 4년 지났고, 이번에 주교단의 의사에 반하는 발언으로 교회 공동체에 속하지 않았음을 자인했으므로 교구장 자리에서 물러나시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앞서 10일에는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이 추기경의 발언에 대해 “생명과 평화라는 보편 가치에 위배되는 발언이며 주교회의 결정을 왜곡했다”고 추기경의 발언을 반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