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삼성생명도 ‘크리스마스선물’ 챙길까?

[프라임경제] ‘배당금 10조원’을 둘러싼 삼성생명과 계약자간 민사소송 1심 선고공판이 내달로 연기된 것을 두고 괜한 의심이 들었다. 

얼핏 보면 그다지 문제될 만큼 특별할 게 없다. 과거 선고연기 사례가 부지기수였던 만큼 액면 그대로 ‘아~, 이달 19일 예정이었던 선고공판이 다음 달로 미뤄졌구나’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일이다. 게다가 선고공판을 미뤄달라고 요청한 곳도 삼성생명이 아닌 계약자 쪽이었기 때문에 무엇 하나 의심할 여지가 없어 보인다.

그럼에도 기자에겐 찝찝함이 남았다. 그러다 ‘판결 선고기일’에서 생각을 멈추었다. 이번 사건 선고공판은 11월에서 12월로 한 달간 미뤄진 게 아니다. 정확히 따지자면 11월19일 오전 10시에서 12월24일 오전 10시로 35일이 연기됐다.

시계를 작년 연말께로 되돌려보자. 당시 이명박 정부는 성탄절 및 신년을 맞이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단 한사람만을 특별사면 했다. 이 회장의 특별사면에 야당과 시민단체들은 “MB정부가 이건희 회장에 크리스마스 선물을 줬다”며 곱잖은 반응을 보였다. 

‘12월24일’이 아쉬운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2802명에 이르는 유배당 계약자들이 어쩌다 삼성생명과 배당금 10조원을 두고 다투게 됐는지 특별한 날을 맞아 데이트하는 연인들은 연말연시 대목을 맞아 바쁜 상인들은 모른 채 지나갈 수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음주운전 특별사면이라도 겹친다면…. 

보험소비자연맹의 조연행 사무국장은 이렇게 말했다.

<산업부= 박지영 기자>

“아직 (삼성생명과) 다툴 게 많다고 느껴 우리 쪽에서 11월19일로 정해진 선고공판을 미뤄달라고 법원에 신청했다. 하지만 판결 선고기일이 12월24일로 미뤄진 줄은 꿈에도 몰랐다. 1~2년 안에 끝나지 않을 게임이란 건 예감하고 있었지만…, 사법부의 올바른 판단을 기대하고 있다.”

물론, 삼성생명 선고공판 기일이 12월24일로 변경된 건 우연일 가능성이 높다. 뭐든 비교부터 하려 드는 기자의 ‘직업병’과 ‘오지랖’이 만들어낸 소설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