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규정 없어, 협회차원에서 단속
[프라임경제]무상제품인 화장품 견본품(샘플)이 전문몰을 통해 유상 판매되는 등 유통질서가 문란해져 협회차원에서 단속에 나선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화장품 견본품은 업체들의 신제품 판매촉진과 홍보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해 만든 제품인데 최근 신제품 경쟁이 심화되고 고객들의 견본품 사용 욕구가 커지면서 일종의 관행처럼 굳어져 판매가 확대되고 있다.
▲화장품 견본품 판매처 수천곳= 견본품은 일반 정품가격에 비해 최대 70%이상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는 이점 때문에 알뜰 소비자를 중심으로 견본품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자 이를 노린 전문 수집상과 유통업체도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현재 화장품샘플만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인터넷 쇼핑몰이 100여개에 이를 정도다 .여기에 대형 화장품쇼핑몰과 종합쇼핑몰, 그리고 옥션, G마켓 등 오픈마켓 사이트에서 활동 중인 소규모 판매업체까지 합하면 판매처만 수천 곳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견본품 유통은 대부분 전문 수집상이 주도= 견본품전문수집상은 시판 대리점과 전문점, 방문판매 대리점, 그리고 백화점 판매매장 등 1차공급처를 대상으로 제품 수집에 나서고 있다.
일부에선 본사 영업담당과의 직거래도 암암리에 이뤄지고 있고 일부는 카드깡 업자와 손잡고 제품 구입 시 제공되는 샘플을 매입하기도 한다.
이들 수집상들은 매달 일정금액 이상의 매출목표를 채워야하는 점을 이용, 집중적인 매집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대리점 및 판매점과 수집상간의 무자료 거래 같은 불법적인 거래 행위도 공공연하게 발생하고 있는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다른 수집경로는 해외 판매업체와 연계한 화물 직배송을 통해 견본품을 반입하고 있으며 중국 등지에서 제조된 가짜 제품도 상당수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견본품 시장규모 최대 700억원대=업체들은 견본품의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생산비용 부담을 감수하고 생산물량을 늘리고 있다
이에따라 국내 화장품 견본품 생산규모는 240 억 원 선(1억8천만 개)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수치는 대한화장품협회가 발표한 자료에 근거한 것으로 수입브랜드 견본품과 유통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감안할 때, 실제 규모는 이보다 크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업계는 화장품 견본품시장이 500억 원에서 많게는 700억 원까지 보고 있다.
▲부작용등 피해 보상 어려워= 이처럼 대량 판매되는 견본품은 판매목적으로 제작된 것이 아닌 만큼 제품 부작용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제대로 보상받기 어렵다는 점이다.
대부분 제조일자 표기가 없고 유통기간도 일반 정품에 비해 턱없이 길다는 위험요소를 안고 있다.
일부 견본품의 경우, 이미 시장에서 단종된 지 5~6년 이상 된 제품이 버젓이 유통되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변질된 제품 사용으로 피부 트러블을 호소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올해 소비자보호원에서 접수된 화장품 불만 중 견본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 10%에 육박하고 민원건수도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상유통과정을 거치지 않은 견본품을 사용해 얻은 피해는 결국 소비자에 되돌아 올 수밖에 없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장협, 실태조사 착수=이처럼 견본품 유통의 부작용이 커지고 있지만 현행법상 마땅한 규제안이 없어 더욱 큰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업계는 지금이라도 정부차원의 규제안이 조속히 마련돼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한편 업계 자체에서도 이문제에 적극 대처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업계의 단체인 대한화장품협회는 최근 범람하고 있는 견본품에 대한ㅍ대책을 세우기에 앞서 우선 각 업체별로 생산현황과 유통 실태 파악에 들어간 상태다
협회 측은 “무상 지급되어야하는 샘플이 유상 판매되는가 하면 샘플전문 인터넷쇼핑몰까지 운영되는 등 유통질서가 문란한 상태"라며
”화장품산업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 우려되어 먼저 자체 단속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