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부진-서현 ‘닮은듯 다른듯’ 경영스타일

완벽형 장녀 vs 전문가형 차녀…각각 사장‧부사장으로 경쟁

나원재 기자 기자  2010.12.09 18:08:46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보다 젊은 삼성’을 주문하면서 삼성전자 이재용 부사장의 사장 승진을 밝힌 삼성 이건희 회장. 그의 의중은 지난 3일과 8일에 있은 삼성 사장단 및 임원인사에 여실히 묻어났다. 새삼스럽지만 이러한 결과가 나오기까지 이부진 호텔신라 전무와 이서현 제일모직 전무의 승진에 관심이 자연스레 쏠렸다. 결과는 삼성가 ‘3세’의 경영 전면 배치. 삼성가 ‘우먼파워’의 핵심인 이부진, 이서현 자매의 닮은 듯 다른 마이웨이식 경영 스타일에 새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이 2011년 사장단 및 임원 인사를 사상 최대 규모로 발표했다. 삼성의 이번 인사는 21세기 변화를 선도하기 위해 그룹 최고경영진의 진용을 재정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삼성의 비전을 이끌 젊고 혁신적인 인물을 중용했다는 게 핵심이다.

   
 
그룹은 이러한 젊어진 조직과 함께 그룹 차원의 신사업 추진을 가속화하기 위해 사장단협의회 산하 조직을 통합하고 이를 뒷받침할 미래전략실을 신설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눈에 띄는 대목은 삼성가 3세들의 경영 전면 배치다. 이재용 부사장은 COO 사장으로 승진, 이부진 삼성에버랜드 전무는 호텔신라 대표이사 사장과 함께 삼성에버랜드 경영전략담당 사장, 삼성물산 상사부문 고문을 겸직하게 됐다. 이와 함께 제일모직 이서현 전무는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앞서 이건희 회장은 지난달 17일 당시 이재용 부사장의 사장 승진을 밝혀 이 사장의 그룹 내 역량 강화는 기정사실화 돼왔지만 이부진, 이서현 전무의 이번 승진은 삼성가 내 우먼파워를 다시 한 번 여실히 보여줬다는 평가다. 하지만 이들 우먼파워는 같은 듯 다른 마이웨이식 경영스타일을 보이고 있다.

◆이부진의 승부사 기질

그룹은 이부진 사장을 호텔신라와 삼성에버랜드의 수익성 개선 등 사업구조를 고도화시켰고, 앞으로 호텔신라의 글로벌 일류화를 추진함과 동시에 삼성에버랜드 경영전략담당 사장과 삼성물산 고문을 겸하면서 관련 사업 간의 시너지를 제고할 것으로 설명했다.

이 사장의 경영스타일은 한 마디로 ‘완벽형’이다. 일각에서는 이 사장을 두고 일 밖에 모르며, 남다른 발상과 분석력을 갖췄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때문에 승부사적 기질이란 평가도 자연스레 뒤따르고 있다.

이를 방증하듯 이 사장은 지난 2001년부터 호텔신라 경영전략 업무를 담당하며 전문성과 경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괄목할만한 경영 성적을 갱신해왔다.

이 사장은 삼성에버랜드 경영에 참여한 이후 각별한 관심을 갖고 경영 전반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도 잘 알려졌다.

특히, 이 사장은 최근 호텔롯데와의 루이비통 인천공한 면세점 유치 경쟁에서 승리를 거둔 것도 승부사적 기질이 발휘된 적절한 예로 평가받고 있다.

이 사장은 앞서 지난 2008년부터 루이비통 아르노 루이비통 회장을 직접 만나는 등 공을 들여왔다. 호텔신라 면세점은 이 사장의 유치 성공으로 전 세계 공항 중 루이비통이 처음 입점하는 면세점이란 타이틀을 얻게 됐다.

일례로 앞서 이 사장은 호텔신라에 직접 투숙하고 연회장 공사를 세 번이나 연기하는 등 완벽함을 기했다는 얘기는 여전히 회자되고 있다.

◆이서현의 현장 중심 전문가

이서현 부사장은 미국 파슨스디자인학교를 졸업, 이후 지난 2002년 제일모직 패션연구소 부장으로 입사했으며, 2005년부터 제일모직 패션부문 기획을 담당하는 상무를 역임했다.

이 부사장의 경영스타일은 한 마디로 전문성을 바탕으로 현장형이다. 이 부사장은 미국 패션디자이너협회의 위원일 정도로 패션 및 디자인에 정통한 것으로 알려졌고, 이를 바탕으로 이 부사장은 제일모직의 패션사업을 주도해왔다.

이 부사장은 그동안 미국 뉴욕에  디자인 스튜디오를 설립하고 글로벌 디자인 디렉터를 영입하는 등 회사 전반의 미래전략과 상품기획을 관장하는 등 기획 담당 임원으로 활동해왔다.

이 부사장은 또, 부드러우면서도 차분한 성격으로 직원들과 격의 없이 지내는 등 ‘스킨십’ 경영으로 안팎을 두루 살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