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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부자들의 마지막 취미는?

박광선 기자 기자  2006.10.07 12:3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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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세계적 부호들의 마지막 취미는 과연 무엇일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미술품 수집이다.

부자들이 이처럼 미술품 수집에 매달리는 것은 전시하지 않을 경우 소장하는 시점부터 독점성이 생기기 때문이다.

요즘에는 국내에서도 미술품의  독점성 매력에 빠져드는 사람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한다. 자신만 갖고 있다는 자부심과 함께 감상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을 뿐 아니라 투자의 즐거움도 누릴 수 있다.

한마디로 품격 있는 재테크 수단이다.

뉴욕대 경영대학원의 지앙핑 메이와 마이클 모제스 교수가 미술품의 가격상승률 추이를 분석해 개발한 ‘메이모제스 지수’에 따르면 지난 50년간 미술품의 연평균 수익률은 10.5%였다니 두말할 나위가 없다.

S&P500지수의 연평균 수익률인 10.9%와 비슷한 수준이다. 실제로 지난 5년간의 미술품 수익률은 주가 수익률을 상회했으며, 지난해는 14.52%를 기록해 4.91% 상승하는데 머문 S&P500지수보다 3배 가량 높은 성적을 거뒀다.

국내 미술시장도 호황이다. 이우환의 작품 가격은 지난 2001년에 비해 200% 가량 상승했다. 또 국내 미술시장의 대표적인 ‘블루칩’으로 일컫는 박수근, 김환기 작품도 같은 기간 150% 이상 올랐다.

그렇다고 미술품 투자가 부자들만의 잔치는 아니다. 주식시장에 개미가 있듯 미술 시장에도 비싸지 않은 소품이나 신진작가의 작품 위주로 구매하는 소액투자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아직은 가격이 높지 않은 저개발국 미술품을 구입, 짭짤한 재미를 보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젊은 작가나 지역 작가의 작품 가격도 높지 않다. 전라남도에서 매주 토요일에 열리는 토요 경매 낙찰가격은 20~40만원 수준이다.

따라서 차분히 작품을 감상하면서 ‘저 평가된 우량 그림’을 고르면 적은 비용으로도 소장의 즐거움, 감상의 즐거움, 투자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북한 화가 작품가격도 낮은 편이다.

일례로 1915년 일본 미대를 수석 졸업한 일본국전(문전) 특선화가인 김관호 화백의 경우 국내 어느 화백보다 지명도가 높다. 하지만 북에서 작고했기 때문에 수백만원에 거래될 정도다. 이처럼 월북화가 유고작품들은 엄청나게 저평가 되어 있다.

해외 미술시장에서도 고가보다는 중저가 작품의 가격상승률이 높은 편이다. 미술시장의 저변이 확대되면서 수요가 다양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시장도 마찬가지다. 일부 인기작가 중심으로 가격 상승이 이뤄지던 종전의 거래 패턴과는 올 상반기에는 가격대가 낮은 작가 작품들이 ‘블루칩’ 작가 작품보다 큰 폭의 가격 상승률을 기록했다.

최근 들어 원하는 작품을 구입해 서로 바꿔보며 감상하는 모임이 늘어나고, 가치가 상승할 것이라고 판단되는 작품에 과감하게 투자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미술품 투자도 주식투자와 마찬가지로 위험 부담이 크다. 살아 있는 화가 작품이 위작 시비에 휘말릴 정도니 두말할 나위가 없다.

뿐만 아니라 환금성도 떨어진다. 국내 미술시장은 아직 걸음마 단계로 정보가 풍부하지 않고 가격 형성도 불투명하다. 투자에 나서는 사람도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따라서 감상의 즐거움부터 찾는 것이 바람직한 투자방법이다.

그나마 바람직한 것은 금융권에서 미술품 수집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각 은행들이 VVIP 고객을 중심으로 화랑, 경매사들과 연계해 미술시장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국민은행의 경우 ‘골드앤와이즈아트페어’라는 이름으로 PB 17개 지점에서 기획전시를 시작했을 정도다.

모든 투자에는 위험이 따른다. 리스크 없는 투자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고 리스크는 고수익을 동반한다.

이제 부터라도 보는 즐거움, 소장의 즐거움, 투자의 즐거움 등 3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신 재테크 수단인 미술품 투자에 관심을 기울여 봤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