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알앤엘바이오가 줄기세포 치료제 해외 원정시술로 논란의 한 가운데 섰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이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처벌할 방침이라고 밝힌 가운데 알앤엘바이오는 규제를 피해 해외에 연구소를 설립하겠다고 맞대응한 상태다.
이 사태가 어떻게 귀결되든, 문제는 다른 줄기세포 업체들이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점이다. 황우석 사태를 기억하는 국민들의 인식 속에 줄기세포는 아직 부정적인 이미지가 많다. 실제 황우석이 국민 영웅으로 추앙받던 2005년 상반기, 줄기세포를 포함한 바이오주는 1분기 89.50%, 2분기 86.47% 오르는 폭등세를 기록했다. 그러다 황우석 쇼크로 4분기 순식간에 28.10%가 빠지며 관련 없는 바이오 종목들의 주가 역시 바닥으로 주저앉았다.
당시 줄기세포 업계는 그야말로 암흑기였다. 줄기세포 업체들은 황우석 사태 당시 문제가 됐던 배아줄기세포가 아닌 성체줄기세포를 이용해 치료제를 개발하고 국민들의 인식을 개선시키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러기를 5년. 그간 노력 덕분에 우리나라 줄기세포 치료제는 이제 세계 2위의 위상을 지니게 됐다. 상업화가 임박했다고 보는 임상 2·3상 시험 중인 치료제가 8건에 달할 정도다.
그러나 이 같은 위상에도 최근 알앤엘바이오 사태는 이들 업체에 5년 전의 악몽을 떠오르게 한다. 당시 황우석 쇼크로 주가가 하한가로 직행했던 경험이 있는 한 업체 관계자는 “요즘 불똥이 튈까봐 납작 엎드려 있다. 제발 살려 달라”는 말로 어려운 상황을 대변했다. 줄기세포 관련 업종들은 식약청이 알앤엘바이오에 대해 처벌하겠다고 밝힌 직후 주가가 폭락하고 그 후로도 약세를 면치 못해 어려움을 극명히 드러냈다.
이제 한 업체의 잘못으로 인해 업계 전반이 위협받는 일은 없어야 한다. 알앤엘바이오가 잘못이 있었다면 그것은 업체 하나만의 문제다. 그 동안 줄기세포 치료 업계는 대기업 자본 없이, 기댈 곳 하나 없이 적자를 견뎌가며 노력으로 세계 2위의 기술력을 갖추게 됐다. 또다시 어리석은 토끼몰이로 세계적인 기술력을 갖춘 한국의 줄기세포 업체들이 몰락하게 둬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