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현(26) 리포터는 지난 18일 MBC 아시안게임 특집 프로그램에서 진행 중 분홍색의 초미니 스커트를 입어 시청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앞서 17일에도 하늘색 하의의 초미니 원피스를 입었으며 같은 날 특집 프로그램에서도 빨간레이스 상의와 몸매가 거의 드러나는 블랙 미니스커트를 입고 방송에 출연했다.
같은 방송사 양승은 아나운서는 지난 14일 '2010 광저우 아시아경기대회 하이라이트'를 진행하면서 피부색과 흡사한 살구색 원피스를 입고 나와 더 큰 충격을 줬다.
블랙 재킷만 입고 방송하는 것으로 오해를 받은 것은 물론이고, 다리가 그대로 노출돼 '꿀벅지'라는 별명도 얻었다.
이 때문에 대다수 시청자들 사이에선 "아나운서계에 지금 섹시코드 열풍이 불고 있느나"는 비판적 질문이 쇄도 중이다.
삼척동자도 알겠지만, 아나운서들의 노출 패션은 사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해부터 이슈였다. 상의는 단정하고 청순한데, 하의는 섹시한 패션이 주를 이루기 시작했다. 이른바 ‘하체미인’임을 방송에서 강조 또 강조한 것이다. 연예인들의 ‘꿀벅지’ 열풍에 따른 패션의 변화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과거에는 상상도 못할 패션이었다.
과거에는 전문직종인 아나운서에게 ‘파격’이란 없었다. 무조건 단정하고 깔끔해야 했다. 그래야 뉴스 진행자였고 그래야 아나운서답다는 평을 받았다. 쉽게 말해 ‘정장’을 입고 나와서 차분한 어조로 무난하게 진행을 해야 했다.
그러나 진행 스타일이 변화를 걷듯, 패션 역시 ‘변형의 길’로 들어섰다. 상의는 정장이지만 하의는 핫팬츠나 미니스커트를 입고 밝고 경쾌한 목소리를 들려준다. 그리고 또다시 변형을 거쳐 이젠 ‘원피스’로 무장한 채 시청자들 앞에 나서는 형국이다.
과거에는 진행 테이블에만 앉아 있는 까닭에 상반신만 카메라에 잡혔지만 지금은 스탠딩 진행이 유행이다. 몸 전체를 카메라가 풀로 잡을 수밖에 없고 그렇게 패션 또한 특별해질 수밖에 없다.
도대체 왜 이렇게 변화되고 있을까라고 묻기엔, 작금의 방송 환경은 ‘현실’이 돼 버렸다. 방통위도 이런 부분에 대해선 결코 지적하지 않는다. 논란 또 논란이라는 ‘수식어’ 속에서 진통에 진통을 거듭만 하고 있을 뿐이다.
그래서 언젠가 미래의 아나운서들은 더 이상 ‘선정성 논란’에 시달리지 않으면서도 ‘아찔하고’ ‘야한’ 복장을 입고 나올 가능성도 높다.
아나운서들의 패션이 진화되면서 아나운서는 거의 연예인급 대접을 받는다.
핫팬츠를 입는 등 야한 복장으로 나오면 인물에 대한 평가보다 그런 옷을 입었다는 이유로 검색어 1위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해낸다. 인기를 빠르게 얻는 형국이다. 일부는 팬클럽도 만들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연예인급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시청률’도 오른다. ‘누이 좋고 매부 좋고’식이다.
일부 아나운서들이 예능에 진출해 화려한 입담을 자랑하고 있다면 일부 아나운서들은 화려한 몸매를 뽐내고 있다.
박선영 아나운서가 지난 벤쿠버 올림픽을 통해 ‘벤쿠버 여신’이라 불리며 큰 인기를 얻은 것처럼, 원자현 리포터는 이번에 ‘광저우 여신’으로 등극하는 모양새다.
본 기자가 아나운서가 아니라 ‘복장’을 어떻게 선택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찬반 논란을 매번 일으키기도 힘들텐데, ‘팽팽한 의견대립’을 생산하는 의상을 어떻게 선택하는지 정말 궁금하다.
이미 방송 진행자의 노출 패션은 하나의 문화이자 트렌드는 아닌지, 기자가 시대에 뒤떨어진 인물은 아닌지 모르겠지만, 분명한건 섹시코드 열풍이 공중파에도 불고 있다는 것이다.
좋은 의미로는 ‘새로운 것만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누군가의 말처럼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야하게, 민망하게, 보기에 아찔할만큼 노출을 감행하는 게 ‘과연 새로운 것인가’라는 질문이 계속 또 다른 질문을 만들어내는 형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