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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M 판매업체 책임 ‘구멍’ 심각

무늬만 자사상표 이물질 사고 터지면 ‘나 몰라라’ 태반

조민경 기자 기자  2010.11.29 13:5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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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식품기업 A사 제품에서 이물질이 발견됐다. 그런데 제조업체는 B사다. A사는 B사가 제조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것이다. 이 경우 A사는 제품에 이물 등을 검사하는 위생관리상태 점검·관리를 할 의무가 없을까?
 
식품업체(판매영업자)들은 제품을 자체 생산해 판매하기도 하지만 A사처럼 주문자위탁생산(OEM) 방식도 활용하고 있다. 주문자위탁생산은 주문자상표부착생산이라고도 하며, 식품업체가 제조업체에 자사가 요구하는 상품을 제조하도록 위탁해 완성된 상품을 자사 브랜드로 판매하는 방식이다. 즉, 제조는 위탁받은 제조업체가 하지만 유통·판매는 위탁한 식품업체 브랜드를 달고 판매되고 있다.

◆이물 발견시, 유통·판매 금지 및 회수조치로 끝

식품업체가 제조·판매한 제품에서 이물이 발견될 시 식품업체가 책임을 지고 있다. 단, 유통과정에 있어서는 책임소지가 달라진다.

그러나 주문자위탁생산 제품에서 이물이 발견될 시 제조업체는 품목제조정지 조치를 받게 된다. 반면 식품업체는 해당 제품에 대해 회수·폐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이물 등 위생관리에 소홀하다. 이물 발견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위생상태관리 점검·관리 의무가 식품업체에는 없기 때문이다. 

   
이물이 발견된 주문자위탁생산(OEM) 제품들. 동원산업(주)의 바로먹는동원참치회와 (주)올가홀푸드의 유기농블루베리잼(좌측부터).
올해만 해도 주문자위탁생산 제품에서 이물발견 사례가 여러 건 발생했다.

동원산업(주)가 위탁생산한 바로먹는동원참치회를 비롯해 롯데쇼핑(주)의 와이즐렉아몬드초코볼, (주)올가홀푸드의 올가양념깻잎 등에서는 세균수가 기준치를 초과했다. (주)올가홀푸드가 위탁생산한 유기농블루베리잼에서는 유리조각이 발견됐다.

이 제품들의 이물 발견으로 식품업체와 제조업체에 취해진 조치는 유통·판매 금지 및 회수조치다. 발견된 이물 종류에 따라 품목제조정지일 등 차이가 있다.

기생충 알, 금속, 유리 등이 혼입될 경우 제조업체에 시정명령과 함께 당해제품을 폐기해야한다. 칼날, 동물의 사체(쥐, 바퀴 등)가 발견될 경우 품목제조정지 해당제품을 폐기하고 품목제조정지 7일을 이행해야한다. 그 외의 이물이 나올 시 시정명령이 내려진다. 이 같은 1차 위반 이후 2,3차 위반 시에는 품목제조정지일이 늘어나게 된다.

◆식품업체 위생관리상태 점검·관리 의무화…아직 부족

현재 식품업체에 대한 행정 처분은 영업정지만 이뤄지는 등 미약한 실정이다.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청(이하 식약청)은 지난 6월 주문자위탁생산 제품 등 위탁생산한 제품을 판매하는 영업자의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종합대응방안을 마련했다.

특히 종전에 품질에 대한 책임 없이 자사상표를 부착해 판매하는 식품업체(판매영업자)의 위생관리상태 점검·관리를 의무화하는 시행규칙 개정을 추진했다. 제조업체에 대해 행정처분이 강화된 것은 품목제조정지일이 늘어난 것이다.

식품업체 즉, 유통전문 판매업자에게는 위탁한 제조가공업체에 대해 식약청이 정하는 분기별 1회 이상 위생점검관리 의무가 생기게 됐다. 이 같은 내용의 식품위생법 시행령 개정안은 지난 7월20일~8월13일 입법 예고됐다.

그러나 식품업체에 강력한 행정처분 없이 단지, 위생점검관리 의무가 철저한 이물 관리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