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삼성그룹 컨트롤타워가 2년7개월만에 부활했다. 단단히 각오하고 또 한번 도약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포스트 이건희’ 시대에 대비한 3세 경영도 본격화되고 있다.
이런 삼성에 시장은 큰 기대를 걸고 있는 모양이다. 최근 주식시장에서 삼성그룹 주는 인기가 좋다. 증권업계는 삼성그룹이 3세 경영의 정착화를 위해 신수종 사업의 성과를 내보일 것이라며 대체로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이런 기대감에 부응하듯 삼성 신수종 사업의 행보가 확실히 빨라지고 있다. 태양광, 바이오, 헬스 등 신사업 영역에서 계열사들의 사업 범위와 역할이 보다 명확해질 것으로 시장은 내다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기흥의 LCD 사업장에 보유 중인 30MW의 태양전지 생산라인을 내년까지 130MW급으로 증설하는 등 국내외 태양광 발전사업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렇듯 삼성은 신수종 사업에 그 어느 때보다 열정적이다.
‘젊은 삼성’으로 거듭나기 위한 대대적인 인사 개편도 앞두고 있다. 삼성의 이 같은 활기찬 모습은 3세 경영과 여러모로 맥이 닿아있는 것 같다.
하지만 3세들이 이끌 ‘젊은 삼성’의 앞길엔 넘어야 할 산들이 산적해 있다. 실제로 증시 일각에서는 삼성그룹 주에 ‘노란불’이 깜빡이고 있다는 우려도 있다. 마냥 축배를 들 상황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우선 태양광 사업을 보는 증시의 시선이 예사롭지 않다. 태양광 사업에서 우리보다 한수 앞선 독일과 일본이 저가의 생산단가를 앞세운 중국에 밀린 선례를 삼성은 예의주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증권 한병화 연구원은 “전기에는 삼성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니지 않으며 오로지 높은 효율, 낮은 생산단가만이 성공을 보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의 잠재 가능성이 성공까지 보장하진 않는다는 얘기다. 한 연구원은 “태양광업계의 삼성이었던 독일과 일본의 업체들이 중국 업체에 밀려 고전한다는 것을 간과해선 안 된다”는 당부도 곁들였다.
호텔신라 역시 삼성카드의 지분 해소와 함께 가치가 부각될 것이라는 기대 이면에는 실적이라는 중요한 요소가 있다. 이부진 전무의 경영권 아래 있는 호텔신라는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이 레버리지 효과를 누렸지만, 경쟁 심화에 따른 마케팅 비용 증가로 기대보다 다소 부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우리투자증권 박진 연구원은 “내년 호텔신라 매출액을 올해 대비 9.7%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2400억원에 달하는 인천 면세점 임대료 인하가 이뤄지지 못하면 이익모멘텀 약화가 불가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삼성전자에 대해서도 걱정이 있다. 이번 경영체제에 가장 핵심으로 부각될 이재용 부사장의 경영 리더십이 삼성전자에 어떤 긍정적인 효력을 낼 지에 대해 이런저런 말들이 많다.
이 부사장은 10여년 전 ‘e삼성’ 경영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보이지 못했다는 꼬리표를 달고 있다. 삼성전자가 이 부사장의 승진에 큰 기대를 거는 듯 표현하면서도 ‘이재용 체제’라는 말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도 이런 맥락이 아닌가 싶다.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는 삼성의 야심작 갤럭시탭은 시장에서 찬사를 받고 있지만, 일각으로부터는 ‘불량탭’이라는 빈축을 사기도 했다. 강화유리 파손, 화면불량, 프로그램 버그 등 유저들의 불량사유가 가지각색으로 흘러나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소비자 불만에 대한 적극적인 방안을 내놓기 보다는 ‘60만대 판매 돌파’란 홍보 타이틀로 경쟁사 견제에 더 열을 올리는 듯 보인다.
연매출 200조원. 삼성전자는 한국 경제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특별한 ‘산업 왕국’으로 자리 잡았다. 이 왕국의 정점에 이재용 부사장이 등극하고 있다. 그리고 언젠가는 이건희 회장처럼 이 왕국을 진두지휘 할 것이다.
이재용 부사장의 사장 승진 결정과 갤럭시탭 등장은 비슷한 시기 이뤄졌다. ‘왕국’을 이끌 이재용 부사장, 그리고 미디어 환경을 송두리째 흔들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혁신적인 디바이스인 갤럭시탭은 여러모로 의미심장한 출발선에 서 있다.
갤럭시탭은 애플의 아이패드라는 막강한 경쟁자를 두고 있다. 두 기기는 세밀한 부분까지 비교 당하면서 냉엄한 시장경제의 판단을 받을 것이다. 마치 이 부사장의 경영 실적이 전세계 전자산업계로부터 예리한 평가를 받을 것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