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일본 교토(京都)에 있는 니시혼간지는 정토진종의 본산격인 절이라 규모가 상당하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문화제도 있어 불교 신자 외에도 교토를 찾는 관광객들도 많이 들르는 곳이다.
그런 니시혼간지인데, 본당에 들어서는 중에 한국에서는 보기 어려운 광경이 있다.
일본 교토(京都)에 있는 니시혼간지. 정토진종의 본산격인 절이다. 한 참배객이 참배 후 자신의 신발을 비닐봉지에서 꺼내고 있다. |
고육지책으로 신을 벗고 들고 들어가게 돼 있는데 그 휴대용 방법으로 비닐봉지를 쓰고 있다.
그런데, 우리 같으면 일회용 비닐봉지를 쓰고 나가는 쪽에서는 그걸 버리도록 휴지통이 있을 법 한데, 이 절에서는 구깃구깃한 비닐 봉지들을 회수해 두고두고 쓰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앞 사람이 참배 혹은 관람을 마치고 반납한(신발을 빼낸) 봉지를 큰 통 안에 다시 넣으면 다음에 입장하는 사람이 이 중 하나를 집어 자기 신을 담아 들고 본당 안으로 들어가게 돼 있다.
과문한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우리의 경우에는 음식점 등에 자기 신을 들고 들어가야 하는 경우가 많지 않고 오히려 천 등 비닐봉투보다 윗길의 재질을 쓰면 모를까 이렇게까지 한두 푼에 연연하는 모습을 보이지는 않는 것으로 알고 있고, 또 그런 정서가 일반 상식으로 돼 있다.
아마 개인 점포도 아니고 경주나 부여 같은, 한국의 얼굴에 해당하는 곳에서 이렇게 하자고 누군가 제안했으면 오히려 국격을 깎느니 해서 말이 많았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지나친 일일까.
근래에 대형 마트에서 비닐봉투를 전면 금지한다 하여 반발이 적지 않다. 그나마 오래 전에는 무상으로 주던 것을 얼마 전에는 상징적인 액수만 받고 내주면서 대신 다시 가져오면 환불을 하도록 조건을 달았었다. 하지만 도대체 회수가 되지 않고 환경오염의 주범이 된다는 지적이 많아 결국 종이봉투 전면 도입으로 가닥을 잡은 것이다. 물론 종이봉투의 재질이나 휴대의 용이성, 내구성 등 여러 면은 비닐봉지의 그것에 비해 불만스러운 부분이 적지 않다.
하지만 그간 일단 이같이 무심히 낭비돼 온 비닐봉지 문제를 낱개로 보자면 한두푼의 저렴한 물건일 수 있고, 또 편의가 오염 유발의 그것을 넘을 수 있으나, 모아놓고 보면 엄청난 낭비이자, 큰 오염원일 수 있다.
여담이지만, 경제학 일각에서는 경기의 좋고 나쁨을 비닐봉지나 포장지 같은 일시적인 부수적 소비재의
한 나라의 자랑인 유네스코 문화재 앞에서도 비닐봉지를 돌려쓰는 일본과, 종이봉투를 쓰기도 불편하고 그렇다고 장바구니를 들고 다니긴 더 싫다는 불평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비닐봉지 쓰고 내 버리기를 일상화해온 우리나라 사이엔 당연히 큰 경제적 지출 차이가 있을 것이고, 그런 차이도 양국 경제력 차이의 한 부분을 차지하는 게 아닌가 생각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