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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한국제품엔 문화가 없다”

이욱희 기자 기자  2010.11.16 17: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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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며칠 전에 지인과 함께 명동엘 갔다. ‘Frisbee’라는 문구가 새겨진 가게에 사람들이 붐볐다. 그곳 매장엘 들어갔다. ‘애플 놀이터 가봤니? 크고 작은 재미! 프리스비!’ 문구가 눈을 사로잡았다. ‘Frisbee’는 애플 관련된 상품을 판매하는 전문매장이다.

이곳에서 애플 제품들을 직접 만져보고 사용도 해봤다. 그러던 중 애플을 상징하는 ‘베어 먹은 사과’ 로고가 박힌 컴퓨터와 휴대폰 액세서리들의 높은 가격을 보고 놀랐다.

국내 중소기업에서 생산하는 무선공유기와 별 차이가 없는 애플 상품 가격이 일반제품의 3배가량이나 했다. 다른 제품도 가격이 상당했다. 하지만 매장 안 고객들은 연령대를 불문하고 애플 제품에 흠뻑 빠져 있는 분위기였다. 

대중들은 왜 애플에 열광할까?

애플에서 신상품을 선보일 때는 청바지와 캐쥬얼 셔츠 차림의 이 회사 CEO 스티브잡스가 등장한다. 각국 언론들은 스티브잡스 말 한마디 하나 하나에 관심을 가지며 보도한다. 스티브잡스의 쇼는 애플의 또 다른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스티브잡스’는 그 자체로 독특한 문화마케팅으로 자리잡았다. 독특한 경우다.

‘Frisbee’는 원반을 던져 땅에 떨어지기 전에 개가 물어서 사람에게 가져오게 하는 경주를 일컫는다. 두 사람이 서로 원반을 주고받는 형태였다. 이 게임에서 힌트를 얻어 애플은 전문매장 이름을 ‘Frisbee’라고 붙였다. 소비자에게 애플 제품을 만져보고 사용할 수 있게 원반을 던져놓으면 고객은 이를 물어 구매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매장은 문화마케팅의 새 장을 쓰고 있다.

프랑스 석학 파리대학교 정치학 교수 기 소르망(Guy Sorman)은 한국 IMF의 원인을 두고 “국내 기업들과 제품에 문화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한 바 있다. 기업이나 제품에도 문화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80년대부터 글로벌시장에서 싼 가격으로 승부해온 국내기업이 이젠 더 이상 가격으로 경쟁하는 전략을 버려야 한다는 충고다.   

현재 국내 많은 기업이 문화와 접목한 마케팅에 관심을 기울이고 시행중이다. 하지만 아직도 국내 기업은 애플과 같은 신문화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기업이나 제품에 소비자가 좋아할만한 ‘문화’가 접목돼야 세계경제가 출렁이더라도 굳건한 시장성을 보장받을 수 있는 세상이다.

우리나라는 조선, 철강 등의 분야에서 세계 최고를 자랑한다. 자동차는 이미 세계 톱5에 이름을 올렸고, IT 분야에선 최강국으로 부러움을 사고 있다. G20 국가로 경제위상도 높아졌다. 이런 위상에 걸맞는 제품 마케팅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싼 가격으로 승부를 보다간 ‘싼 게 비지떡’이라는 이미지가 각인될 수 있다. 우리 기업들은 애플에 열광하는 소비자 심리에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