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 경제] 전남 순천시가 재난관리 체계와 재해취약시설 관리가 엉망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지형적인 여건 등으로 상습침수지역을 집값이 하락한다는 이유를 들어 자연재해(침수)위험지구로 지정.고시하지 않아 그 피해가 지속되고 있고, 앞으로도 재해위험에 노출되어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순천시에 따르면 하천수위보다 낮은 저지대에다 하수도 단면 부족 등으로 국지성 호우로 인해 침수피해가 잦았던 순천시 북부시장 주변과 상습침수지역 17개소에 대해 자연재해(침수)위험지구로 지정.고시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최고 수직고 30m, 종단길이 150m, 평균경사도 80도인 순천시 저전지구 등 산사태위험지역 3개 지구 역시 자연재해(붕괴)위험지구로 지정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재해 발생할 우려가 있는 지역에 대한 정비계획을 수립.시행하지 못하게 되어 2009년 7월 집중호우로 상가 30동이 침수되었고, 2007년 8월엔 산사태로 주택 3가구 파손, 아파트 진입로 토사유입 등으로 1억6,500만 원 규모의 피해가 발생했다. 앞으로도 재해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는 상태다.
최근 순천시 상습침수지역 피해 현황을 보면 2007년 7월에 이어 2009년 7월 발생한 집중호우로 인해 △북부시장 주변(상가침수 30동) △순천의료원 주변(상가침수 12동) △철도운동장 주변(주택침수 1가구, 상가침수 1동) △역전시장 주변(상가침수 10동) △이마트~구암마을(주택침수 12가구) △한경아파트 주변(주택침수 30가구, 상가침수 50동, 공공시설침수 1개소) △순천시청 별관 주변(상가침수 20동) △종합버스터미널 주변(상가침수 20동) △동천변 일원(주택침수 16가구) 등 그 피해가 수억 원에 이른다.
순천시는 자연재해위험지구로 지정될 경우 집값 하락 등으로 인한 민원 발생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지정.고시를 미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연재해대책법’에 따라 상습침수지역 등 재해발생 우려가 높은 지역을 자연재해위험지구로 지정하고 이에 따른 정비계획을 수립하여 정비.점검.관리하도록 되어 있지만 순천시는 계속되는 호우피해에도 이를 소홀히 한 채 수수방관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순천시는 자연재해에 영향을 미치는 행정계획을 수립.확정하거나 개발 사업을 인허가 할 경우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상 ‘지역재난안전대책본부장’과 재해영향의 검토에 관해 사전협의토록 되어 있으나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 더구나 2009년 7월 이후에는 ‘검토위원회’조차 구성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그 결과 ‘서면구상골프연습장 조성공사’(면적 3만 2,607㎡, 사업비 15억 6,781만 원)의 경우 강우 시 토양에 빗물이 침투되는 정도를 토양상태에 따라 개발 전.중.후에 각각 다르게 적용해야 하는데도 토양상태와 상관없이 일률적으로 적용했다.
또 가배수로, 침사지 계획 및 사업지구 외의 유출 우수관거에 대한 내용이 없으며, 사업장 종단도(縱斷圖)가 없어 사면현황을 파악할 수 없는 지경에 놓였다.
특히 ‘2013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면적 881,155㎡) 공사의 경우 가배수로의 제원(諸元)이 없고, 임시침사지 산정 시 적용한 홍수유출량이 각각 다른데도 이에 대한 검토의견이 없어 자칫 국제행사장이 물난리로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순천시의 안전 불감증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사전재해영향성 검토협의결과에 대한 조치계획를 무시하고 공사를 강행한 경우도 발생했다.
‘장대공원 조성공사’(면적 44,060㎡)의 경우 2009년 3월 ‘지역재난안전대책본부’로부터 공사에 따른 흙탕물이 주변 배수로에 유입되지 않도록 포장재를 이용하여 절토.성토사면의 보호조치를 할 것 등을 내용으로 하는 사전재해영향성 검토협의 결과를 통보받고도 조치하지 않는 등 장대공원 조성공사 등 6개 개발 사업장은 통보받은 날로부터 30일이 경과하였는데도 조치계획을 수립.통보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순천시는 “자연재해위험지구 지정은 큰 의미가 없다. 침수 예상지역에 담당직원을 배치하는 등 사실 상 관리를 하고 있다.”며 “감사원 지적사항에 대해 하나하나 진행사항을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순천시는 재해지역을 ‘사실상 관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침수예상 지역에 근무자를 배치하고 지켜보고 있는 것이 ‘책임 있는 관리’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상습침수지역으로 재해발생 우려가 높은 지역을 자연재해위험지구로 지정하고 이에 따른 장기 정비계획을 수립하여 관리해야할 순천시가 뒷짐 지고 있는 사이 지역민들은 비만 오면 가슴을 쓰러내려야 할 처지에 놓여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