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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경제교육, 외환銀 vs하나銀 ‘부익부 빈익빈’

소외계층 경제교육 枯死위기?…여유있는 부모들은 대리신청 등

임혜현 기자 기자  2010.11.15 18:2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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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각 은행들이 어린이들을 상대로 한 경제교실을 열고 있는 가운데, 여기서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드러나고 있어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교육이 사회 계층간 이동 사다리 역할을 해 온 시대가 서서히 막을 내린다는 우려가 최근 높은 가운데, 특히 경제 마인드를 고취하고 어려서부터 건전한 소비생활과 부의 형성을 깨닫게 한다는 경제 교육마저도 이미 어린 날부터 사실상 계층에 따라 접근도 차이가 벌어지고 있는 것.

각 은행들 역시 이 같은 점에 주목해 일각에서는 다름대로 그간 프로그램 마련과 지원에 나섰지만, 아무래도 장래의 고객이 될 층의 어린이들을 위한 그것에 비해서는 ‘밀린다’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외환은행, 신청 많지 않아 지원프로그램 신경 껐다?

외환은행의 사회공헌 프로그램 중 하나가 사실상 막을 내려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외환은행의 지원을 받는 외환은행 나눔재단은 국제 비영리 경제교육기관 JA코리아와 함께 ‘농·산·어촌 저소득 가정 어린이 경제 교육’ 사업을 실시해 온 바 있다.

이 프로그램은 2007년 시작되어, 3년째 진행돼 왔다. 이 프로그램은 전국 농·산·어촌의 저소득 가정 어린이들에게 체험형 경제교육을 진행하는 사업으로, 어린이 경제교육에 앞서 전국 방과후 청소년 아카데미의 교사들을 서울로 초청, 교사 경제교육 워크샵을 먼저 진행했다. 경제교육의 필요성 특강, 향후 진행할 JA 경제교육 사전 교육 및 실습 시간, 창의성 교육, 공연 관람 등 경제교육의 사각지대에서 이들 교사들이 첨병 역을 충실히 할 수 있는 시간으로 진행돼 그간 호평이 높았다.

워크샵 후 교사들은 교육받은 내용과 JA코리아에서 제공한 교재 및 교구들을 가지고 해당 방과후 아카데미에서 직접 아이들에게 경제교육을 해왔다.

그러나 2010년의 경우 신청을 받아 본 결과 실제로 신청한 곳이 이어서 진행을 하지 않았다. 당초 금년 9월 중 접수를 받아 10월말경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이에 대한 각종 조명이 예년만큼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은 것. 교사들의 호응 열기는 예년도 수준이 부럽지 않았으나(2010년도 17명이 수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막상 행사를 주도적으로 알릴 한 축인 외환은행 주변에서는 관심 밖으로 치부하는 셈이다.

이에 따라 어려운 환경에서도 묵묵히 아이들을 돌보시는 방과후 청소년 아카데미 교사들에게도 쉼과 재충전, 새로운 교육 기회를 제공할 수 있었던 이 프로그램에 대해 해당은행이 점차 관심을 줄여나가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안타깝다는 소리가 나오기 시작하고 있다.

◆하나은행 프로그램은 ‘부모가 알아서 챙기네’

   
<사진=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하나은행의 경우는 이와는 달리 어느 정도 여유 있는 어린이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강좌로 꾸려지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하나시티 어린이 경제교실’도 무료로 진행하는 어린이 경제관념 교육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금년도의 경우는 여름방학을 맞아 부촌인 강남구청, 자립형 사립고이자 귀족학교 논란에서 아직 자유롭지 못한 하나고등학교와 공동으로 초등학교 고학년 어린이를 대상으로 진행되는 등 어느 정도 외환은행의 그것과 다른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저축의 필요성, 올바른 소비생활 교육 등 기본적인 내용 뿐 아니라 재무관련 전문기관인 한국FP협회의 재무교육과 향후 어린이의 진학 방향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입학사정관제에 대한 소개 등도 다수 포함돼 있어 학부형들의 관심도 높다.

문제는 신청을 하나은행의 어린이 경제교육 사이트인 ‘하나시티’(www.hanacity.com)를 통해서 가능하게 하고 있는데, 이미 하나시티에서 활동한 ‘실적’을 반영하기 때문에, 학부형들이 대신 사이트 가입과 활동을 하고 관리, 신청을 하는 등의 사례도 어느 정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가난하다고 꿈까지 가난해지는 건 아닌데…

이처럼 은행이 제공하는 교육 하나만 해도 이 같은 현상이 빚어지는 점에 대해서는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외환은행의 경우, 공부방 교사들을 상대로 한 교육을 통한 전파 대신, 직접 신청을 통한 방식이나 시도 교육청 등을 통한 선별 수혜 대상 선정도 가능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어차피 신갈의 외환은행 연수원을 이 프로그램에 해당하는 공부방 교사들의 교육에 이용해 온 점을 보면, 어린이들을 직접 불러들여 진행할 열의만 있다면 방법은 얼마든 있었다는 것.

하나은행 등의 경우 뿐만 아니라 교육 기회 제공을 미래의 잠재적 고객층 다지기로 인식하는 면이 더 큰 현 상황 역시도 금융권 전반의 대화를 통한 의식 전환이 필요한 부분으로 읽힌다는 점에서, 앞으로 진지한 대화가 있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