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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가스전공사 ‘공중에 뜰 뻔’ 논란

정부소식통 “후세인정권 시설 정치혼란 때 계약 무효화 경험”

이철현 기자 기자  2010.11.23 08: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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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한국가스공사가 놀란 가슴을 쓸어 내렸다. 가스공사가 지난 달 낙찰 받은 이라크 가스전 개발공사가 이라크 대선과 맞물리면서 정권교체 여부에 따라 공사의 향방이 달라질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현 정권이 그대로 유지됨에 따라 가스공사는 한숨 돌리긴 했지만, 대규모 해외자원개발 사업 진행이 보다 신중하게 진행돼야 한다는 숙제를 떠안았다. 가스공사의 이라크 가스전 공사가 공중에 뜰 뻔한 우려의 진원지를 살펴봤다. 


가스공사는 지난달 20일 터키 TPAO와 쿠웨이트에너지와 컨소시엄을 구성, 입찰을 통해 이라크 만수리야 가스전과 아카스 가스전 개발 사업권을 낙찰 받았다. 만수리야와 아카스 두 개의 가스전 원유매장 환산량은 각각 5억9000만배럴과 4억9000만배럴. 이는 국내에서 6년간 사용할 수 있는 규모인 만큼 그 의미가 크다.

   
한국가스공사가 입찰에 참여해 낙찰받은 이라크 아카스(왼쪽)와 만수리아(오른쪽 위) 가스전이 확인된 위치도. 최근 이라크 정권 교체 시 무효화 논란에 불안했던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라크가 장기간 새 정부 구성에 난항을 겪으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이라크는 지난 3월부터 새로운 정부를 구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런 가운데 제1 야당인 이라카야가 최근 “새 정부가 출범되면 가스전 입찰이 모두 취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혀 긴장을 유발시켰다.

곡절 끝에 이라크는 지난 13일 현 정권이 다시 집권하는데 성공했다. 가스공사 측은 그동안 “큰 문제 없을 것고 예상대로 공사는 진행될 것”이라고 장담했었다. 하지만 그간의 사정은 그리 만만하지 않았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들은 “현 정권이 다시 집권해 고비를 넘겼다”며 “만일 그렇지 않았을 경우 앞으로 계약 체결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야당인 이라카야가 집권했으면 향후 계약 이행에 적지 않은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고, 최악의 경우 공사 진행이 무기한 연기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웠다.

◆“큰 문제 없을 것”이라고는 했지만…

정부 당국 소식통에 따르면, 과거 후세인 정권 시절 가스공사는 이라크와 가스전 개발 계약을 맺은 적이 있었다. 하지만 2005년 정치 과도기를 겪으며 이 계약이 무효화되는 일이 벌어졌었다. 이라크는 이번에도 약 8개월 간 새로운 정부를 구성하는 데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었다. 때문에 업계에선 “이번 걱정은 결코 ‘오버’가 아니었다”는 얘기까지 자연스럽게 흘러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가스공사가) 그동안 많이 긴장을 하지 않았겠느냐”며 “겉으로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해도 그게 다 불안한 마음을 숨기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불안한 요소가 있는 곳에서는 생각지도 못한 변수가 있기 마련”이라며 “무조건 잘했다고만 볼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정부 역시 불안한 마음이 있었음을 숨기지 않았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현 정권이 그대로 이어 가게 됐으니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만일 그렇지 않았다면 앞으로 좀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 우려하고 있는 부분을 정부도 함께 걱정했었던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