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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발전업계는 ‘발전적으로’ 처신하라

이철현 기자 기자  2010.11.16 08: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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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귀찮은 것일까. 성장에 성장을 거듭해온 발전업계가 환경문제에 있어선 전혀 발전적이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어 걱정된다.

최근 한나라당 이종혁·김태환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전력 자회사인 5개 발전소가 모두 6년 간 대기오염 물질 배출 기준을 초과하는 등 적발 건수가 줄지 않고 있다. 이 중 남부발전은 황산화물, 질산화물, 미세먼지 초과 배출로 적발된 건수만 89건으로 가장 많았다.

남동발전(87건), 중부발전(80건), 서부발전(68건), 동서발전(65건) 등도 저조한 성적을 기록 중이다. 발전업계는 적발건수와 배출량 등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을 뿐 지역의 환경오염 주도한다는 범주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김 의원은 “발전소 대기오염 물질 배출 초과는 그 동안 국회에서 수차례에 걸쳐 지적된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개선되기는커녕 오히려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하지만 발전업계는 이런 지적을 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듯하다.

발전업계 한 관계자는 “오염물질 배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투자와 정비를 한다”며 “사기업과 비교했을 때 (배출량이나 적발건수 등에서 발전업계 측이) 절대로 많은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공기업이 사기업을 비교 선상에 올리다니…. 그것도 환경문제에서.

발전업계가 지난해에 배출한 황산화물은 전년대비 2배, 미세먼지 4배, 질산화물 올해 상반기 배출량 지난해 배출량과 비슷한 수준 등의 자료는 무의미해 보였다.

발전업계 관계자는 “그렇다고 노력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100% 완벽하게 할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결과적으로 나온 수치를 토대로 자성하고 좀 더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대답은 듣지 못했다.

환경의 중요성을 더 이상 논의의 대상이 아니다. 특히 공기업은 이 같은 문제에 그 어느 때보다 힘을 기울여야 한다. 단순히 “더 이상 어쩔 수 없다”고 주장하는 것도 그저 현상태에 만족하는 것처럼 보인다.

왜 오염물질 수치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지, 어떻게 하면 좀 더 줄일 수 있는지,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이토록 무신경해서야 되겠는가. 주변 환경보전에도 적극 나서야 함은 두말할 나위 없다.

발전업계 입장에서도 할 말이 많다는 것을 기자도 잘 안다. 그들은 오염 기준치가 비현실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기자에게 애절하게 하소연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단순한 숫자놀음에 불과하다”며 오염물질 수치에 대해 냉소적인 태도를 보여서는 안 된다. 배출오염 문제는 기업을 사정을 봐주고 안 봐주고의 문제가 아니다. 궁극적으론 생명 문제다. 정부나 시민단체나 언론이 ‘트집 잡는다’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불철주야 머리 맞대 공부하고, 토론하고, 해외에서 배워오고 해서 오염물질 배출 문제에 대해 ‘땀 흘려 노력하고 있다’는 모습이라도 보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