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하나금융지주가 외환은행 인수자금 확보를 위해 사모투자 전문업체인 칼라일,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등 해외 사모 펀드들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는 보도가 전해지면서 이에 광분한 외환은행 노조와 직원들이 세찬 바람을 맞으며 시민호소에 나섰다.
하나금융은 사모펀드인 론스타에 지급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또 다른 사모펀드를 통해 자금 조달을 계획하고 있다. 현재 외환은행의 대주주인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는 배당금과 매각금액을 합쳐 7년만에 2조원의 투자원금 3배인 6조원 가량을 회수하게 된다. 엄청난 국부유출이다.
지난 25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칼라일그룹과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등 사모펀드와 인수자금 마련을 위한 협상을 하고 있다. 이는 하나금융이 현 외환은행의 대주주인 론스타에 줄 돈을 마련하기 위해 또 다른 고리대금업자에게 돈을 빌리기 위해서다. ‘성화요원(星火燎原)’이 따로 없는 것 같다. 작은 불씨가 더욱 넓은 들은 태우는 것과 다를 바 없는 국가적인 손실이란 생각이 지워지질 않는다.
외환은행을 인수함으로써 총 316조원의 국내 3위의 금융그룹으로 몸집을 키우는 것이 과연 얼마나 중요할까. 외환은행 인수를 위한 충분한 자금을 확보한 다음 진행해야 하는 일이 아닐까 하는 우려가 상당하다.
외환은행 인수를 두고 국부유출 논란이 일자 하나금융은 “외환은행의 인수를 외국계 기업에서 하면 국부유출이 아니냐”라고 반박하지만, 현재와 같이 국외의 ‘사모투자 기업에 돈을 빌려서 외환은행을 찾아오는 것이 과연 의미가 있을까’라는 일반적인 의구심이 든다.
은행업계의 위상과 지위를 높이는 것이 과연 좀 더 나은 미래를 생각해 정당한 것일까? 외환은행 노조와 직원들의 생각이다. 그들은 거리에서 시민들을 상대로 하소연 하고 있다. ‘외환은행의 우량한 자산을 매각해서 아니면 외환은행, 하나은행 고객들이 낸 자금을 바탕으로 인수자금 확보를 하려는 것이냐’, ‘하나금융은 외환은행의 높은 수익력과 우수한 인적 자원을 통해 얻는 이익을 외국 투기자본의 배를 불려주겠다는 것인가?’라며 국민들에게 호소하고 있다.
국내 시중은행들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발생 이후 해외차입이 어려워지자 정부의 지금보증으로 잠시나마 숨통을 틔운 상태다. 이 지급보증으로 은행들은 중소기업의무 대출비율, 임원금여 및 스톡옵션삭감 등을 골자로 하는 MOU를 정부와 체결했다.
은행들의 해외 차입여건이 호전된 2009년 말 대부분의 은행들은 정부와 맺은 MOU를 졸업했지만, 하나은행은 2012년까지 정부의 지급보증에 대한 MOU를 이행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매년 110억원의 지급보증 수수료를 정부에 지급해야 하는 것이다.
외환은행의 한 관계자는 “론스타에 돈을 주면서 또 사모펀드입니까?”라며 “하나금융의 인수를 막는 것만이 하나금융과 외환은행을 위하는 길이고 더 나아가 국부유출을 막는 길”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은 외환은행을 인수해 총자산 316조원 국내 3위의 금융그룹으로, 1개 지주사에 산하 2개의 은행을 둔 체제로 세계 50위권의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과연 론스타에게 매각대금을 지급하고 또 그 부족한 자금을 다시 외국의 사모투자 기업으로 빌려 다시 국외로 국내 자금이 유출된다면 과연 어떤 것이 득이 될지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