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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신동빈, 후계자 과연 유력한가?

[50대 기업 해부] 롯데제과 지분구조·후계구도

전지현·조민경 기자 기자  2010.11.29 10:3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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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국내 대기업들은 대내외 경제 상황과 경영 방향에 따라 성장을 거듭하거나, 반대로 몰락의 나락으로 떨어지기도 한다. 세계적으로 내로라하는 기업일지라도 변화의 바람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2, 3류 기업으로 주저앉기 십상이다. 기업은 끊임없이 ‘선택’과 ‘집중’을 요구받고 있다. 국내 산업을 이끌고 있는 주요 대기업들의 ‘선택’과 ‘집중’을 조명하는 특별기획 [50대기업 완벽 대해부] 이번 회에는 롯데제과를 조명한다. 그룹의 태동과 성장, 계열사 지분구조와 후계구도 등을 두 차례에 걸쳐 살펴본다.

롯데그룹의 모태가 되는 롯데제과의 지배구조를 살펴보면 총수일가 및 계열사의 지배력이 막강하게 형성되어 있다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하지만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은 80세가 넘는 나이에도 여전히 롯데그룹을 비롯한 롯데제과의 주요직책을 맡고 있어 신동빈 부회장으로의 경영2세에 대한 승계가 임박한 것이 아니냐는 재계의 관측을 일축하고 있는 모양새다.

2010년 9월말 롯데그룹 계열사 72개 중 상장사는 8개사, 비상장사는 64개사다. 대표적인 계열사로는 롯데알미늄(주), 롯데건설(주), (주)롯데호텔, 대홍기획(주), 롯데칠성음료(주), (주)롯데삼강, (주)롯데미도파, (주)코리아세븐 등이 있다.

◆신 회장, 후계구도 여전히 골몰중?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은 삼남매를 두고 있다. 그룹의 모태이자 핵심인 롯데제과는 지분 17.71%를 신 회장을 비롯한 삼남매가 골고루 보유하고 있다. 2010년 9월 기준, 신 회장은 6.83%를 소유해 3대주주로 등재돼 있고 차남 동빈 롯데그룹 부회장이 4.88%(4대주주)를, 일본 롯데를 이끄는 장남 동주 부사장이 3.48%(5대주주), 영자 롯데쇼핑 부사장이 2.52%(8대주주) 등을 갖고 있다. 

신격호 회장은 지난 2001년까지 롯데제과 지분 15.49%를 보유한 최대주주였다. 하지만 지난 2000년부터 그룹 핵심계열사인 롯데제과의 지분을 자식들에게 넘겨주기 시작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
2001년 12월 들어 차남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6020주)과 신영자 롯데쇼핑 부사장(3840주), 장남 신동주 일본롯데 부사장(3840주)에게 총 1만3700주를 매도했다. 신 회장은 이어 2003년 3월26일부터 사흘간 롯데제과 주식 1만7000주(1.19%)를 세 자식들에게 양도했다.

이로써 신영자 사장과 신동주 사장의 롯데제과 지분이 각각 2.5%, 3.48%로 늘어났고, 신동빈 부회장은 4.88%로 증가한 보유주식을 지금껏 유지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신 회장은 세 자식들에게 롯데제과 지분을 나눠준 셈이다.

하지만 신격호 회장은 지난 2004년 10월 정책본부 본부장을 맡기면서 그룹경영에 차남인 신동빈 부회장을 투입시켰지만 여전히 경영일선에선 물러서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롯데그룹의 유력한 후계자로 꼽히는 신 부회장은 경영승계를 앞두고 입지를 확고히 하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인 듯 지난 2년여 동안 4조원 이상을 국내외 M&A에 투자하는 등 적극적인 경영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말 금호그룹의 유동성 위기가 무리한 M&A 때문이라는 교훈을 업계에 주듯 ‘승자의 저주’로 이어질 수 있는 신 부회장의 행보를 바라보는 우려 섞인 시선도 많다.

롯데제과의 주식을 보유한 것은 롯데그룹의 주요 계열사들도 있다. 최대주주는 지난 1966년 설립된 종합 포장 소재기업인 롯데알미늄(지분 15.29%)이고, 롯데장학재단은 8.69%로 2대 주주이다. 이 외에도 (주)호텔롯데(3.21%, 6대주주), (주)롯데미도파(2.96%, 7대주주) 등 롯데그룹의 순환출자구조를 이루고 있는 계열사들이 롯데제과 지분을 갖고 있다.

한때 신격호 회장과 우애가 깊었던 신준호 푸르밀 회장은 1998년 12월까지 1만8856주로 1.33%를 소유했지만 2001년 12월부터 56주를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

신 푸르밀 회장은 당시 롯데그룹 부회장이었다. 1996년 서울 양평동 소재 롯데제과 부지 38만평 소유권을 놓고 한바탕 싸움을 벌이면서 형제간의 불화는 시작됐다. 미운털이 박힌 신준호 회장은 결국 롯데에서 밀려나 푸르밀이라는 회사를 설립한다.

신 회장이 신준호 회장에게 이 땅을 명의신탁 했는데 나중에 신준호 회장이 부지 소유권을 주장한 게 발단이었다. 2004년 6월에는 사돈인 최병석 전 회장이 대주주로 있던 부산지역 소주 업체인 대선주조를 600억원에 사들였다가 2007년 11월 3600억원에 되팔아 막대한 시세차익을 남긴다.

한편, 신격호 회장의 여동생인 신정숙씨는 롯데제과 주식 36주를 보유했었다. 그녀는 지난 2009년 2월 13일 친손주인 최선원(만7세)ㆍ성현(만4세)군에게 각각 21주, 15주를 넘겼다. 2010년 11월26일 현재 롯데제과 1주당 가격은 135만1000원이란 점을 감안하면 손주에 대한 신 여사의 지극한 사랑이 엿보인다.

◆결손기업 증여…자식들이 수혜자

2006년 2월 롯데그룹이 역대 최대 규모인 126명의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그 중 롯데제과 대표이사에 김상후 전 롯데리아 대표이사가 임명되면서 공동 대표이사인 신동빈 후계 체계를 굳혀나갔다. 현재 신 부회장은 롯제제과 대표이사를 겸하며 한국 롯데그룹 경영을 해나가고 있다.

롯데그룹은 롯데쇼핑→대홍기획→롯데정보통신→롯데쇼핑의 순환출자구조로 이뤄졌다.

이 상황에서 2007년 12월31일 신격호 회장은 결손기업에 증여를 했다. 그러나 이들 결손기업들이 대부분 신 회장의 자식들이 대주주로 있거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곳으로, 편법증여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신 회장은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롯데건설 등 상장사 지분을 롯데미도파, 롯데알미늄, 롯데브랑제리, 롯데후레쉬델리카 등에 증여했다. 신 회장이 증여한 주식 평가액은 이들의 결손금액에 상당하는 약 2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증여를 받은 롯데미도파의 최대주주는 롯데쇼핑이고, 롯데쇼핑 최대주주는 신동빈 부회장이고 2대주주는 신동주 부사장이다.

당시 롯데알미늄의 지분은 일본 롯데상사가 84.5%, 신격호 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인이 15.5%를 보유하고 있었다. 롯데알미늄은 롯데제과 지분 15.3%, 롯데칠성 8.4%, 롯데건설 10.7%, 롯데상사 6.2% 등을 보유해 롯데그룹 지배구조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 신 회장은 롯데알미늄에 롯데건설 지분을 증여하고, 롯데미도파에 롯데알미늄 지분을 줬다. 이는 롯데미도파를 통한 롯데알미늄 지분 확대로 신동빈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 강화에 힘을 실어준 것이다.

이번 증여로 롯데제과→롯데칠성→롯데쇼핑→롯데미도파→롯데제과/롯데칠성 등 순환출자 형태가 오히려 강화됐다.

◆롯데제과의 과감한 M&A 전략

현재 롯데제과는 김상후 사장을 필두로 과감한 M&A 전략을 펼치고 있다. 롯데제약의 지분 100%와 기린식품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이 외에도 롯데자이언츠의 지분 30%, 코리아세븐의 16.6%, 롯데칠성음료 11.4%, 롯데삼강 9.8%, 롯데후레쉬델리카 9.0%를 갖고 있다.

   
롯데제과 본사.
국내 제과시장 점유율 1위에 만족할 수 없는 롯데제과는 ‘오는 2018년까지 국내 3조, 해외에서 4조5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해 글로벌 아시아 NO.1 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안고 해외시장 공략을 위해 해외업체 인수합병(M&A)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그 일환으로 지난 2004년 5월 인도 현지 기업인 패리스社 지분 80%를 인수해 롯데 인디아를 설립했다. 이후 껌과 캔디류, 초코파이 공장을 설립해 인도 내 제과시장 점령에 시동을 걸었다. 이후 롯데제과는 2008년 3월 베트남 제과시장 2위 비비카 지분 30.15%를 인수해 제1대 주주가 됐다.

3개월 후인 2008년 6월 벨기에 초콜릿회사 길리안 주식 100%를 인수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 계기로 삼았다. 국내 제과시장을 돌아본 롯데제과는 자사의 미약한 부분인 쌀과자, 양산빵 시장을 노리고 기린식품을 인수하게 된다.

김상후 사장과 신동빈 부회장의 진두지휘로 롯데그룹의 모기업인 롯데제과가 오는 2018년 비전을 달성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