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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도 인생도 무죄다’

희망을 주는 ‘진정한 광대’로 살고 싶다...가수 변지훈의 인생 고백

오승국 기자 기자  2010.11.30 09:4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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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씨 가훈(顔氏家訓)'에 인용된 오서오능(鼯鼠五能)이란 말이 있다.날다람쥐의 다섯 가지 재주는 이것저것 하기는 해도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것이 없다는 뜻으로 여러 가지를 조금씩 잘하는 것은 한 가지에 집중하느니만 못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뜻을 바꾸고 있는 주인공이 있다. 가수에서 방송 진행자, 리포터. 또 나이트클럽 연예부장에서 사업가로 변신을 거듭하던 그가 이젠 오지랖의 극치를 보이듯 자신의 인생과 삶의 궤적을 노래한 책 한권을 냈다.

‘인생은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한번 해보는 것’이라 말하는 가수 변지훈이 그 주인공이다. ‘가수’라는 꿈을 꾸며 ‘가수’라는 이름으로 살아온 지도 어느덧 30년이 지났다.

‘팔방미인(八方美人)처럼 재주가 많으면 먹고 살만한 길이 많다.’라고 바꾸고 싶어 하는 가수 변지훈이 쓴 ‘사랑도 인생도 무죄다’ 자서전을 들여다봤다.

◆ 변지훈 설중매와 참으로 닮았다.
   
 

하루 첫 시작은 만남으로부터 시작된다. 인생의 전체가 만남의 연속이며 그 만남으로 삶은 엮어지는 것인지 모르겠다. 만남을 끝맺는 날이 생을 마감하는 날이 아닐까 싶다.

가수 변지훈을 보면 유독 만남과 인연으로 인해 실패를 맛보고 역경과 싸우며 쓴맛을 봐야했고, 또 그 속에서 웃고 기뻐했고 삶의 희망을 낚았다. 어쩜 만남과 그리도 많이 엮여 있는 것일까?

변지훈은 자신의 분신 같은 앨범 4집까지 낸 분명 가수다. 숱한 세월을 ‘가수’라는 꿈하나로 버티어왔다.

그런 그가 생뚱맞게 ‘사랑도 인생도 무죄다(변지훈 지음, 김재홍 펴냄, 생각나눔, 1만5,000원)’ 라는 자서전 적인 책을 냈다.

언제나 어머니 품속 같은 모악산 북쪽 자락에 자리 잡고 있는 전북 김제시 금구면에서 태어난 가수 변지훈은 책 서두에서 그리운 향수를 토해내며 시작한다.

고향에서 가난과 함께하며 살던 아버지, 어머니를 생각하고, 또 그 속에서 달콤했던 유년시절을 회상해 본다.

주체할 수 없는 끼를 발견하고 무작정 상경한 서울생활에서 인생의 밑바탕을 경험하게 된다. 매일 잠자리를 걱정해야 했고, 죽음보다 더 무서운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을 매일 치러야 했던 서울 생활.

술집 웨이터, 김밥장사, 코미디언, 무명 가수...

어찌 보면 그때 지금까지 변지훈을 있게 한 근성을 키웠는지도 모를 일이다.

가수가 되겠다는 막연한 생각만 할 것이 아니라 정식으로 프로 무대에 도전하고자 수많은 시행착오를 반복하며 마침내 꿈에 그리던 1집 타이틀 곡 ‘빗속의 여자’가 수록된 음반을 발표한다.

하지만 현실의 벽은 참으로 높았다. 생각과 현실은 너무도 많은 차이가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변지훈은 그때를 ‘마음은 새까맣게 타들어 갔고. 자신감은 점점 잃어갔다.’고 회고한다.

변지훈은 자신을 설중매와 참으로 닮았다고 이야기한다. 하얀 설경에 붉게 핀 매화. 어떠한 절망 속에서도 꿋꿋한 열정으로 버텨내는 모습이 많이도 닮았다.

그래서 일까 힘들고 고통스러운 과정에서도 가끔 행운의 여신이 다가왔다.

그 여신은 금전적인 문제, 그리고 기회, 절망의 순간마다 신기하게도 변지훈을 강하게 단련시키고 일으켜 세워주었다고 의미심장해 했다. 그것도 전혀 생각지도 않은 사람들이 행운의 여신이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모든 것이 만남으로 시작된 인연 때문이었다. 이렇게 숱한 세월동안 고난과 역경을 견디며 살아온 길이 어느덧 4집 ‘사랑은 무죄다’ 음반을 낸 가수가 되어 있었다.

가수 변지훈은 이제는 감히 말할 수 있다. ‘나는 진짜 프로 가수로 거듭났다’고...

◆ 인간관계에 히든카드는 없다

가수 변지훈이 존재할 수 있기 까지 그를 지탱하게 했던 것은 인간관계다.

그는 인간관계를 맺는 좌우명으로 ‘사람의 만남 사이에 히든카드는 있을 수 없다’고 말한다. 또 그는 독자들과 공유하고 싶다는 뜻과 함께 메모노트에 적혀 있는 좌우명을 소개했다.

‘사람은 언제 어느 곳에서 어떤 모습으로 만나게 될지 모른다. 힘들고, 어려울 때 따뜻한 말 한마디라도 건네는 사람, 진심으로 나를 위해 걱정해주는 사람이 진정 나에게 소중한 인연이 아닐까 싶다.’

◆ 변지훈의 행복론

변지훈이 말하는 행복은 무엇일까?그는 지금보다 옛날이 훨씬 추억도 많고 행복했던 것 같다고 회고한다. 비록 지금처럼 풍족하지 않은 시절이었지만 더 행복했다고 말한다.

돈이 많고 적고의 문제로 행복을 논하기 보단 마음이 얼마나 풍요로운가에 따라 행복의 잣대를 맞춰야 한다는 그의 생각이고 보니 당연한 해답인 것 같다.

그래서 변지훈의 행복론에서 “자신이 처한 상황에 맞는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나만 행복해야 한다는 욕심에서 벗어나 나보다 어려운 사람에게 가진 가장 나누어주는 여유로움이 지녀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한 “목표가 정해지면 지금 내가 가장 먼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찾아내서 냉철한 판단력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처음 시작하는 자세로 임하는 것이 바람직한 일이다”고 세뇌시키고 있다.

◆ "사랑은 무죄다"

‘사랑은 무죄다’는 가수 변지훈의 4집 타이틀곡이다. 이미 고인이 된 작곡가 김성주 씨와의 인연으로 변지훈을 꼭 닮은 노래를 갖게 된 것이다.

오랫동안 친구로 지냈던 작곡가 김성주 씨가 “가수가 이 정도의 노래를 가지고 다니면 최소한 자존심은 상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과 함께 하사한 노래기에 더욱 애착이 가는 곡이다.

‘사랑은 무죄다’는 곡의 녹음을 끝내고 너무나 행복한 마음에 몸서리쳤던 기억이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이 노래를 무대에서 부를 때면 객석 반응은 뜨거웠다. 최고의 순간을 맛보기도 했다. 가수 변지훈과 딱 어울리는 노래라는 사실은 누구도 부정하지 않았다.

가수 변지훈에게는 ‘사랑은 무죄다’라는 노래가 가수로써의 자존심이다. 그래서 그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기회가 되면 목청껏 혼신을 다해 부른다.

◆ 희망을 주는 광대이고 싶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어떤 일이든지 노력하여 최선을 다한 뒤에 하늘의 명을 기다리는 가수 변지훈은 행복한 사람이다.

“오늘까지도 변함없게 만드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일에 대한 ‘끊임없는 열정’이며, 그 열정은 삶의 또 다른 이름이자 나를 지탱하게 하는 힘이다.”라고 말하는 그는 “가수로써 아직도 꿈이 있고,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부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사람이다. 내 인생이 다 하는 그날까지 많은 사람들과 팬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진정한 광대로 살고 싶다.”고 말한다.

끝으로 가수 변지훈이 지금까지 발표한 ‘빗속의 여자’, 아름다운 약속‘ 등 앨범들을 소개하는 것으로 자서전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