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침체된 국내 주택시장의 대안으로 떠올랐던 해외건설사업이 결실을 맺고 있다. 올해 건설사들이 해외시장에서 벌어들인 수주액이 벌써 600억달러를 넘어서는 등 국내건설시장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 같이 상승 곡선에 있는 해외사업은 지금보다 앞으로의 전망이 더 밝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국내 건설사들이 해외에서 정복한 시장보다 앞으로 개척할 시장이 더 많기 때문이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국내 건설업체의 해외건설 수주액은 지난 12일 현재 609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올해 목표치인 600억달러를 두 달여 앞당겨 달성한 것으로 최근 7년간 건설업체들의 해외 수주액은 연평균 60%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주택시장 침체의 대안으로 떠오른 해외시장 건설사업 영역이 중동을 넘어 신흥국으로 진출하고 있다. 사진은 준공을 앞두고 있는 GS건설의 태국 HMC폴리프로필렌 생산설비 공사 현장. |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현재 우리나라 주택을 포함한 건설 사업이 포화 상태로 가고 있다”며 “물론 국내보다 해외서 사업하는 것이 더 어렵지만 앞으로 국내와 해외사업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 능력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동 산업구조 ‘다각화’ 변신
국내 건설사들이 올해 해외서 벌어들인 수주액이 600억달러를 넘어선 것은 중동 시장의 역할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건설협회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 건설사들이 해외에서 수주한 사업은 중동이 76.5%로 가장 많은 사업을 진행했다. 아시아는 16.8%로 뒤를 이었다. 여기에 최근 중동 국가들은 자원 의존형 산업구조를 벗어나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는 점도 해외시장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현재 중동시장은 산업 다각화를 위한 중동 국가들의 투자 계획 규모가 6000억달러를 넘어서고 있다. 가장 큰 규모는 전력 부문이다. 전력 설비 증설에 약 2000억달러 이상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고속철도 등의 교통 인프라 구축에도 약 1700억달러가 투자될 전망이다. 이 중 950억달러가 GCC 및 자국 철도망 건설에 투자될 것으로 보여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석유 및 가스부문 프로젝트에 1680억달러, 수처리 시설 350억달러, 사회시설 건설에 485억달러 등의 프로젝트를 앞으로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신영증권 한종효 애널리스트는 “최근 몇 년 간 신규 착공한 대규모 정유, 석유화학 단지들이 완공되는 2012년~2013년부터는 중동에 인구 유입이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라며 “인구가 집중되면서 전력 소비가 증가하고 발전 플랜트의 필요성은 더욱 커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동에 사업편중…신흥국 개발
그러나 중동지역이 해외시장에서 최고의 사업 수주를 기록하는 등 사업 비중이 높아지고 있지만 중동에 사업이 편중돼있는 현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앞서 겪었던 리비아 사태 등 악재 리스크로 중동 시장 사업이 축소될 가능성도 적지 않은데다 사업이 중동에 집중되다보니 외국 업체는 물론 국내 건설사들과의 경쟁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건설사들은 중동 지역에 편중된 구조를 탈피하기 위해 남미,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시장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동 외에 동남아시아, 남미 등의 신흥국도 개발을 시작하는 단계다. 보유 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산업플랜트, 산업화·도시화가 진행됨에 따라 늘어나는 교통 인프라 시설과 전력에 대한 수요를 충당하기 위한 프로젝트 발주가 증가할 전망이다.
국내 건설사는 국내외 관련 프로젝트 수행 경험과 선진국 대비 앞선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이들 신규 시장 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들 지역은 우리나라 건설사의 프로젝트 수행 능력 및 원가 경쟁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는데다 동남아시아 지역도 다수의 프로젝트 수행 경험이 있어 국내 건설사가 시장을 확대할 가능성은 높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2011년에 동남아시아, 남미 등 시장 진출 성과가 가시화될 것으로 보여 중동 외 지역 수주 비중은 점차 상승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