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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대우건설이 이룬 역사의 현장, 거가대교를 가다

세계최초 48m침매터널…곡선형 주탑, 사장교 설치

김관식 기자 기자  2010.12.05 12:2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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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지난 3일 오전 8시30분. 영하권으로 떨어진 서울을 뒤로 하고 도착한 곳은  부산권과 경남지역의 항공교통요지 김해공항이다. 이날 아침부터 이곳을 찾은 이유는 부산과 거제간을 잇는 역사의 현장 거가대교를 보기위해서다. 전날에 내린 비로 차가운 공기와 바람이 불었지만 날씨는 화창했다. 개통을 코앞에 둔 거가대교의 위용을 보기에는 손색없는 날씨다.
 
거가대교는 경상남도 거제시 장목면 유호리에서 부산시 강서구 천성동 가덕도 까지 총 8.2km 구간을 국내최초로 시도되는 해저침매터널과 사장교로 연결하는 대규모 토목사업이다. 규모로는 사장교 3.5km (주예비교 1.87km, 부예비교 1.65km)와 침매터널 3.7km, 육상터널·교량 1.0km로 구성돼 있다. 연결도로부터 전체구간은 ‘거가대로’, 사장교 구간은 ‘거가대교’, 침매터널 구간은 ‘가덕해저터널’로 공식명칭이 확정됐다.
   
대우건설이 약72개월 동안 건설한 거가대교가 오는 14일 개통한다.

지난 1994년 12월10일부터 2010년 12월까지 약 72개월 동안 공사기간이 소요된 거가대교는 개통이 시작되는 오는 12월14일 오전 6시부터 2050년 12월9일까지 무려 40년 동안 운영될 계획이다.

◆바다 속 최고 수심48m에 터널 설치

김해공항에서 대우건설 전용버스에 올라 산길의 가덕도 해안도로를 따라가던 중 우측 3시 방향에 웅장한 거가대교의 모습이 드러났다. 이 접속 도로를 따라 가면 거가대로 본선으로 진입하는 곳인 바다 속 해저터널 입구다.

부산에서 거제를 잇는 거가대교의 시작부분인 가덕해저터널은 대우건설의 핵심기술이 고스란히 배어 있다. 이 부분은 대우건설이 국내 최초로 침매공법을 사용해 부산시 가덕도와 중죽도 사이를 연결하는 총연장 3.7km의 해저터널로 세계 최장 길이를 자랑한다.

침매공법은 육상에서 제작한 콘크리트 박스 구조물을 부력을 이용해 물위에 띄워 설치지점으로 운반해 가라앉힌 후 수압차이를 이용해 구조물을 서로 접합시켜 터널을 완성하는 방법이다.

침매 함체 규모도 어마어마하다. 함체 1개 길이가 180m, 높이 9.97m, 너비 26.5m의 거대한 콘크리트 구조물로 무게만 4만5000톤~5만 톤에 달한다. 함체를 세우면 약 64층 규모의 아파트 높이에 함체 하나에 타설되는 콘크리트로 아파트 102㎡형을 기준 460가구를 지을 수 있다.

사실 이 같은 침매터널은 세계적으로 140여 건의 사례가 있어 일반화돼 있다. 그러나 대우건설이 시공한 침매터널은 세계적으로 의미 있는 터널로 알려지고 있다. 현장 규모와 난공사를 극복한 첨단 시공 기술을 바탕으로 세계에서 가장 깊은 48m 수심에서 침매터널을 건설했기 때문이다.

특히 가덕해저터널은 완공된 후 시공물에 대한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100년 이상을 견디는 반영구적인 다양한 설계를 적용했다. 침매터널 자체의 구조적 안정성에 대해서는 1000년 빈도의 파랑조건, 지진하중, 난파선박에 의한 충돌 조건 등이 설계에 반영됐고, SCADA(감시 제어 데이터 수집시스템), ITS(지능형 교통 시스템) 등 사용 중 사고발생의 경우에 대해서도 완벽히 대비했다.

대우건설 조봉현 침매터널 현장소장은 “침설작업은 함체가 설치될 위치에 대한 준설 및 기초포설 등 현장준비와 각종 장비 및 계측설비 설치 등 함체 준비 작업을 완벽하게 갖춘 후 기상예보를 통해 침설이 가능한 시간범위를 최종 확인한 후 침설작업을 결정했다”며 “세밀한 사전준비 및 확인 후 침설을 위한 함체운송이 결정된 순간부터 침설 및 초기안정화작업이 마무리 될 때까지 주야 연속으로 며칠씩 집중해서 작업을 수행을 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태풍과 외풍에 끄떡…주탑 위용

최고 수심 48m의 침매터널을 지나 해상으로 나오면서 눈앞에 곡선 다이아몬드형 주탑이 시야를 채웠다. 거가대로의 사장교 구간인 거가대교는, 거제도에서 저도를 지나 교량과 가덕해저터널이 만나는 중죽도까지 4.5km의 노선을 가진 해상교량이다. 교량구간은 158m 높이의 2주탑과 104m 높이의 3주탑 사장교, 그리고 4구간의 접속교로 이뤄져 있다.

거가대교는 국내 최초로 3주탑 사장교 형식이 도입돼 시공됐다. 특히 시공 환경이 열악한 외해조건을 고려해 구조물의 품질확보, 공기단축 및 환경오염 최소화 등을 위해 기초 케이슨, 교각, 바닥판 등 주탑을 제외한 모든 부재를 제작장에서 미리 제작한 후 해상장비를 이용해 운반 및 거치하는 ‘Precast 공법’이 적용됐다.

또한, 태풍과 풍랑이 거센 외해인 점을 감안해, 이 지역의 100년 빈도 풍속인 순간최대풍속 78m·sec(차량주행고도기준)에 저항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한반도를 상륙한 최대태풍으로 알려진 ‘매미’의 경우 순간최대풍속이 52m·s인 점을 감안하면 바람에 대해 충분한 안전성을 확보한 셈이다.

대우건설이 약72개월 동안 건설한 대규모 프로젝트 거가대교가 개통되면 부산~거제간 거리가 140km에서 60km로 80km 단축된다. 이에 따라 기존의 극심한 교통체증으로 인한 3시간 30분의 통행시간도 40분으로 단축된다. 특히 산업항만 물동량의 원활한 수송으로 시간·유류 등 물류비용이 획기적 절감되며 이로 인해 발생하는 편익비용만 연간 4000억원 이상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