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추석 등 명절 연휴기간에 마음놓고 차 한 대를 여럿이 운전할 수 있게 해주는 자동차보험 명절임시운전자특약이 천덕꾸러기로 전락했다.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명절임시운전자특약은 명절 연휴에 자동차보험 가입자의 차를 여러명이 운전하다 사고가 나도 보상해주도록 만든 상품으로 대부분의 손해보험사들이 판매하고 있다. 보험료도 2만원 안팎으로 저렴하다.
더군다나 이 특약은 그 쓸모가 매우 높아지고 있는 상품이다.
지난 몇 년간 기존의 가족한정특약 이외에 1인, 부부, 43세 등 각종 운전자 한정특약이 등장하면서 차 한 대를 운전할 수 있는 사람을 제한하는 대신 보험료를 줄여주는 한정특약을 선택하는 가입자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이 특약을 선택하지 않았을 경우 보험계약 때 약정한 운전자의 범위에 해당되지 않는 사람이 명절 연휴 동안 운전하다 사고를 내면 제대로 보상받지 못한다.
이는 운전자 바꿔치기라는 보험사기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실제로 2005년 보험사기 적발건수 중 운전자 바꿔치기는 전체의 26.4%(6,240건)로 가장 비중이 높았다.
또 이 특약을 선택하지 않은 채 차 한대를 교대로 운전하려면 명절기간 동안 누구나 또는 가족한정으로 조건을 바꿔 남은 보험기간 동안 해당되는 보험료를 모두 낸 뒤 명절이 끝난 뒤 다시 조건을 변경해 보험료를 돌려받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매력에도 불구하고 특약 가입자는 매우 적다. 지난 2005회계년도 동안 이 특약 가입건수는 대형 보험사가 1만~2만건, 중소형 보험사 5,000여건에 불과했다.
개인용 자동차보험 가입대수 1,400만대와 비교해보면 100명 중 채 1명도 이 특약을 선택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그 원인은 보험사, 영업조직, 운전자들의 무관심에 있다. 보험사는 특약을 만들어뒀으나 상품을 알리는 데 드는 비용보다 거둬들이는 보험료
수입이 적어 홍보에 별다른 관심이 없다.
보험 설계사나 대리점들도 1,000~2,000원도 안되는 수수료를 받기 위해 가입자와 상대해야 해 귀찮기만 하다.
또 운전자들은 보험사 콜센터에 연락하면 간단하게 가입할 수 있지만 이 같은 사실도 잘 모르고, 알더라도 며칠 안되는 명절기간 동안 사용하기 위해 보험사에 연락하는 것을 귀찮게 여긴다.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사와 운전자의 무관심으로 쓸모많은 특약이 있으나마한 상품으로 전락한 것은 물론 보험사기 방지로
보험금과 보험료를 줄일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있다”며 “보험사는 명절기간만이라도 상품 알리기에 적극 나서고, 운전자들도 한 순간 실수로 많은
보험금이 나가거나 보험사기범이 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가입을 적극 고려해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