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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 ‘중기상생정책 역주행’ 논란

입점 A사 ‘뜬금없이 계약해지’ 분통…타 대기업과 뒷거래의혹 제기

박지영 기자 기자  2010.12.02 17:4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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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대기업의 ‘끼리끼리 문화’가 도를 넘어 최소한의 상도의마저 무너뜨리고 있다. 외식프랜차이즈업체인 A사는 최근 황당한 일을 겪었다. 근 4년간 거래를 터온 현대백화점이 일방적으로 계약연장 해지를 통보해 온 것이다. 문제는 A사를 대신해 입점 하기로 한 곳이 모 대기업의 외식브랜드라는 점이다. 이번 사건을 두고 ‘대기업끼리 모종의 뒷거래가 있었던 것 아니냐’란 의혹마저 일고 있다. 내막을 살펴봤다. 

외식프랜차이즈업체 A사는 지난 10월 초 현대백화점으로부터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다. 목동 현대백화점에 입점해 있는 A사 매장을 11월 말까지 빼달라는 것이었다. A사는 2007년 여름부터 4년 간 목동 현대백화점 푸드코트에서 ‘왕만두’를 판매해 온 터였다.

   
 
현대백화점 측의 일방적 통보에 A사는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 7월 말 1년짜리 단기계약기간이 만료되긴 했지만 10월 초까지 아무런 안내가 없어 관례에 따라 계약이 자동갱신된 줄로만 알았던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과 입점사는 1년 단위로 단기계약을 맺는데 재계약을 원치 않을 경우엔 계약기간 만료시점 한 달 전에 해지통보를 하면 된다. 하지만 별다른 이야기가 없을 땐 통상 계약이 자동 연장됐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매장 입점… 대기업 ‘끼리끼리’

이번 재계약 사건을 둘러싼 의혹은 또 있다. A사에 대한 현대백화점의 계약해지 통보시점이다. 만일 현대백화점이 A사와의 재계약을 원치 않았다면 원칙대로 계약만료시점을 한 달 앞두고 해지통보하면 될 것을 왜 뒷탈을 남겼느냐는 것이다.    

이와 관련 현대백화점 측은 “계약만료를 한 달 앞둔 6월8일 ‘거래계약 해지의 건’이란 제하의 공문을 A사 앞으로 보낸 바 있다”며 갑작스레 A사에 계약해지를 통보한 건 아니란 입장을 고수했다.

하지만 A사 관계자는 “현대백화점 측이 보내온 공문은 일반적인 계약 만료를 알리는 공문이었을 뿐 해지와는 다르다”며 이번 사건과 관련 또 다른 의혹을 제기했다.

A사 관계자는 “우리 목동 현대백화점 매장에 들어오기로 확정된 OOOOO(모 대기업 외식브랜드) 관계자를 매장순찰 때 본 적이 있다. 그 관계자 왈 ‘우리 회사 높은 분과 현대백화점 고위층과 친분 있는 사이다. 우리가 차근차근 현대백화점에 입점한 너희 매장을 먹을 테니 긴장하라’더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실제 OOOOO는 일산 킨텍스 현대백화점에만 입점 돼 있는 상태다.

◆A사 매장철수 진짜 이유는?

현대백화점과 A사간 얽히고설킨 진실공방 속에 현대백화점 측은 A사를 퇴출한 진짜 이유에 대해 △저조한 맛평가 △매출부진을 꼽았다.

하지만 A사 측은 현대백화점 측의 이 같은 퇴출이유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우선 맛 평가의 경우 고객이 아닌 현대백화점 직원이 함으로써 다분히 주관적이란 입장이다.

이와 관련 A사 관계자는 “계약해지 요건 중 하나가 맛이라고 한다면 매장 입점이 확정된 OOOOO도 문제가 된다”며 “A사 메인실장이었던 B씨가 OOOOO 왕만두 담당으로 갔기 때문”이라고 꼬집어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현대백화점이 또 매출부진을 이유로 들었는데 그건 작년 매출이 과거에 비해 워낙 좋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계약해지 사건과 관련 A사 대표는 “시시비비를 가리자니 타 지역 현대백화점에 입점해 있는 매장에까지 해를 끼칠 수 있어 현재 대화로써 풀어가려고 한다”며 확대재생산 되기를 바라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