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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현대오일뱅크의 ‘대규모 실버 채용’을 보며

이철현 기자 기자  2010.11.22 17: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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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현대오일뱅크가 60세 이상을 대상으로 주유원 1000명을 모집, 일자리 제공에 나섰다. 고령화 사회를 맞아 노년층의 설 자리가 갈수록 사라지고 있는 가운데서 진행되고 있는 대대적인 실버 주유원 모집은 여러모로 훈훈해 보인다.

그 동안 각 정유사는 개별 주유소 차원에서 노인 주유원을 모집한 적은 있지만 이번처럼 대규모 실버 인력을 모집한 적은 없었다. 현대오일뱅크의 이번 워킹 실버사업은 좀처럼 일자리를 찾기 어려운 노인층의 자아실현과 사회참여를 이룰 수 있도록 돕는다는 뜻 깊은 취지가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노인 채용에 앞서 세밀한 준비까지 철저히 하는 꼼꼼함도 보였다. 실버전용 서비스 매뉴얼을 자체 제작한 모습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는데, 이를 바탕으로 체계적인 교육을 실시해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실버채용 및 교육에 임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뿐만 아니라 특별히 제작한 중절모와 이름표도 제공, 기존 주유원과의 차별성도 부각시키며 실버 근로자들에게 ‘소속감’을 안겼다. 기자에겐 이런 모습이 청년과 노년층이 엮어내는 새로운 의미의 ‘상생’ 모델로 비쳤다.

현대오일뱅크는 “이들이 자신감 있게 일터에서 일할 수 있도록 환경개선과 지원을 더욱 확대할 것”이라고 했다. 노인층을 위한 일자리 창출에 앞으로 적극 나설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번 현대오일뱅크 실버 인력 채용은 타 정유사들도 한번 검토해 볼만한 사안이라고 본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때가 되면 적당히 하는 봉사활동이 아니다.

특히 연말을 맞아 단순히 소외된 이웃을 찾아 잠시 함께하는 봉사활동이 많다. 좋은 취지에서 시작하는 것이고 지속적인 관계를 맺는 경우도 있지만 일회성이라는 느낌을 받는 것도 부인할 수 없다.

당당한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어르신들. 그들에게 이런 ‘소속감 있는’ 일자리는 그 어느 때보다 가장 고마운 선물일 것이다.

대규모 실버 주유원 모집을 시작한 현대오일뱅크는 일회성에 그치지 말고 어르신의 사회참여와 기업 마케팅 활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정유사로 기억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