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아무리 타인의 시선을 잘 의식하지 않고 개성대로 사는 쪽으로 시대 조류가 변형되고 있다지만, 아직은 여론이라든지 이목이라는 단어를 의식해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아울러, 어떤 조합(컴비네이션)의 경우에는 몇 년 후에 혹은 어느 시점 이후 꺼내들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 것인데 하필 ‘때’가 좋지 않아 이상하게 보이는 경우도 왕왕 있다.
1996년 히트곡 중에 ‘주주클럽’의 ‘16/20’이라는 노래가 있었다. ‘아이 야 야야 쇼킹 쇼킹 아이 야 야야 쇼킹 쇼킹’이라는 구간이 반복되면서 귀를 잡아당기는 일명 후크(Hook)송의 1세대격에 해당하는 곡인데다, 남자가 16살, 여자가 20살인 파격적인 설정 때문에 고민하는 내용이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나 이제 16살 너 20살이야 넌 전화로 내 나이라 말을 했잖아 give me love’라는 가사는 자기보다 한참 어린 데다 심지어 미성년인 상황에 대한 충격적인 상황을, ‘널 보는 이런 내 마음을 넌 이해해야만 해’라는 부분은 세간의 평가를 의식, 사회적 존재로서의 인간다운 결정을 내리는 여성 시적 화자의 결단을 노래한다.
물론 ‘파격’에 대한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바로 ‘하지만 지금은 싫어도 언젠가 니가 더 컸을 때’라는 조건절이다. 이 시적 화자는 그 때를 기다리겠다며 그땐 내가 널 붙들지 모른다는 가능성을 열어두는 성숙성과 개인의 욕망을 적절히 혼합할 줄 아는 마무리를 시도한다.
하물며 20살짜리 여성도 이 같은 슬기로움을 보이는데, 이런 기초적인 판단을 못하는 나잇값 못하시는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모여 있는 곳이 최근 발견돼 세간의 화제를 모으고 있다. 바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1번지, 국회다. 서해도서에 대한 북측 포격 도발로 국민들이 불안해 하고 있고, ‘생떼같은’ 우리 젊은 군인들이 주검으로 변했는데도 이들은 슬그머니 자기들 세비를 올리는 안을 손질하는 모습을 보였다.
세비를 올리는 게 일반론적으로 나쁘다는 게 아니다. 하지만 도발에 대한 대응 미비 논란으로 국방부장관이 경질됨은 물론 최고 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의 자질론마저도 불거지는 비상 시국이다. 무엇보다 29일 아
이런 적을 맞아 전면전을 치를 수도 있는 중에 자기 호주머니 사정을 논하는 것은 어느 나라 지도층의 태도인지, 국회의원들의 정신연령은 20보다 16에 가까운 것이 아닌지, 걱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