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지난 2005년 ‘박카스’(동아제약)와 ‘비타500’(광동제약)에 방부제 함유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인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두 회사가 서로 엇갈린 행보를 보여 관심을 모았다. 광동제약은 문제의 방부제를 뺐고, 동아제약은 5년 넘게 버티다 ‘내년에 빼겠다’고 했다. 그간의 정황을 정리했다.
두 제품의 안식향산나트륨(벤조산나트륨, 방부제) 함량 문제는 지난 2005년 9월22일 서울환경연합에 의해 제기됐다. 서울환경연합은 박카스 등 자양강장제와 소화제 등의 안식향산나트륨 함량이 국내 기준에는 적합하지만 기능성음료의 두배를 초과한다면서 식품의약품안전청(이하 식약청)에 기준 강화를 촉구했다.
하루 뒤인 9월23일 식약청은 자양강장제(박카스)와 일반음료(비타500) 등에 방부제로 첨가되는 안식향산나트륨 함량은 기준치를 초과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에 따르면 안식향산나트륨은 몸무게 1kg당 5mg까지 섭취해도 괜찮다. 60kg 성인의 경우, 1일 허용총량은 300mg이다.
박카스와 비타500은 안식향산나트륨을 각각 70mg, 29mg 함유해 기준치를 만족한다. 그러나 다른 성분들과 복합작용으로 유해성분 등을 생성할 우려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 없으나 자발적 제거”…알고 보니 발암물질 때문
안식향산나트륨 첨가가 문제가 되자 광동제약은 비타500에서 해당 성분을 빼기로 결정했다. 광동제약 관계자는 “안식향산나트륨은 기준치를 초과하지 않아 큰 문제가 없지만 소비자들의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 회사가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빼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소비자 신뢰를 위해 자발적으로 뺀 것’이라는 주장의 실상은 조금 다르다. 비타500에는 안식향산나트륨과 함께 비타민C가 함유돼 있다. 안식향산나트륨이 비타민C 등 산성 물질과 반응할 경우 발암성 물질인 벤젠이 생성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된 것. 즉 광동제약은 발암 위험성이 있으니 자발적으로 안식향산나트륨은 뺀 셈이다.
방부제(안식향산나트륨) 함유로 논란이 된 동아제약 '박카스'와 광동제약 '비타500'. |
광동제약이 이렇듯 발 빠르게 대처 한 반면 동아제약은 논란이 제기된 이후 5년 넘게 해당 성분을 빼지 않아 빈축을 샀다.
◆‘무대응’ 5년 심했나? “내년엔 뺄 수 있을 것”
동아제약이 박카스 안식향산나트륨 함유 이슈가 터진지 5년 만에 안식향산나트륨 제거에 대해 입을 열었다. 광동제약이 비타 500에서 해당 성분을 빼는 동안 동아제약은 지금까지 배짱 좋게 버텨왔다.
그러나 지난 5월 식약청이 의약품의 보존제(방부제) 함유량 허용치를 낮추는 내용의 ‘의약품등의 품목허가․신고․심사 규정’ 개정안을 행정 예고하면서 동아제약이 미동을 보였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내년(2011년) 2월경 방부제를 뺄 수 있을 것이다”며 “방부제를 빼고 기존 유통기한을 유지하기 위한 연구․개발을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5년간 아무런 행동을 취하지 않은 것에 대해 “박카스에 함유된 방부제는 극히 미량으로 문제가 없다”며 “단지 방부제를 빼기만하면 유통기한이 크게 줄어드는 등의 문제가 있어 쉽게 빼지 못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동아제약의 늑장 대처에 광동제약 관계자는 “문제가 없다며 무대응으로 버텨왔지만 이제와 뒤늦게 빼는 것은 스스로 잘못을 인정하는 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