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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황수정 기자회견 취소…인터뷰 외면하고 영화 홍보해달라?

최서준 기자 기자  2010.11.24 00: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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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영화 '여의도'로 3년 만에 대중 앞에, 아니 스크린 앞에 나타난 황수정.

그녀는 언론시사회장에 나타났다. 언론시사회란 쉽게 아주 쉽게 말하자면, 기자들 앞에서 질문을 받긴 하지만, 그걸 기회 삼아 마음껏 영화를 ‘홍보’하는 시간이다.

하지만 주연배우 황수정은 이와 상반된 행동을 보였다. 기자간담회는 아예 열리지 않았고, 그녀는 기자들 앞에서 입을 굳게 다물었다.

물론 그녀는 고맙게도 ‘한마디’를 내뱉었다. “감사하다”면서 “편안히 봐달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걸로 끝.

설상가상으로 황수정은 영화를 안보고 영화관을 곧바로 빠져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영화를 봤기 때문이라고 넓은 마음으로 해석하면 되는 것일까. 혹여나 시사회를 찾은 기자들 중에 스토커나 테러리스트가 있었다고 생각한 것은 아니었는지.

당초 지난 11월 1일 이화여고 100주년 기념관에서 진행될 예정이었던 ‘여의도’ 제작보고회 역시 돌연 취소됐던 까닭에 이번 기자간담회 취소는 황수정이 대중들을 현재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게 되는 ‘좋은’ 계기가 됐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는 형국이다.

홍보사 측의 반론도 물론 예상된다. “황수정은 이번 영화와 관련된 인터뷰 역시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이미 밝혔기 때문이다. 결국 인터뷰를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사전에 언급했으니까 질문을 못한 기자들이 분통을 터뜨릴 이유는 없다는 것이다.

한발 양보해서 그렇다손 치더라도, 문제는 황수정이 엄연히 이 영화의 주연이라는 점에서 이야기는 달라진다.

주연이 ‘침묵행보’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언론시사회를 연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지배적이다. 시사회라는 것 자체가 대대적인 홍보의 자리인데, 아무런 홍보조차 하지 않은 상황에서 기자들을 ‘콜’한다는 것은, 시사회 이후 발생할 모든 일들에 대해서도 신경쓰지 않겠다는 태도로 읽혀질 수밖에 없다.

상식적인 경우라면 주연 배우가 혹여나 ‘침묵행보’를 유지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홍보사 측에서 ‘설득’을 하고 또 ‘설득’을 해서 ‘대화’를 유도했어야 했다.

황수정을 비롯해 김태우, 박성웅 등이 출연하는 ‘여의도’는 이런저런 이유로 대중들의 관심을 끌었던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관심’은 다른 곳에서 싹트고 있었다. 대중들은 이 영화가 곧 개봉을 앞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도대체 무슨 내용의 영화인지 전혀 모르고 있는 모양새다. 포털 사이트를 검색해서 줄거리를 찾아봐야 대략 윤곽을 잡을 수 있을 정도가 됐다. 그만큼 대중 앞에서 설명조차 되지 않고 있다. 제작사도 배급사도 마찬가지.

물론 그런 황수정을 옹호하는 주장도 있다.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켰기 때문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기 부담을 가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황수정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지 6년이 지난 2007년 드라마와 영화로 복귀했으나 대중들은 그녀를 차갑게 외면한 바 있다. 아픈 과거가 그녀를 지금도 지배하고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하지만 혹시나 이런 이유로 대중 앞에 나서기가 ‘두려운 것’이었다면 애시당초 ‘대중들이 즐겨찾는’ 영화를 통한 컴백은 시도하지 말았어야 했다는 반박도 나온다.

대중들이 황수정의 ‘아픈’ 속마음을 일일이 헤아리고 그녀를 너그럽게 이해하는 마음으로 비싼 돈을 들여 내용조차 모르는 영화를 보러 극장을 찾을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자 황수정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의 목소리가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홍보사 측은 기자간담회를 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황수정씨 때문은 아니”라고 황수정을 보호(?)하는 모습이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은 안타깝게도 없다.

이미 영화 팬들은 황수정 한 사람 때문에 기자간담회가 열리지 않았다는 눈치를 자신의 트위터 등을 통해 전파 중이고, 제작사나 배급사는 여배우 한 사람의 눈치를 보느라 영화를 홍보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를 놓친 것 아니냐는 비난의 목소리를 온라인 상에 확산시키고 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기자회견이 무산된 이유에 대해 홍보사 측은 “감독과 배우 모두 바빴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는 언론시사회를 얼마나 무시하고 있는지 제대로 보여주는 발언이다.

언론시사회를 몇 달 전, 몇 주 전부터 잡아 놓은 상태에서 여기에 주연배우들의 스케쥴을 맞추는 게 관례인데, 이들이 매우 바빴다고?

이번에는 경우가 달라도 너무 달랐다. 삼류 영화도 이런 식으로 배우들과 감독의 바쁜 스케쥴 때문에 자신들이 직접 만들고 출연한 영화를 홍보하지 않고 기자회견을 취소하는 경우는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본인들은 억울하겠지만- “영화에 대한 관심이 없기 때문”이라는 비아냥마저 나오고 있다.

분명한건 기자간담회는 준비돼 있었고, 이날 ‘하고 싶은 말’이 많았던 사람들도 있었을 것이라는 것이다.

기자회견장에 나오기까지 준비하고 또 준비했던 일부 배우들은 이날 카메라 앞에서 손만 흔들었던 형국이다. 도대체 무엇 때문이었을까.

이 영화는 신예 감독 송정우씨가 메가폰을 잡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