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최근 야간 개장, 도로망 확충 등 외부적 요건들이 충족되면서 주말족 뿐만 아니라 당일치기 스키어들까지 가세해 스키장은 겨울 내내 수많은 인파로 북적이고 있다. 하지만 인기만큼이나 이로 인한 부상 역시 증가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스키나 스노보드 탈 때 주의해야 하는 무릎, 허리, 눈(目) 부상에 대해 알아보고 예방법에 대해 살펴본다.
◆스키로 인한 십자인대 손상, 타박상으로 오인해 그냥 방치하는 경우 많아
스키를 타다 흔하게 입는 부상이 바로 전방십자인대 파열이다. 십자인대는 관절을 지탱해주고 무릎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십자인대가 파열되면 무릎이 불안정해지고 결국 연골판 손상까지 이어진다. 이 같은 무릎 인대 부상은 장비와 관련성이 높다. 80년대 이후 이탈식 바운딩(부츠와 스키를 연결하는 장치)이 대중화되면서 전방십자인대 파열이 약 3배 이상 증가했다. 그 이유는 중심을 잃고 뒤로 넘어지는 과정에서 무릎이 구부러지고 스키판 끝날이 눈에 걸리면서 무릎에 내회전을 일으켜 전방십자인대가 끊어지기 때문이다. 바운딩이 풀리지 않아 그 충격이 그대로 무릎에 전달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이처럼 한번 손상된 인대는 저절로 회복되지 않기 때문에 손상 정도에 따라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문제는 십자인대는 손상돼도 1~2시간 지나면 걷거나 뛰는 등 생활하는데 크게 지장이 없기 때문에 방치가 쉽다는 것. 또한 인대 손상은 X-ray 진단으로는 확인 불가능해 적절한 치료를 받기가 어렵다. 실제 힘찬병원에서 X-ray로 진단 불가한 10~30대 관절 환자 중에서 28%가 전방십자인대 손상으로 나타났다.
한번 파열된 십자인대는 뼈처럼 시간이 지나면 자연적으로 붙지 않기 때문에 수술이 최선이다. 힘줄을 이용한 인대재건술은 무릎 안쪽 즉, 허벅지 뒤편에 있는 힘줄인 슬괵건을 채취해 전방십자인대로 복구하는 방법이다. 수술부위가 작고 회복도 빠른 편이다.
무엇보다도 십자인대 파열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운동 전 충분한 스트레칭이 중요하다. 근육이나 힘줄을 천천히 풀어주면서 유연성을 높여주고 보조근육을 강화시켜 주기 때문이다. 또한 자신에게 적합한 장비를 선택하고 보호장구를 과신하지 말고 안정한 라이딩이 중요하다. 넘어질 때는 △손을 뒤로 짚지 말고 △팔을 앞으로 뻗어 스키를 모으며 △손을 스키 위에 놓도록 주의해야 한다.
관절전문 힘찬병원 이수찬 원장은 “스키장에서 부상을 당한 경우, 함부로 움직이거나 환부를 건드리지 말고 부목으로 고정해 빨리 의료진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부상 후 2~3일 뒤 통증이 호전돼 방치하는 경우도 많은데, 별다른 증상이 없더라도 인대나 연골 손상이 없는지 진단 및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후유증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다”라고 조언했다.
◆스노보드, 무릎보다 허리 충격이 더 커
스노보드는 스키보다 부상의 위험이 더 크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스키와 달리 스노보드는 수직 방향으로 넘어져 엉덩이뼈와 허리에 금이 가거나 부러지는 등 척추 골절이 발생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넘어질 때의 충격이 그대로 엉덩이와 척추에 전해지기 때문인데 척추 골절은 심하면 하반신 마비까지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위험한 행동을 삼가고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 넘어질 때는 앉는 자세를 취하면서 서서히 주저앉아야 부상위험을 낮출 수 있고 넘어진 후에는 다른 스키어와의 충돌부상을 당하지 않도록 하고 안전한 곳으로 이동해야 한다. 또 부상 방지를 위해 헬멧이나 손목패드, 무릎패드 등 보호 장비를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스키장에서 충격으로 인한 척추 골절이나 급성디스크를 예방하기 위해선 적절한 체온을 유지, 근육과 인대가 위축되지 않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평소 허리가 약하거나 경미한 디스크 증상이 있던 경우는 특히 조심해야 한다. 옷을 따뜻하게 입어 체온을 유지하고 몸이 움츠러들지 않게 하는 것이 좋다. 설원으로 나가기 전 실내에서 ‘고양이 자세’ 등 간단히 할 수 있는 허리 스트레칭을 하거나 외출 전후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는 것도 경직된 근육들을 풀어주는데 도움이 된다.
척추전문 여러분병원 김정수 대표원장은 “겨울스포츠는 급성디스크 및 척추골절의 위험이 크기 때문에 준비운동을 충분히 하고 스키장에서의 안전요령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또 골절이나 급성디스크의 증상이 있을 경우 되도록 움직이지 않고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당부했다.
◆자외선 반사량이 높은 눈(雪)에 노출 시, 눈(目) 건강엔 치명적
스키와 스노보드 등 설원에서 즐기는 스포츠는 치명적인 시력손상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일반 아스팔트 지표가 자외선을 4∼11%정도, 진흙이 5∼8%정도 반사하는 반면, 스키장의 하얀 설원은 자외선의 80%를 반사시킨다. 반사된 자외선이 직접 눈에 닿을 경우 ‘설맹증’을 유발할 수 있다. 설맹증은 자외선에 의해 각막에 염증이 생기면서 일시적으로 시력이 상실되는 현상이다. 심한 경우 두통과 함께 눈이 시리고 눈물이 과도하게 나오면서 눈을 뜨는 것조차 힘들게 된다.
또한 강렬한 자외선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각막이 타는 ‘각막화상’을 입을 수 있으며, 백내장이나 망막염, 황반변성 같은 심각한 안 질환을 유발해 시력 상실에 이르게 될 수도 있다.
설원의 반사광으로부터 눈을 보호하는 가장 안전한 방법은 고글을 착용하는 것이다. 시력 보호를 위해서는 특히 UV코팅으로 자외선 차단기능을 강화한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스키나 스노보드를 즐길 때 고글은 주야에 관계없이 항상 착용해야 한다. 자외선이 아니더라도 찬바람에 계속 노출될 경우 각막에 무리를 줘 심한 충혈이나 안구건조증이 유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러브안과 박영순 원장은 “겨울철 자외선은 설맹이나 각막화상을 유발할 뿐 아니라 시력손상의 가장 큰 원인이 되는 백내장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 겨울 스포츠를 즐길 때는 반드시 고글을 착용해 눈을 보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설맹을 겪은 후에는 정밀한 안과검진을 통해 시력의 이상 유무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