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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은 현대회장 ‘부드러운 뚝심’ 또 관심

현대건설 인수전 승리…재계서열 14위에서 12위로

박지영 기자 기자  2010.11.16 17: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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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서 다윗이 이겼다. 현대건설 인수전 결과를 두고 나오고 있는 말이다. 현대건설 채권단은 16일 조선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현대건설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현대그룹을 선택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뚝심경영이 또 한번 빛을 발휘한 것이다. ‘부드러운 카리스마’ 현정은 회장의 경영리더십이 주목받고 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2003년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고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의 뒤를 이어 현정은 회장이 그룹 수장에 올랐을 때만 해도 걱정 어린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회사 경영과는 거리가 먼 ‘현모양처’로만 알려진 탓이었다.

기반을 다지기까지 시련도 많았다. 취임 초였던 2003년에는 시숙부인 정상영 KCC 명예회장으로부터 경영권을 지켜야 했고, 2005년에는 김윤규 전 현대아산 부회장과 한판 전쟁을 벌이기도 했다. 또 2009년 8월에는 남북경협 후퇴로 그룹이 휘청이자 홀연 단신 방북길에 올라 김정일 북한 위원장과 ‘남북 경협사업 5개항’ 합의를 이끌기도 했다.

◆채권단과 소송에서 판정승

현정은 회장의 승부사적 기질은 이번 현대건설 인수전에서도 어김없이 발휘됐다. 현 회장은 그룹 전략기획본부와 함께 지난 5년간 현대건설 인수를 위한 정지작업을 해왔다. 또 주력 계열사들을 중심으로 실탄도 마련했다.

그러나 현대건설 우선협상자로 선정되기까지 그리 녹록치만 않았다. 금강산 관광 등 대북사업이 중단된 대다 재무구조개선 약정대상자로 선정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특히 시아주버니인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현대건설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집안싸움’으로 번지기 까지 했다.  

그렇다고 이대로 앉아있을 수만 없었다.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앞세워 현 회장은 갖가지 사안들을 하나하나 풀어가기 시작했다. 먼저 재무구조개선과 관련해 현 회장은 채권단을 대상으로 ‘여신규제 중단’을 요구하는 소송을 벌여 판정승을 거뒀다.

또 시아주버니와의 신경전에선 ‘명분’을 내세워 압승을 이끌어 냈다. 현 회장은 방송과 신문에 정통성을 강조한 광고를 집중적으로 선보이며 전 국민에게 현대그룹이 현대건설을 인수해야만 하는 ‘명분’을 심어줬다.  

자금력 확보에도 만전을 기했다. 각 계열사를 통한 회사채와 기업어음, 자산 매각과 함께 재무적 투자자 영입 등을 통해 세간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특히 전략적투자자였던 독일 M+W가 불참키로 하자 동양종금증권과 프랑스 나르시스은행을 재빨리 섭외해 재무적 투자자로 유치하기도 했다.

이번 인수전에 사활을 걸고 참여한 만큼 그 이득 또한 어마어마하다. 이번 일로 현 회장은 ‘정통성 확보’와 ‘경영권 안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게 됐다. 이뿐만 아니다. 이번 현대건설 인수로 현대그룹은 재계서열 14위에서 12위로 껑충 뛰어 올랐다. 말 그대로 과거 현대그룹의 위상을 회복하는 셈이다. 

현대건설 인수에 따른 시너지 효과도 만만찮다. 특히 대북독점사업권을 갖고 있는 현대아산이 탄력을 받게 됐다. (아래 표 참조)

   
<출처= 현대그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