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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맥주맛’ 나고야 아사히공장 가보니…

[르포] 감탄사 나올 때까지 오감테스트…633ml병 하루 400만병 출하

전지현 기자 기자  2010.12.14 10:2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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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겨울로 들어서면서 갑자기 추워진 일본의 12월3일 오후, 나고야 아사히 맥주공장에 방문했다. JR추오라인 신모리야마역에 도착하면 시골스런 마을 속 한 가운데 저 멀리 ‘아사이’ 맥주 공장이 우뚝 서있다. 이곳이 바로 일본인 맛을 사로잡은 ‘아사히 슈퍼드라이’가 탄생하는 곳이다. 도보로 15분. 갑작스레 내린 비로 이미 어둑해진 오후 3시에 방문한 나고야공장은 이미 가동을 멈췄다. 하나둘씩 빠져나오는 공장직원들이 보인다. 하지만 맛과 향 등 음용을 담당하는 관능테스트 담당자는 여전히 자리를 지킨 채 까다로운 공정을 하느라 여념이 없다.

   
 아사히 나고야 공장은 '맛있다'는 소비자의 감탄사가 나올때까지 24시간 음용테스트를 진행한다.

“고객의 기대에 맞춘 ‘맛있다’라는 감탄사를 절로 나오게 하기 위해 맛과 향을 감시하는 오감 테스트를 매일 실시합니다. 각 공정에서 합격하지 못하 면 다음 공정으로 넘기지 않습니다.”

리나 칸마야시 나고야 공장 관계자는 “미래에 탄생할 ‘맛있다’를 위한 그들의 테스트는 24시간 이뤄진다”며 “1분에 1500캔을 생산하는 기계가동도 신선함을 강조하는 맥주 맛을 유지하기 위해 제한을 둘 정도”라며 자랑했다.

◆45년간 1위였던 ‘기린라거’ 단번에 넉다운시켜

   
아사히 맥주 나고야 공장은 1973년 일본 모리야먀 현에 설립됐다. 사진은 아시히 맥주 나고야 공장입구.
아사히맥주 나고야 공장은 1973년 일본 모리야먀 현에 설립됐다. 세계 최초로 옥외 발효숙성탱크의 개발을 비롯한 일본 최초의 캔맥주 발매라는 도전의 역사를 간직한 아사히맥주는 최고의 매출을 자랑하는 맥주 ‘아사히 슈퍼드라이’를 개발해 맥주 맛의 혁신을 불러왔다.

1987년 등장한 아사히 슈퍼드라이는 45년간 시장을 장악했던 기린의 ‘기린라거’를 단번에 넉다운시켰다. 맛이 깊고 무거운 기린라거와 달리 슈퍼드라이는 맥아 함량을 줄이고 부원료 비율을 높여 가볍고 산뜻한 맛으로 승부를 냈다. 그 결과 1997년 연간 판매량 1위를 쟁취하게 된다. ‘칼칼한 맛’이 주효했다.

   
일본인의 입 맛을 사로삽은 아사히 슈퍼드라이는 45년간 1위였던 ‘기린라거’ 단번에 넉다운시켰다.  
슈퍼드라이는 독일과 미국, 체코 등지에서 수입한 홉을 통해 쓰고 쌉쌀한 맛을 내고 캐나다, 오스트리아 등지에서 수입한 맥아로부터 달콤하고 고소한 맛까지 뽑아낸다. 

리나 칸마야시씨는 “일본인의 맛을 사로잡은 슈퍼드라이 아사히의 특징은 칼칼한 맛의 드라이함이다. 부드럽지 않으면서 씁쓸하지 않게 함으로써 소비자가 맥주를 마시며 목으로 넘기는 순간 칼칼한 맛이 맥주의 신선함까지 더해준다”며 “이는 수입 전 아사히 각 담당자들이 원산지에 방문, 다양한 카테고리의 기준에 맞춘 맛을 직접 체크하고 수입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3185 종류의 효모 직수입

100년 전통을 자랑하는 전통 맥주인 아사히맥주는 현재 일본 전역에 총 9개의 공장을 두고 있다. 이중 아사히 공장에는 490여명의 직원들이 30가지 아사히맥주 중 7종류를 생산한다.

공장 입구에부터 아사히의 그 유명한 옥외숙성탱크가 위엄을 드러낸다. 1탱크 당 400kl를 담을 수 있는 커다란 탱크가 140개나 우뚝 솟아 있다. 나고야 공장에서만 633ml 병이 하루에만 400만병 탄생한다. 

   
 공장 입구에부터 아사히의 그 유명한 옥외숙성탱크가 위엄을 드러낸다. 1탱크 당 400kl를 담을 수 있는 커다란 탱크가 140개나 우뚝 솟아 있다.
보리 수확 후 1~2개월간 저장한 후 발아시켜 맥아로 만들 때까지 약 10일. 당금공정(끓인 맥아와 부 원료를 섞은 후 여과해 뜨거울 물엿 상태로 만들고, 이후 맥즙에 넣어 끓이면 미성숙 맥주가 됨)을 거친 후 약 1주일간 발효시킨다. 그리고 또 한 번의 숙성이 지나면 맥주가 탄생한다. 이 과정에 첨단 기술과 세세한 품질 관리 체계를 확립했다는 것이 아사히공장의 자부심이다.

공장 관계자는 “맥주 효모의 종류와 숙성 도수에 따라 맥주의 맛이 달라진다”며 “아사히맥주는 생성공정 중 전 세계 3185 종류의 효모를 직수입해 사용하고 숙성 도수도 최대한 낮춰 칼칼한 맛을 찾았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