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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D20 전용주유소, 공공기관 차량용 전락

[서울시 연료정책 문제점 ①] 명분 살리기에만 급급 빈축

이철현 기자 기자  2010.11.25 13:2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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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서울시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대기환경 개선 관련 연료정책에 석연치 않은 의문점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시는 도시의 친환경을 강조하며 각종 환경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환경 살리기'라는 그럴 듯한 명분 살리기에만 급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뿐만 아니라 당장 해결해야 할 과제도 이른 시간 안에 해결하지 못하면 BD20 공급 확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본지는 시가 추진하고 있는 △BD20 공급의 문제점 △CNG 연료정책 보급 의지 노림수 △대기질 개선 효과는 얼마나 볼 수 있는지 등에 대해 세 차례에 걸쳐 살펴본다.


서울시는 지난 6월10일 수도권매립지 BD(바이오디젤)20 전용주유소를 준공했다. 시는 매연배출이 많은 경유를 사용하는 청소차량 등에 친환경 연료를 공급, 대기질을 개선하기 위해 이 같은 주유소를 설립했다는 것.

   
▲ 지난 6월 준공된 서울시 수도권매립지 BD20 전용 주유소. 시가 대기질 개선을 명분으로 현재 CNG 연료로 전환하지 못한 차량을 대상으로 설치, 공급에 나서고 있다.
가격도 저렴하게 공급할 예정이다. 시는 연간 단가계약을 체결, 내년 4월까지 시중가보다 88.866% 가격으로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시는 이 같은 경유 차량에 BD20 공급으로 대기질 개선과 경제적 이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주유소가 사용할 수 있는 차량은 극히 제한적이다. 이에 시가 CNG 전환을 할 수 없는 차량 공급을 위해 설치한 것을 대기환경 개선이라는 그럴 듯한 홍보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향후 BD20 공급에 적지 않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BD20은 현재 자가 정비시설과 자가 주유시설을 갖춘 사업장의 버스와 트럭, 건설기계 등이 사용할 수 있도록 제한돼 있다.

이렇게 제한된 이유는 다름 아닌 이들 차량이 시의 연료정책 기본인 CNG 연료로 전환을 할 수 없기 때문. 시 관계자는 "CNG 연료로 전환하지 못한 기존 경유 차량의 대기오염 물질을 저감하고자 (BD20 전용 주유소를) 마련한 것”이라며 “앞으로 많은 차량이 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서울시는 이미 기본 연료정책이 CNG”라며 “(서울시 CNG 연료 추진은) 절대로 막을 수 없고 앞으로도 막힘없이 추진될 것”고 말했다. 이어 그는 “(BD20 전용 주유소는) 연료전환을 할 수 없으니 어쩔 수 없이 만든 것 아니냐”며 “크게 확산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CNG 연료정책도 문제지만 연료를 사용하는 측면의 문제도 있다”며 “트럭이나 건설기계 등 민간 차량들은 BD20 사용에 대한 메리트가 없어 과연 얼마나 이용할 것인지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시 전역에 3개가 설치된 BD20 주유소는 공공기관 차량을 제외하면 사용하기 어렵다. 여기에는 BD20 보급 문제도 있지만 우선 민간 고속버스와 트럭은 유가보조금 지급에서 제외된다는 점을 들을 수 있다. 또 건설기계는 건설현장에 별도 주유설비가 없으면 사용할 수 없는데 이 역시 위험물관리 등 관련 규정이 많아 설치가 쉽지 않다.

결국 민간차량의 이용은 전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시 관계자는 “당장 눈앞에 닥칠 성과보다는 미래를 위한 것”이라며 “BD20이 대기오염 방지에 크게 기여하는 것은 부정할 수 없으니 앞으로 활성화 할 것이라는 의지로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공공기관만을 위해 쓰려는 꼼수가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됐다. 업계 관계자는 “민간에서는 어려우니 공공기관만을 위해 설치한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기도 하다”며 “이미 추진하고 있는 연료정책이 있기 때문에 소수의 이용자만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예상했다.

시는 오는 2020년 아시아 최고수준의 환경도시를 계획하고 있다. 특히 대기환경 개선을 위한 수송용 연료 정책은 △자동차 배출가스 획기적 저감 △운행 경유차 연식별로 저공해와 의무화 △경유버스, CNG로 전면 교체 등을 주요골자로 적극 추진 중이다. 특히 버스는 전체 95% 이상이 CNG로 교체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 BD20 전용 주유소를 설치한 것. 이에 대기질 개선이라는 그럴 듯한 명분을 들고 나온 것이라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뜬금없이 BD20을 홍보하는 것도 이상하지 않느냐”며 “(BD20이) 너무 확산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대비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